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발머 MS 최고경영자(CEO)가 ‘하나의 마이크로소프트(One Microsoft)’를 내세우며 속도와 효율성 위주의 조직재편을 단행했다.
기존 5개 개별사업부에서 맡아오던 모든 제품라인 마케팅 및 비즈니스전략이 중앙집중화된 ‘크로스컴퍼니그룹’으로 가게 됐다. 그룹장들은 오로지 기술전문가가 되기만 하면 된다. 기존 패키지SW 위주의 사업전략은 광범위한 단말기와 서비스 세트중심으로 바뀌었다. 속도와 효율성을 갖춘 조직을 꾀한 변신이다.
발머 CEO는 11일(현지시간) 전직원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이같은 내용의 MS조직재편 배경과 내용을 밝혔다. 기존 5개 사업부는 새로이 ▲운영체제(Operating Systems)그룹 ▲애플리케이션 및 서비스(Application and Service) 그룹 ▲클라우드 및 엔터프라이즈(Cloud and Enterprise)그룹 ▲디바이스 및 스튜디오(Devices and Studios)그룹 등 4개 그룹으로 재편됐다.
발머 조직개편은 사업부에 제품·마케팅·을 모두 맡기는 기존 방식을 헝클어 제품별 사업부를 통합시킨 것이다. 이전 MS에선 생각지도 못했던 가히 혁명적 변화로 평가받는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MS 직원이 이건 정말 대단한 모험이야!(Wow! It's big risk.)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그룹장은 기술개발에만 전념하라
조직개편 단행에 따른 가장 큰 변화는 이들 제품 그룹장에게 마케팅 및 비즈니스책임을 지지 않도록 한 부분이다. 마케팅 및 재무는 기술을 다루지 않는 크로스컴퍼니(cross-company)그룹 소관이다.
부담은 MS내부에서의 경력쌓기가 예전보다 약화될 수 밖에 없다는 점이다. 더 이상 내부의 CEO가망 임원 대상의 훈련과정은 없어졌다는 게 MS 방향 수석분석가 롭 헬름의 분석이다.
헬름은 “(발머가 기대하는) 조직개편 효과는 4개 엔지니어링그룹의 기술리더들이 기술에 더많은 시간을 투입하고 서로 간에 함께 일하려는 의지를 더많이 갖게 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MS는 이번 재편을 통해 보다 민첩하고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IT조직을 목표로 하고 있다. 부서별 교류가 없는 회사직원들이 응집력을 갖고, 협력을 높이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 보다 중요한 것은 사업부책임자가 더이상 독자적인 행동을 하지 못하게 됐다는 점이다. 지난 해 11월 MS를 떠난 시노프스키 전 윈도사업부 총괄사장에게 지나치게 사내 권력이 집중됐던 것도 기존 사업부의 부작용으로 꼽을 수 있다. 발머는 사내 메일에서 기존의 사업부 별로 이뤄지던 사업 전략을 하나의 통합된 MS에서 시행하겠다고 설명하면서 ‘하나의 전략, 하나의 MS’를 표방했다. 모든 사업부가 고객들에게 최고가치 경험을 제공한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정보를 공유하면서 최고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토록 하겠다는 의미다.
새 MS조직은 기존 5개 사업부 조직을 없애고 재편하면서 단말기와 서비스 간의 경계선을 허물었다. 재편에 따라 각각 사장과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두었던 윈도,서버와 툴(Server and Tools), MS비즈니스사업부(Microsoft Business Division),엔터테인먼트사업부, 온라인서비스사업부가 사라졌다.
기존 5개 사업부가 OS,앱, 클라우드,디바이스 등 4개 영역으로 재편된 가운데 기존의 3개 OS는 하나의 사업부로 통합돼 더많은 기술과 부품을 공유하게 됐다.
발머의 조직재편은 향후 수개월간 후속재편과정을 거치게 될 예정이다. 그러나 당장 이번 조직개편에 따라 10만명의 MS직원들은 즉각 새로운 그룹에 편입돼 일하게 된다. 씨넷은 현재까지는 이번 조직재편에 따른 해고는 없다고 전했다.
■새 조직의 수장은?
