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라인, 승부처 인도네시아서 ‘맞짱’

일반입력 :2013/03/04 23:24    수정: 2013/03/05 14:47

전하나 기자

#지난달 말 ‘라인’이 인도네시아 구글 플레이에서 줄곧 1위에 올라 있던 미국의 경쟁 모바일 메신저 ‘왓츠앱’을 밀어냈다. 곧이어 라인의 시리즈 앱인 ‘라인 플레이’도 앱스토어에 출시되자마자 무료 부문 1위를 석권하며 브랜드 파워를 입증했다. 현지 시장서 비 게임 앱이 1위 자리를 차지한 것은 유례없는 일로 꼽힌다.

#카카오톡은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서 사상 최악의 홍수 사태가 발생한 직후인 지난 1월 17일 메시지 전송 건수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에 힘입어 올 1월과 2월 사이 현지 신규 가입자는 288%나 급증했다.

‘세계 4위 인구대국’ 인도네시아가 우리나라 모바일 메신저 라인과 카카오톡의 승부처로 떠올랐다. 인도네시아 인구는 2억5천명이 넘는다. 이 중 절반에 달하는 45%가 25세 이하 소비 인구다. 풍부한 사용자 기반과 잠재력을 보유한 인도네시아가 추후 NHN과 카카오의 글로벌 승부에 중요한 가늠자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라인, 현지 연예인 기용한 광고-휴대폰 제조사와 공조

NHN은 지난달 14일부터 인도네시아 현지 최고 영화배우 겸 가수인 마우디 아윤다를 모델로 출연시킨 TV CF를 시작했다. 라인 스티커를 활용해 감정을 쉽게 전달할 수 있다는 점을 풋풋한 사랑 스토리로 그려낸 광고가 현지 젊은 이용자층에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단 평가다.

이에 앞서 지난달 초부터 현지 방송 전파를 탄 삼성전자 보급형 스마트폰 ‘갤럭시 챗’ TV CF에도 라인이 등장한다. 해당 광고는 갤럭시 챗에선 다양한 앱을 사용할 수 있다는 내용인데 CM송 중간에 ‘라인’이라는 단어가 반복적으로 나온다.

여기서 라인은 메신저 라인과 인니어로 다르다는 뜻의 ‘Lain’을 포함한 것으로 ‘라인(LINE)을 쓰면 우린 달라(Lain)’라는 중의적 의미로 해석된다.

NHN은 현재 삼성전자 외에도 인도네시아 시장 점유율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는 블랙베리, 노키아 등 외산 단말기 업체와 적극적인 공조를 꾀하고 있다. NHN 측은 “향후에도 제조사와 협력해 라인 메신저 뿐 만 아니라 게임 등 라인 브랜드 서비스들이 함께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카카오톡, K팝·게임 마케팅-통신사 제휴

카카오는 지난달 27일 인도네시아 미디어를 대상으로 간담회를 열었다.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카카오는 인도네시아 2~3위 이동통신사인 XL-액시아타와 제휴, 애니팡 게임 대회를 개최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에 들어간 상태다. 또 이달 중 현지 개발사와 협력한 게임도 선보일 예정이다.

라인이 30여개에 달하는 국내외 유명 연예인 공식 계정을 서비스하고 있는 것을 겨냥해 인도네시아서 인기를 끌고 있는 K팝 가수들의 이모티콘 세트, 플러스친구 공식 계정 등도 출시했다. ‘한류 마케팅’을 통해 NHN 라인이 선점한 인도네시아의 시장 판도를 뒤집겠다는 포부다.

현지 전문가들은 카카오가 이미 한국서 시장성이 검증된 게임, 플러스친구를 비롯해 그룹 채팅, 인터넷전화 기능 등을 경쟁력으로 내세운 만큼 라인과의 정면 승부에서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내다본다. 카카오에 거액의 지분투자를 한 텐센트, 싸이버에이전트가 인도네시아에 지사를 두고 있는 점도 카카오의 현지 시장 영향력 확대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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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페이스북도 지난달 말 현지 이통사 4곳과 제휴를 맺어 페이스북 메신저 이용시 데이터 요금을 할인하거나 무료로 제공하는 상품을 발표하면서 현지 모바일 메시징 시장은 한층 달아올랐다. 인도네시아는 월 10억명을 상회하는 페이스북 사용자 상위 5위권 국가 중 하나다. 인도네시아에서 나란히 선두 수성을 노리고 있는 라인과 카카오톡으로선 강력한 맞수를 만난 셈이다.

현지 사정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인도네시아는 섬나라 특성상 일찌감치 이동통신 인프라가 발달한 나라지만 모바일 앱, 전자상거래 등의 시장은 관련 전문 개발사가 거의 전무할 정도로 초기 단계”라며 “NHN, 카카오 등 우리나라 기업들이 초반 승기를 잡은 만큼 끝까지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