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창조과학부의 ICT 정책기능 통합이 순탄치 않다. 최근 정부조직 개편안의 국회논의 과정에서 민주통합당이 방송규제와 통신진흥을 분리해야 한다며 강력 반대, ICT 차관제가 빈껍데기만 남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터져 나온다.
ICT 관련 학계 및 업계는 전담부처 설립이 무산된 마당에 ICT 정책 통합만은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ICT 전체 생태계를 아우르기 위한 최소한의 요건이라는 지적이다. 이를 위해 정치적 논리, 부처 이기주의 등은 배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속가능과학회, 한국인터넷정보학회 등 ICT 관련 학회 및 단체장들은 5일 여의도 메리어트호텔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ICT 생태계를 담보하는 정부조직 개편을 촉구했다.
이들은 미래부의 정보통신 전담차관이 ICT정책을 통합 담당케 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개편안을 전향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국회 논의과정에서 ICT 생태계를 분산시키려는 시도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앞서 민주당은 “방송관련 정책은 진흥과 규제를 분리하는 것이 불가능해 순수 통신 진흥업무만 미래부로 이관하고, 방송통신 융합 부문은 방통위에 존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민주당이 지난해 총선과 대선 공약으로 내세운 ICT 전담부처 신설과는 상충되는 안이다.
특히 민주당에서도 전병헌 유승희 의원등 갇경파들이 반대 주장을 리드하고 있어 ICT업계 및 학계 관게자들의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ICT 학회 및 단체장들은 “ICT 정책기능을 부처간 분산된 형태로 다시 회귀시키거나, 미래부에 이관해야 할 업무를 최소화 하려는 시도에 대해서 경계한다”며 “스마트 융합시대에 방송과 정보통신의 분할은 갈라파고스적 실패에 귀결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미래부=공룡부처?…“ICT 전담부처 설립이 순리”
이들은 과거 ICT 정책기능이 방송통신위원회, 지식경제부, 문화체육관광부, 행정안전부 등으로 분산돼있던 비효율적 모델을 답습하는 일은 없어야한다고 꼬집었다.
미래부가 공룡부처가 될 것이란 비판에 대해서는 “정보통신과 과학기술을 분리해 별도 부처로 신설하는 것이 순리”라고 지적했다.
만약 공룡부처가 된다면 방송과 통신을 분리하는 것이 아닌, ICT와 기초과학을 나눠야 한다는 얘기다. 또 미래부 정원은 800~900명 수준으로 예상되는데, 현재의 기획재정부 933명, 행정안전부 1천169명, 국토해양부 1천226명에 비해 결코 공룡부처가 아니라고 설명했다.
문형남 지속가능과학회장(숙명여대 교수)은 “미래부가 정보통신과 과학기술을 아우르는 ‘공룡부처’가 된다는 이유로 ICT 정책기능들을 부처간 분산모형으로 회귀시키려는 움직임이 있다”며 “정파적 이해관계에 얽혀 ICT 정부조직개편이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미래부 명칭에 ‘정보’를 추가, 미래창조과학정보부로 할 것을 제안했다. 또 미래의 먹거리를 책임지는 미래창조과학부를 담당할 국회 상임위원회는 미래부의 중요성을 고려해 별도의 국회 상임위원회를 설치, 운용해야 한다는 요구다.
■방송통신융합은 세계적 대세…시계추 거꾸로?
방송과 통신을 분리해야 한다는 민주당의 주장에 대해서는 “스마트 융합시대에 방송과 정보통신의 분할은 갈라파고스적 실패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스마트TV, IPTV, 인터넷을 통한 동영상 전송 서비스(OTT) 등이 보편화된 상황에서 방송과 통신의 분리는 어불성설이라는 얘기다.
또 이 경우 과거 방송위원회와 정보통신부 간의 소모적 분쟁을 재발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내놨다.
ICT 관련 학회 및 단체장들은 “방송의 공공성과 다원성은 민주주의의 핵심요소로 이를 보장하는 법적 규제 장치가 매우 중요하다”고 전제한 뒤 “(민주당의 주장은) 지난 10여년간 심화된 방송통신융합의 산업적, 기술적, 시장적 추세의 시계추를 과거로 되돌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신 방송통신위원회는 방송의 공공성 및 독립성을 보장하는 사안이나,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사안을 중점적으로 처리하고 진흥 및 융합관련 부문은 미래창조과학부(정보통신 전담차관)가 담당하는 것이 옳다”고 덧붙였다.
우정사업에 대해서도 미래부 이관을 강력히 주장했다. 우정사업은 ICT 생태계와 연계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 창조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는 거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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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사무총장은 “지난 대선에서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약속한 ICT 전담부처 신설 불이행에 대해 ICT 관련 학회, 단체는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며 “국회에 제출된 미래부 내 정보통신 전담차관이 ICT 정책을 통합 담당한다는 법안은 차선책”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세계적 경제 불황 속에서 청년 일자리 창출, 신성장동력 발굴은 ICT 생태계의 확실한 구축을 통해서 가능하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라며 “이를 외면하고 정치적 논리, 부처간 이기주의 때문에 미래부 ICT 전담 차관제를 유명무실하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