새로운 조직에서는 4명의 새로운 엔지니어링그룹장이 일부 새 중앙집중화된 기능 그룹의 임원과 함께 발머에게 보고하게 된다. ▲운영체제그룹은 지금까지 윈도폰 엔지니어링 책임을 맡았던 테리 마이어슨(Terry Myerson)이 맡았다. OS그룹은 윈도엔지니어링 ,윈도폰 및 X박스운영체제 등을 책임지게 된다. X박스라이브처럼 OS에 직접 붙는 어떤 것도 모두 이 새로운 OS사업부가 담당하게 된다. 현재 이 모든 OS들은 윈도NT에 기반한 일반 ‘코어’기반에서 가동되고 있다.
▲애플리케이션 및 서비스그룹은 지금까지 MS온라인서비스사업부(Microsoft's Online Services Division)를 맡아온 치 루(Qi Lu)가 담당한다. 이 그룹은 빙,MSN,오피스365,오피스서버 및 클라이언트, 다이내믹스CRM 및 ERP,스카이프, 야머 및 링크를 담당한다.
▲클라우드 및 엔터프라이즈그룹은 새티아 나델라(Satya Nadella)가 맡았다. 나델라는 서버앤툴사업부(Server & Tools business ·STB)를 맡아왔다. 그는 모든 윈도서버,시스템센터,SQL서버,비주얼스튜디오 및 기존의 모든 STB제품을 담당한다. 또한 글로벌파운데이션서비스사업부도 맡는다. ▲디바이스 및 스튜디오그룹은 윈도 및 서피스엔지니어링 책임자로 일해 온 줄리 라슨 그린(Julie Larson-Green)이 맡았다. 그녀는 이 그룹에서 서피스,X박스,마우스,키보드,게임엔터테인먼트 엔지니어링을 책임지게 된다.
■재편 배경은?
이번 조직개편은 MS 단말기 계열 전반에 걸친 공동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공동 스토어,공동앱 그리고 공동 서비스팀을 재정비해 MS의 새로운 HW,SW 및 서비스를 보다 빠르게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예견됐던 대로 컨슈머/비즈니스 계열간의 분리가 이뤄지진 않았다. 향후 MS제품 및 서비스 제공에 대한 일반 소비자와 기업 지원 간 경계선은 점점 더 모호해질 전망이다.
■MS요직에서 멀어진 사람들 MS측은 이날 MS비즈니스그룹을 운영해 온 쿠르트 델빈이 회사를 떠난다고 밝혔다.
이미 X박스책임을 맡았던 돈 매트릭 MS인터랙티브엔터테인먼트비즈니스 사장은 징가 사장직을 수락하고 MS를 떠나 8일부터 CEO직을 수행하고 있다.
크레이그 먼디는 시니어리더십팀을 떠나며 연말까지 발머를 위한 특별프로젝트를 수행한다. 그는 내년말까지 MS에 컨설턴트로 남는다.
■재편의 핵심, 중앙집중화지원 사업부 등의 구성은?
발머의 MS재편에 따른 새로운 핵심은 중앙집중화지원사업부다. 크로스컴퍼니 마케팅 그룹장은 타미 렐러(Tami Reller)로서 윈도클라이언트 및 서피스 담당 최고마케팅책임자(CMO) 및 CFO를 맡아 온 인물이다. 새 크로스컴퍼니 에반젤리즘 및 비즈니스개발 그룹장은 토니 베이츠(Tony Bates)다. 스카이프 사장을 맡아 온 인물이다.
MS의 기존 개발 및 플랫폼 에반젤리즘(DPE)팀,개인제품그룹 아래 있던 비즈니스전략팀도 베이츠 산하로 옮겼다. 베이츠는 또한 노키아,야후 등 MS 파트너들과의 핵심 파트너십을 담당하고 있다. 새 재무그룹은 MS의 기존 에이미 우드(Amy Hood)가 CFO가 담당한다. 법담당 그룹은 브래드 스미스(Brad Smith)가 계속 맡는다.
■현재로선 MS판매/파트너링 사업부 불변
케빈 터너(Kevin Turner) 기존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유임됐다. 하지만 그는 더이상 중앙집중화된 마케팅책임자로서 일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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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 최고마케팅 책임자(CMO)를 맡던 크리스 카포실라(Chris Capossela)가 새 조직의 CMO를 맡아 MS소비자 유통마케팅을 담당하며, 터너와 함께 일한다.
MS의 OEM사업부도 터너에게 전적으로 보고하기보다는 간접적으로 베이츠에게 보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