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메모리 슬쩍하고 “리퍼 주세요”

일반입력 :2012/11/28 09:26    수정: 2012/11/28 16:18

김태정 기자

애플이 한국과 중국에서 아이폰 AS 기준을 더 강화했다. 이른바 ‘블랙컨슈머’들의 재생산품(리퍼) 강탈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주요 부품을 빼낸 아이폰을 애플 책임의 고장이라며 리퍼로 교체해달라는 수요가 중국을 중심으로 심각하게 늘어난 데 따른 대응책이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올 하반기 들어 새로운 아이폰 리퍼 교체 기준을 대우일렉트로닉스를 비롯한 주요 AS 대행사에 전달했다.

핵심 내용은 고객이 고장이라고 주장하는 아이폰을 부품까지 꼼꼼히 확인하라는 것이다. AS기사가 직접 아이폰을 뜯지 않아도 별도 장비를 이용해 주요 부품이 정품인지 여부를 확인한다.

예컨대 아이폰 메모리를 가짜로 교체한 뒤 제품이 동작하지 않는다고 AS 센터에서 주장해도 망신만 당할 가능성이 크다.

올 초까지만 해도 메모리를 빼낸 아이폰을 리퍼로 교체, 리퍼와 메모리를 모두 중국에 팔아넘기는 일이 꽤 발생했다. 애플이 구체적인 통계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미국 본사가 주시할 정도로 이 같은 문제는 중국에서 심각했고, 국내서도 무시 못 할 수준이었다.

애플은 이 같은 문제 해결을 위해 오랜 기간 고심해왔다. 고객을 함부로 블랙컨슈머로 몰아붙이면 여론 악화가 예상되기에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결국 기술적인 해결책을 찾은 것이다.

한 애플 AS센터 관계자는 “과거에는 동작하지 않는 아이폰을 일정 기간 내에서라면 침수 여부만 판단해 리퍼로 교체해줬지만 상황이 바뀌었다”며 “고장 제품 안의 부품이 정품인지를 꼼꼼히 살피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말했다.

애플코리아 관계자는 “리퍼 악용은 다른 고객들을 위해서라도 근절할 것”이라며 “한국에서도 대행 협력사들과 함께 AS를 강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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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은 고장 제품을 ‘가벼운 손상, 수리가능 손상, 심각한 손상’의 3단계로 구분, ‘가벼운 손상’에 해당되는 경우에 무상 리퍼를 제공한다. SK텔레콤과 KT 등 국내 이동통신사들도 아이폰 AS를 지원한다.

이런 가운데 애플은 내달 아이폰5를 SK텔레콤과 KT를 통해 국내 출시할 계획이다. 전파인증을 비롯한 행정 절차는 모두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