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알맹이 빠진 'PS4' 발표…“2시간 낚시쇼?”

기자수첩입력 :2013/02/21 11:35    수정: 2013/02/21 14:32

소니의 차세대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4’(PS4) 발표 내용에 가장 관심을 모은 본체 디자인과 가격이 공개되지 않아 게임 팬들에게 실망감을 안겼다. 정작 공개해야할 중요한 내용이 빠졌기 때문이다.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는 20일 오후(현지시간) ‘PS 미팅 2013’ 행사를 통해 차세대 게임기인 PS4에 대한 정보를 일부 공개했다. 새로운 컨트롤러와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다양한 독점 타이틀과 시스템 사양 등이 주 발표 내용이었다. 출시 시점은 프레젠테이션 페이지에 ‘커밍 홀리데이 2013’이라는 문구로 알렸다.

하지만 소니는 이번 발표에서 가장 핵심 정보인 본체의 디자인과 가격을 누락시켜 이 소식만을 기다려온 팬들에게 허탈감을 안겼다. 컨트롤러가 이미 유출된 사진과 거의 흡사하고,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역시 기존에 나온 내용과 같다는 정도만 확인시켜준 셈이다.

그나마 ‘디아블로3’, ‘데스티니’ 등 PS4로 개발 중인 타이틀 목록을 알려준 정도에 게임 팬들은 만족해야 했다. 무엇이 혁신인지, 또 고사양의 부품이 사용된 이 기기가 얼마나 합리적인 가격대에 출시될 계획인지 확인할 길이 없었다. 허술한 발표였다고 밖에 볼 수 없다.

소니는 이미 지난달 말부터 PS 미팅 2013 개최 소식을 알리고, PS4에 대한 기대감을 한층 고조시켰다. 그런데 발표 구성은 부실하게 준비한 것으로 보인다. PS4 개발이 미진한 상태에서 경쟁사인 마이크로소프트를 의식해 발표를 서두른 것 같다는 인상도 지울 수 없다.

이번 발표를 생중계로 2시간 가까이 지켜보면서 본체 디자인과 가격, 구체적인 출시 시점과 지역 소식을 기다렸지만 소니는 이 기대감을 무너뜨렸다, PS 팬들이 가장 기다려온 발표는 컨트롤러도, 새로운 독점 타이틀도 아닌 본체의 디자인과 가격이었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경쟁업체인 마이크로소프트보다 한 발 앞서 차세대 게임기 시장에서 선점하려는 소니의 급한 심정은 이해된다. 그럼에도 팬들의 기대감을 충족시켜주는 것이 옳았다. 아무리 혁신적이고 고사양의 성능도 합리적인 가격이 제시되지 않으면 이용자들의 관심을 끌 수 없다.

이번 발표를 지켜본 PS 팬들 역시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을 통해 불만을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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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간 동안 낚였다” “미래의 게임기라더니 그래서 지금 안 보여주는거냐” “전체적으로 별 내용이 없는 발표였다” “본체 디자인 보려고 새벽부터 기다렸는데 장난하는거냐”는 등의 불평의 목소리를 낸 것.

전략상 본체 공개를 뒤로 미룬 것으로 보이지만, 자칫 베일에 감춰둔 정보에 더 이상 팬들이 별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소니는 깊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