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구코너]하늘을 나는 그림...TV의 발명㉒TV, 대중과 만나다

일반입력 :2013/02/18 06:00    수정: 2013/02/19 06:43

이재구 기자

24■1934년 프랭클린 연구소시연-대공황에 신음하는 국민에 볼거리를 제공하다

“일반인을 상대로 한 완전한 규모의 전자식TV 시연을 해 주십시오.”

1934년 파일로는 필라델피아에 있는 저 유명한 프랭클린연구소(Franklin Institute)로부터 일반인에게 대규모 TV시연회를 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일반 대중을 상대로 한 세계 최초의 전자식TV 공개시연회였다.

이미지 디섹터의 꾸준한 성능향상에 고무된 판즈워스는 이 요청을 받아들였다. 판즈워스는 청중들에게 그들이 기대하는 것들을 최초로 보여주고 점수를 따고 싶어졌다.

결국 TV를 구입할 일반 소비자들의 호응을 받아야 이들이 TV를 사고, 그 프로그램을 지켜보게 될 터였다.

친구들은 판즈워스가 프랭클린연구소 시연 준비중일 때 그에게 스키 러셀 세이무어 터너 (Skee Russel Seymour Turner)라는 엔지니어이자 비즈니스맨인 인사를 소개해 주었다. 스키의 돈많은 아버지는 판즈워스텔레비전이 연구비 마련차 매각한 주식의 상당량을 매입한 사람이었다. 그의 아들은 말하자면 ‘판즈워스의 사업이 돈되는 쪽으로 굴러가도록 하기 위해 할 일을 알아보고 도와주기 위해’ 보내진 인물이었다.

판즈워스의 매력에 빠진 그는 파일로에 대한 강한 개인적 관심은 물론 그를 도울 일을 찾기 시작했다. 프랭클린연구소에서 완벽한 시연을 할 수 있도록 완전히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 충분한 자금을 마련해주는 것도 포함됐다.

1934년 8월. 일반인 대상의 텔레비전 시연이 필라델피아 프랭클린 연구소 마당.

사람들은 이 놀라운 발명을 통해 하늘을 나는 그림을 볼 수 있게 됐다는 사실에 기대에 들떠 있었다. 시연장에 엄청난 사람들이 몰려들어 장사진을 이뤘다.

보더빌 연극, 인기있는 운동선수, 그리고 수많은 정치가들이 자신의 모습이 비쳐져 나타나게 하려고 기꺼이 판즈워스의 TV카메라 앞에 섰다.시연공개 발표도 없었지만 이 TV전시회는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반응은 엄청났다. 오직 입소문만 전달됐지만 사람들은 이 전시구역 앞에 줄을 서서 문이 열리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판즈워스 처남 클리프가 만든 화상관(픽처튜브)은 1갤론(3.77리터)의 병크기였고 카메라는 오늘날 기준으로도 컴팩트한 것이었다.

판즈워스는 그때까지 나온 가장 성능좋은 TV카메라(카메라유닛)한 대를 문옆에 설치했다. 이 발명품의 파괴력은 이 문안에 들어오는 모든 사람들에게 텔레비전이 어느 수준까지 왔는지를 그 즉시 이해시켜 주었다.

구경꾼이 방안으로 들어올 때 이들은 즉시 알수없는 1갤런짜리 병(화상 진공관)의 평평한 면에서 반짝이면서 발생하는 자신의 이미지를 맞닥뜨리게 돼 있었다.

프로그램은 동시에 천정으로부터 강당 아래에 있는 관중들에게 전달됐다. 수천명의 필라델피아사람들이 15분 간격으로 강당지붕 천정에 무엇이 나타나는지 보기 위해 강당으로 쏟아져 들어왔다. 그들은 그것이 무엇이든 간에 마당에서 찍힌 멀리서 온 화면을 실내에서 볼수 있다는 고대로부터의 꿈의 아이디어가 눈앞에 전개된다는데 대해 경악했다. 시연에 대한 사전공고도 없었지만 소문이 퍼지면서 구경꾼들이 몰려들었다. 연구원측도 원래 10일간만 치르기로 한 행사를 3주 동안 거의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이어갔다.

시연은 수천 명의 청중에게 TV가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를 뚜렷이 각인시키는 대성공을 거두었다. 대공황의 끔찍한 불황속에서 신음하던 대중들은 TV를 통해 다가올 미래를 읽을 수 있었다.

더욱이 이 행사는 미국의 천재가 개발한 텔레비전시스템의 수준을 국제적으로 인정받게 하는 계기로 이어졌다.

이후 필라델피아 외곽 머미드 레인 127번지에 소재한 판즈워스연구소에는 방문객들이 끊이지 않았다.

전세계 모든 곳에서 오는 과학자들과 유명인사들이 판즈워스의 거실 혁명을 가져온 기기를 보기 위해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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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과 스키 터너는 전세계에서 오는 손님들로부터 전세계 TV개발 상황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연구소의 사기는 그 어느 때보다도 높아져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