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 글래스, 사진을 찍어.”
“X박스, HBO에서 어떤 프로그램을 하고 있나.”
“시리, 앵그리 버드 플레이.”
음성인식 기술이 우리생활 가까이에 성큼 다가왔다. 최근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애플 등 IT 기업들이 갖가지 음성인식을 탑재한 제품을 내놓으며 더욱 현실화된 느낌이다. 음성 명령 기술이 수십 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으나 실제 적용은 신통치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변화다.
美 씨넷 에디터 벤 파르는 올해를 ‘음성명령의 해’로 정의하고 구글 글래스, X박스 원 등이 가져올 변화에 대해 조명했다.
벤 파르는 “자연 언어 인식률 개선 등 음성 인식의 진화 속도는 놀랍다”며 “10년 전에는 자신의 안경과 대화할 수 있다는 것을 누가 생각했겠는가”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가능성은 현실이 되고, 기술과 상호 작용하는 방식을 바꾸려고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주로 MS, 구글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지난달 21일(현지시간) 공개된 X박스 원에 대해서는 MS가 여러 가지 음성 명령 통합을 꾀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파르는 “X박스 원, 키넥트는 게임기에 일련의 기본 명령을 도입했지만, 영화 재생에서부터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시작까지 모든 것을 음성으로 할 수 있게 했다”며 “조만간 ‘X박스, 라이브 TV를 켜.’라는 한마디가 거실에서 가장 많이 하는 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구글 글래스 역시 마찬가지다. 파르는 향후 구글 글래스를 통해 음성 명령만으로 사진을 스크롤해 보거나, 카메라를 만지지 않고 사진을 촬영하는 등의 변화가 올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구글이 음성 검색에 주력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구글이 제공하는 음성 검색을 구글 글래스에서도 동일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란 얘기다. 구글 크롬 사용자는 “OK, 구글”이라고 키보드 없이 음성만으로 검색이 가능하다. 구글은 지난 개발자회의(구글 I/O)에서 크롬이 제공하는 자연 언어 처리 능력을 선보이기도 했다.
애플의 시리 역시 음성 명령의 한 축으로 꼽았다. 아직까지 자연 언어 인식에 대해서는 수정이 필요하지만 더욱 편리하게 진화할 것이라는 기대다.
파르는 “WWDC에서 시리와 관련한 대규모 업데이트가 발표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MS와 구글이 최근 몇 주 동안 음성 인식에 대한 큰 발표를 한 이상, 애플 시리팀 역시 이에 대한 대응을 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아울러 그는 시리에 대해서 “이미 기본적인 명령을 이해할 수 있으며 알람 설정, 앱 시작, 스마트폰에서 직접 트윗하는 기능은 편리하다”고 평했다. 또 자동차 제조사 9개사가 시리를 탑재하는 것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다만 이러한 음성 인식 기기들의 확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파르는 소비자들이 마우스, 키보드 등의 사용에 익숙해진 상태인데다 레스토랑, 지하철 등 공공장소에서 음성 명령을 내리는 것이 일반적인 매너에 위배된다는 이유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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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르는 “내가 구글 글래스에 음성 명령을 내릴 때 사람들이 용납해준 것은 테스트 중이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라며 “음성 명령 장치가 널리 보급되면 음성 인식이 사회적으로 받아들여질 것인지는 아직까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확실한 것은 올해가 음성 인식 및 음성 명령의 전환의 해가 될 것이라는 점”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