삼성-LG, 美 65·55인치 UHD TV 맞불

일반입력 :2013/07/14 00:11    수정: 2013/07/14 14:42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지난달 국내에서 시작한 65인치와 55인치 울트라HD(UHD) TV 판매를 나란히 미국으로 확대했다. 현지에서 아쉬워하는 전용 고화질 콘텐츠 공급 측면에선 아직 전향적인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있다.

최근 삼성전자는 오는 21일부터 미국에서 UHD TV 'F9000' 시리즈 55인치 모델과 65인치 모델 예약판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55인치 제품(UN55F9000)은 5천499달러(약 619만원), 65인치 제품(UN65F9000)은 7천499달러(약 844만원)에 판매된다. 예고된 출하 시점은 다음달 초다.

삼성전자의 F9000 시리즈는 '스마트허브' 인터페이스, 음성명령과 손짓을 인식하는 '스마트인터랙션' 등 스마트TV 플랫폼을 포함한 제품이다. 쿼드코어프로세서와 무선랜이 내장돼 있고 손짓인식용 팝업카메라로 스카이프 영상통화도 지원한다. 초박형 베젤을 내세운 '엣지리스' 디자인, 개선된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에볼루션키트' 부착도 가능하다.

한국시각으로 지난 12일, 삼성전자가 예약판매를 알린 이튿날 LG전자는 로스앤젤레스에서 UHD TV 'LA9700' 시리즈 출시 행사를 열고 매장 판매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공개된 가격이 55인치형(55LA9700)은 5천999달러(약 675만원), 65인치 제품(65LA9700)은 7천999달러(약 901만원)다.

LG전자는 LA9700 시리즈의 차별화요소로 화질보정기술 '트루울트라HD엔진(울트라HD 업스케일링엔진)', 영국 인터텍과 미국 UL에 검증받은 화질 성능, 3D영상 재생시 양눈에 전달되는 UHD 해상도(3840x2160), 전원이 꺼지면 TV 내부로 모습을 감추며 시청중에는 전면 4.1채널 중고음역대 음향을 제공하는 '슬라이딩스피커(국내명 무빙스피커)'를 꼽는다.

앞서 LG전자는 84인치, 삼성전자는 85인치 UHD TV를 미국에 출시했다. 다만 수천만원에 달하는 가격 때문에 주요 국가 프리미엄시장에만 공급이 이뤄지는 상황이다. 양사의 65, 55인치 모델 판매는 고화질TV 시장에서 수백만원대로 가격을 낮출 수 있는 제품을 통해 대중화와 시장의 입지를 다지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는 2015년까지 세계 UHD TV 시장이 718만대 수준으로 성장하며 이가운데 북미지역 비중이 20%를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했다.

사실 UHD TV 55인치와 65인치 미국 출시는 두 회사보다 소니가 빨랐다. 소니는 지난 4월부터 미국에 'X900' 시리즈를 출시해 배송을 시작한 상태였다. X900 시리즈 가격은 55인치 모델이 4999달러(약 563만원), 65인치 모델이 6999달러(약 788만원)다.

미국서 3사 제품 가격이 공통적으로 65인치와 55인치 모델간 2천달러(약 225만원)씩 차이를 보인다. 또 비싼 제조사부터 나열하면 LG전자, 삼성전자, 소니 순으로, 나중에 출시한 제조사일수록 비싸다. 소니 제품을 기준으로 동급 인치수 UHD TV 모델마다 삼성전자가 500달러(약 56만원)를, LG전자가 1천달러(약 113만원)를 더 받는 셈이다.

이는 나중에 출시된 제품 가격이 앞선 경쟁사 제품보다 낮을 때 그만큼 성능, 기능, 품질이 밀려서 값을 덜 받는다는 인상을 시장에 줄 수 있어서다.

3사의 가격대 순서는 80인치대 UHD TV 모델에서 달라진다. 역시 출시일이 늦을수록 가격이 높다. 그 격차는 65인치와 55인치대 제품에 비해 몇 배 크다.

