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우리銀, 메인프레임 '글쎄'…IBM 어쩌나

일반입력 :2013/02/20 08:26    수정: 2013/02/20 11:30

송주영 기자

한국IBM에게 올해는 은행권 메인프레임 수성 여부가 결정되는 중요한 해가 될 전망이다. 메인프레임을 고수하던 한국IBM 은행권 양대 고객인 KB국민은행, 우리은행이 OIO(오픈 인프라스트럭처 오퍼링) 계약을 앞두고 올해 다운사이징 여부를 결정한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오는 6월까지, 우리은행은 오는 9월 이전 다운사이징을 포함한 하드웨어 운영 방안을 수립한다.

OIO는 IBM만의 메인프레임 장기 일괄 계약 방식이다.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서비스 등을 모두 포함해 5년, 7년 등의 일정 기간을 두고 계약을 맺는다. 장기 계약으로 중간에 변경이 어려워 폐쇄성이 단점으로 지적되기도 한다. 이 때문에 이들 은행은 메인프레임 유지에 신중한 입장이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1차에 이어, 이달 중순부터 2차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1차에서는 리호스팅했을 변환을 검토했다면 이달 2차 프로젝트에서는 3개월 여동안 오픈시스템의 기술안정성, 비용절감 효과 등을 측정한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메인프레임과 비교해 오픈시스템의 보안 취약성이 지적되고 있지만 그만큼 오픈시스템용 보안툴도 종류가 많아지고 고도화됐다”고 설명하며 오픈환경의 발전을 높게 평가했다.

KB국민은행은 OIO 계약이 비용측면에서 이점이 없다고 판단된다면 다운사이징으로 직행할 전망이다. 이 은행은 지난 2009년 IBM과 7년 동안의 OIO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OIO 계약 폐쇄성에 대한 지적이 늘고 메인프레임의 대안이 될 수 있는 오픈시스템의 안정성이 높아지면서 재계약 여부를 고심하는 중이다.우리은행 역시 오는 9월 OIO 계약만료를 앞두고 다운사이징 여부를 검토 중이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다운사이징 여부를 검토했지만 내부 의사결정 과정에서 결론을 내지 못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올해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메인프레임을 유지하는 쪽에 좀 더 비중을 두고 있다. 지난해 검토에서도 메인프레임의 효과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굳이 비중을 따진다면 49:51 정도로 메인프레임에 무게를 더 두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 역시 3분기 이전 이전에 결론을 도출할 계획으로 촉박한 시간 속에 하드웨어 사양 비교 검토 등을 할 계획이다. 다만 우리은행은 9월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오픈시스템으로의 전환이 결정되더라도 전환에걸리는 1~2년 동안은 메인프레임을 유지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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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IBM에게 KB, 우리은행은 은행권에 마지막 메인프레임 고객이다. 양사가 모두 한꺼번에 다운사이징을 검토하면서 곤혹스럽게 됐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IBM은 KB국민은행, 우리은행을 지켜내기 위한 TFT도 구성했다. 메인프레임 고객을 밀착방어하기 위한 팀으로 제너럴영업팀과는 별도로 운영된다. 이에 대해 한국IBM 관계자는 “고객사나 조직과 관련해서는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