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 30억 쓴 SW 무료 배포 나선 이유

일반입력 :2013/07/18 11:56    수정: 2013/07/18 16:58

남혜현 기자

엔씨소프트가 3년간 30억원을 쏟아부어 개발한 소프트웨어(SW)를 무료 배포한다.

엔씨소프트가 운영하는 비영리 공익재단 엔씨소프트문화재단은 17일 서울 삼성동 사옥에서 콘텐츠 기획과 창작을 돕기 위한 스토리텔링 지원 소프트웨어 '스토리헬퍼'를 무료 배포한다고 밝혔다.

스토리헬퍼는 지난 2010년 5월부터 2013년 3월까지 약 3년간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지원을 받아 엔씨소프트문화재단과 이화여대 디지털스토리텔링 연구소가 공동 개발한 SW다. 총 개발비 30억원 중 13억원을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나머지 17억원을 엔씨소프트가 지원했다.

엔씨소프트가 보유한 '웹 기반 공동 저작 기술'을 기반으로 했으며, 이화여대 연구소에서 분석 추출한 205개 스토리 모티브와 11만6천796개 요소 데이터베이스로 구성됐다.

국내외 스토리 전문가와 작가, 영화 전문가 그룹이 테스트와 인터뷰를 통해 제작과정에 참여했다. 관련 논문이 국내외서 35건이 발표되는 등 학술 검증을 마쳤다는 것이 엔씨소프트 측 설명이다.

스토리텔링 저작도구가 필요한 이유는 열악한 국내 콘텐츠 산업 환경 때문이다. 24종의 저작도구가 이미 상용화된 미국과 달리 한국에선 작가들의 창작을 도울 IT 인프라가 전혀 없다는 이야기다.

엔씨소프트문화재단 이재성 전무는 우리나라엔 월 수입 100만원 이하 소득의 작가들이 많다며 작가들의 창작 활동을 도울 저작도구가 필요한데 한국은 그런 도구가 전혀 없다고 스토리헬퍼 배포 필요성을 강조했다.

스토리헬퍼를 이용, 영화나 애니메이션의 스토리 얼개를 넣고 시뮬레이션을 해보면 기존 작품의 스토리와 유사성 정도도 알 수 있다. 예컨대 '아바타'는 '늑대와 춤을'과 87%, '라이언 일병 구하기'는 '스타워즈4'와 80% 가량 유사성을 보인다. 스토리헬퍼가 일종의 시나리오 필터링 기능을 하는 셈이다.

스토리헬퍼를 사용해본 전문가들의 평도 좋다. 영화 '방자전'의 김대우 감독은 이미지로만 머리 속을 맴돌던 창작 아이디어를 구체화 해주는 프로그램이라고 평했다.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의 원작자인 김탁환 작가 역시 디지터 시대 창작의 새로운 패러다임이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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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문화재단 측은 스토리헬퍼가 콘텐츠 산업에 종사하는 전문 인력들이 자신의 이야기 구성에 따라 아이디어를 도출하고 완성된 스토리를 형성해 가는 과정을 창작하는데 실질적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스토리헬퍼 설명을 위해 행사에 참석한 이화여대 디지털스토리텔링 연구소 이인화 교수는 문화콘텐츠산업 경쟁력 확보의 필수조건인 콘텐츠 기획과 창작 역량 강화를 위해 스토리헬퍼를 기획하게 됐다며 전문 작가 발굴 및 육성에 도움이 되고 나아가 콘텐츠 산업 활성화에 기여하기 바란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