지난해 하반기 출시된 LG UHD TV의 84인치모델이 1만9천999달러(약 2천252만원)로, 지난 4월 나온 소니의 84인치 TV 가격인 2만4천999달러(약 2천815만원)보다 훨씬 덜 비싸다.

삼성전자는 올해 들어서야 대응 제품을 내놨는데, 경쟁사보다 화면 크기를 1인치 늘린 85인치 제품으로 소니 제품의 2배 가격인 3만9천999달러(약 4천504만원)에 판매된다. 그나마 시판중인 가격은 제품을 처음 선보였을 때 언급된 4만4천999달러보다 5천달러 낮춘 숫자다.

다음달 도시바도 1만6천999달러(약 1천914만원)짜리 84인치 모델을 미국 시장에 내놓는다. 일본 샤프도 70인치대 UHD TV '아쿠오스'를 출시해 고화질 TV시장 경쟁 대열에 합류한다. 가격은 7999달러로, 삼성전자 65인치 UHD TV 모델과 같다.

이처럼 각국 제조사들의 UHD TV 경쟁이 심화되면서 선두업체들이 대화면 고가격 제품을 쏟아내고 있지만 그에 비해 UHD 전용 해상도에 맞춘 '4K콘텐츠' 공급은 부실한 편이다. TV업체들마다 자사 제품을 소개할 때 기존 HD콘텐츠를 UHD 화면에 맞춰 표시할 때 그 화질을 최적화하는 영상 보정 기술과 엔진을 강조하는 이유다.

4K콘텐츠란 UHD TV의 해상도에 최적화해 만들어진 방송 및 영상물을 가리키는 표현이다. 이를 제작할 수 있는 기술과 장비가 출시돼 있고 영화 등도 제작되고 있지만, 아직 UHD를 위한 방송 표준이 정해지지 않았다. 그래서 UHD TV에서 즐길 수 있는 콘텐츠는 기존 HD영상을 확대해 보정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UHD 화소수(3840x2160)가 표준 HD영상의 해상도(1920x1080)를 가로 세로 2배씩 4배로 늘렸다는 뜻에서 4K란 표현을 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콘텐츠 부족 문제를 인식중이다. 양사는 국내서 UHD TV 시장 확대를 위해 케이블TV 사업자들과 손을 잡았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지난 5월 24일 '2013 디지털케이블TV쇼' 진행되던 제주 해비치호텔에서 케이블TV 복합유선방송사업자(MSO) 대표들과 만나 UHD TV활성화 양해각서를 맺고 협력 의지를 알렸다.

당시 현장에서 두 제조사와 현대HCN, 씨앤엠, CJ헬로비전, 티브로드, CMB, 5개 방송사업자들은 스마트TV를 통한 4K 방송 서비스와 셋톱박스 내장형 스마트TV 개발에 협력하기로 했다. 5개 MSO는 연말까지 UHD채널을 개설하고 내년초 주문형비디오(VOD) 시범서비스에 나서며 내후년 UHD방송을 시작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와 별개로 LG전자는 지난해말 KBS한국방송과 계약을 맺고 내년까지 UHD TV용 콘텐츠로 다큐멘터리 4부작을 만들어 내놓을 예정이다.

관련기사

반면 미국에서는 4K 방송 서비스가 시작되기 전이라, 현지서도 방송 및 콘텐츠 사업자들과의 협력이 주요 과제로 대두될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대부분의 제조사들은 현지에서 4K콘텐츠 확보와 공급을 위한 체계적인 노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편 소니가 다음주 4K UHD 미디어플레이어를 699달러에 출시하는데 여기에 4K화질 영화 10편이 내장돼 있고, 소니의 무제한 4K 콘텐츠 다운로드 서비스 접속권도 제공된다. 이는 편당 8~30달러를 내고 24시간 내내 영화를 내려받을 수 있는 서비스로 올 가을 초 열린다. 이 미디어플레이어는 소니의 UHD TV에만 연결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