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오브워십’ 욱일승천기 논란...배경은?

일반입력 :2013/06/27 11:21    수정: 2013/06/27 19:36

일본 군국주의 상징인 욱일승천기(旭日昇天旗)가 신작 온라인 게임 ‘월드 오브 워십’에 등장한다는 소식이 논란이 일고 있다. 이 게임은 아직 출시가 안 된 작품이지만, 우리나라 이용자들은 벌써부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이 게임에 일본의 욱일승천기가 계속 노출될지에 대해선 아직 불분명한 가운데, 향후 워게이밍이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에 따라 시장의 반응을 엇갈릴 것으로 보여 그 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 게임카페 ‘월드오브탱크wot’는 러시아 게임사인 워게이밍이 개발 중인 ‘월드 오브 워십’에 등장하는 욱일승천기를 삭제해달라며, 카페 회원을 중심으로 서명운동에 돌입했다.

이 서명 운동은 ‘월드 오브 워십’의 게임 홍보 동영상에 등장하는 일본군 함선에 욱일승천기 깃발이 달리면서 촉발됐다. 논란이 일자 워게이밍 본사는 우리나라 게임 이용자의 요구를 받아들여 게임 동영상에서는 해당 깃발을 뺀 상태다. 하지만 워게이밍 본사 관계자가 ‘월드 오브 워십’의 게임 내에선 욱일승천기를 삭제하지 않을 것이란 뉘앙스의 글을 올리면서 논란의 불이 다시 지펴진 상태다.

워게이밍 본사 개발자는 “워게이밍 한국법인인 워게이밍코리아의 강력한 요청에 따라 게임 동영상에서 욱일승천기를 없앴지만 이 결정에 반대한다”면서 “욱일승천기가 나치 독일의 전범기인 하켄크로이츠처럼 국제재판소에서 위법 판정을 받지 않아 (게임 내에서)삭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

이 같은 글을 올린 것은 ‘월드 오브 워십’이 글로벌 서비스를 목표로 제작 중이고, 제 2차 세계대전 당시의 고증을 바탕으로 했기 때문에 게임 완성도가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 소식을 접한 우리나라 이용자들은 납득이 안 된다는 입장이다. 게임 홍보 영상에서 욱일승천기를 삭제한 만큼 게임 내에서도 이 같은 조치를 해달라고 요구했다.

또한 이들은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수많은 인명을 학살한 일본도 독일과 같은 전범국인 만큼 이에 합당한 대우를 해야 한다고 했다. 독일의 나치즘을 상징한 하켄크로이츠를 뺀 만큼 욱일승천기도 빼야한다는 것.

카페 운영자는 “워게이밍은 국가 감정과 역사관을 무시하고 이익만 추구하고 있다”며 “2차대전 당시 독일의 국기였던 하켄크로이츠는 쓰지 않으면서 욱일승천기를 바꿀 수 없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워게이밍코리아 측은 워게이밍 본사의 개발자의 발언은 지극히 개인적인 것으로 확대 해석은 피해달라고 전했다.

워게이밍코리아 관계자는 “아직 출시가 안 된 ‘월드 오브 워십’가 욱일승천기로 논란이 일어 당황스럽다”면서 “욱일승천기와 관련된 문제는 이미 본사 측과 협의 중인 내용이었고, 지금까지 어떤 결과도 안 나왔다. 고증을 바탕으로 제작 중이라는 점과 우리나라 이용자의 입장이 충돌한 만큼 본사 측의 고민이 깊다”고 말했다.

이어 “(본사 직원이)게임에 욱일승천기를 남기겠다는 뉘앙스의 글을 올린 것은 개발자의 개인 적인 의견이다. 아직 본사는 어떠한 결정도 하지 않았다”면서 “본사가 게임 영상에 욱일승천기를 삭제한 것은 이용자의 요구 사항을 잘 받아드린 결과다. 게임 내 욱일승천기 삭제 여부에 대해선 좀 더 기다려달라”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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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게이밍이 ‘월드 오브 탱크’의 차기작으로 개발 중인 ‘월드 오브 워십’은 2차 세계대전 참전국들이 항공모함과 잠수함 등으로 해전을 벌이는 온라인 게임이다. 역사적 고증을 바탕으로 개발 중인 이 게임에는 당시 전투에 나섰던 다양한 함선이 등장하는 것이 특징이다.

한 업계 전문가는 “게임 개발사의 입장이 충분히 이해가된다. 고증을 바탕으로 개발 중인 게임이고, 우리나라 뿐 아닌 세계 서비스를 목표로 제작 중이기 때문”이라며 “우리나라 이용자의 입장도 충분히 이해가 간다. 독일 전범기인 하켄크로이츠만 뺀 것은 100% 고증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워게이밍 본사가 이를 현명하게 대처할지가 관전 포인트”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