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지 않는 메인프레임' 더 빨라진다

일반입력 :2012/08/22 10:10    수정: 2012/08/22 10:22

역사상 가장 안전한 컴퓨터로 통하는 메인프레임. IBM은 조만간 기존보다 속도를 높이고 발열을 낮춘 새로운 메인프레임 프로세서를 발표할 계획이다. IBM 메인프레임의 새 역사를 쓸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차세대 칩셋 발표시점에 맞춰 한국IBM에 99.999%의 가동률을 자랑하는 메인프레임의 비결을 물었다. 이와 함께 메인프레임 프로세서 Z모델의 차세대 버전에 대한 자세한 설명도 들어봤다.

이효진 한국IBM z아키텍트팀 실장은 “메인프레임의 강점은 무엇보다 안정성”라며 “병렬 클러스터링 구조라 하나가 죽어도 알아서 백업자원이 2분 내에 인프라 트랜잭션을 다 처리하고 돌아가도록 디자인돼 있다”라고 설명했다.

메인프레임이 죽지 않는 이유로 페일오버 기능은 정평이 나 있다. 일부 코어가 장애를 일으키려 하면 나머지 가용자원이 알아서 뒤를 받칠 준비를 하기 시작한다. 메인프레임 운영체제(OS)가 모든 것을 감시하고 있다가 불시의 장애를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다.

“메인프레임은 기본적으로 중앙의 거대한 시스템 자원에 여러 사용자가 접속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메인프레임은 모든 애플리케이션과 이용자가 미들웨어, 배치, 텔넷을 통해 중간의 중계시스템에 데이터를 두고 이용하게 된다. 한 클라이언트는 마이크로 코어로 이뤄진 중계시스템과 통신할 뿐 다른 시스템과 통신하지 않는다. A란 사용자는 중계 시스템과만 대화하고, 다른 시스템과 통신 하지 못한다. 하나가 죽게 되면 돌던 데이터에 대해 중계 시스템이 복구를 위해 다른 사용자가 쓰지 못하도록 한다.”

메인프레임을 공유해서 여러 애플리케이션을 구동했을 때 특정 애플리케이션이 장애를 일으켜도 다른 업무에 지장을 주지 않는다. 이때 성능 저하도 없다.

공유란 기본적인 콘셉트로 시작한 메인프레임은 태생부터 보안을 염두에 두고 개발됐다. 업무와 업무 사이에 철저한 격자가 존재한다.

“유닉스의 경우는 처음엔 혼자 쓰는 개념이기 때문에 보안이 필요없었다. 공유를 하게 되면서 암호가 필요해져 보안을 집어넣기 시작한 것이다. 메인프레임은 하나의 시스템에 여러 사용자가 들어오는 형태기 때문에 애초부터 보안 측면으로 접근하기 시작했다. 메인프레임 OS는 30년을 한 사람도 잘 모를 정도로 방대하며 완벽히 이해해 접근하기 쉽지 않다. 패스워드만 잘 관리하고 누군가 의도적으로 접근시켜 주지 않으면 원천적으로 접근할 수 없도록 돼 있다. 패스워드도 쉽게 바꾸지 못하게 막아놔서 외부에서 뚫는 게 불가능하다.”

메인프레임은 시스템로그와 오프로그같은 사용내역이 암호화돼 기록으로 남는다. 로그인에 대한 관리가 엄격하기 때문에 누군가 몰래 사용하는 걸 방지하는 것이다. ID 자체도 적고 루트권한 ID란 것은 존재하지도 않는다. 관리자도 메타데이터를 관리할 뿐 내용을 볼 수 없게 돼 있다. ID관리가 그만큼 쉽다.

차세대 메인프레임에 대한 특징에 대해서 이효진 실장은 어느 무엇보다 클럭 속도의 개선이 핵심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발열 문제 때문에 억지로 제약할 수밖에 없었던 클럭속도를 높일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새로운 메인프레임 칩셋은 쿼드코어에서 6코어로 바뀌고, 클럭도 5.5GHz로 높아졌다. 발열 문제로 코어수와 클럭속도를 높이지 못했었는데, 냉각장치를 완전히 새로 디자인해서 성능을 높였다. 메인프레임은 내부에 디스크가 없고, CPU와 I/O장치만 있는데, 이번에 윈도 페이지볼륨 같은 용도로 SLC 타입으로 SSD를 6.4테라까지 집어넣었다.”

클럭속도 개선과 코어수 확대의 일등공신은 45나노미터 공정에서 32나노미터 공정으로 바꾸면서 가능했다.

그는 하드웨어 개선 외에도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도 많은 개선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하드웨어 상으로만 구현됐던 기능을 소프트웨어가 완벽하게 지원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하드웨어 트랜잭션 매니지먼트란 기술이 있었는데, CPU 코어 증가에 따라 성능이 리니어하게 증가하는 기술이다. 하드웨어 래디만 됐던 기술이었고, 이번에 소프트웨어로도 준비됐다. 보통 CPU 코어가 많아지면 성능이 리니어하게 늘어나지 않는다. 코어 하나를 돌릴 때 한 명렁어에 대해 다른 코어가 같이 돌아가는 상황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미들웨어 단에서 SW 디자인을 새로 만들어야 하는데, JDK를 수정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그는 메인프레임이 갈수록 개선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새로운 메인프레임인 Z엔터프라이즈가 처음 나왔던 2010년 유닉스와 리눅스를 모두 사용할 수 있게 했던 것처럼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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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 것은 다 이유가 있다. 50년 넘은 OS에 유닉스, 리눅스까지 모두 지원한다. 포츈 500대 기업에 들어가는 세계 은행 50곳이 바보라서 메인프레임을 쓰는 게 아니다. 안정성과 보안에서 장애에 대한 고민이 없기 때문에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다.”

IBM 메인프레임의 차세대 칩셋은 이달말 미국 쿠퍼티노 스탠포드대학교에서 열리는 '핫칩스2012'에서 29일 대중에 공개된다. 정식 출시일은 미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