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덕에 저 가게 대박 터졌다니까요”
지난 1일 서울 용산 전자상가. 판매직 5년차라는 한 직원이 부럽다며 지목한 모퉁이 매장에는 ‘아이폰 수리 전문’이라는 현수막이 위용(?)을 뽐내는 중이다.
대기 중인 손님들을 위해 매장 밖에는 쇼파도 자리 잡았다. 지난 1990년대 용산 전자상가 전성기를 그 매장 홀로 재현하는 듯 보였다.
매장에 들어가 프로세스를 살펴봤다. 손님이 아이폰 고장에 대해 설명하면 즉석에서 부품 교체비 견적이 나온다. 손님과 주인이 서로 ‘바가지’다 ‘원가다’라며 벌이는 실랑이는 다른 매장들과 비슷하다. 부품 교체비가 궁금했다. 매장마다 다르지만 아이폰3GS의 경우 공임 포함해서 터치패널이 7~8만원, 배터리 2~3만원, LCD 10~15만원, 이어폰 단자 3~4만원 등이었다. 물론 흥정하기 나름이다.
매장 주인들은 이 부품들을 거의 중국에서 들여오며, 과거 아이팟터치 수리에서 쌓은 노하우로 영업 중이다.
스스로 애플 만큼 아이폰을 잘 안다는 한 직원은 “요즘 방문 손님만 하루 50명 가까이 온다”며 “아이폰이 잘 팔릴수록 수리업체들에게는 이득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누구나 조금만 배우면 간단한 도구로 아이폰을 해체하는 것까지는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 매장 뿐이 아니다. 근래 용산 전자상가에서는 아이폰 수리가 새 먹거리로 떠올랐다. 어느 매장 사장이 기존 사업을 접고 아이폰 수리에 나서느니 하는 소문은 이제 흔하다.
■사설수리 받으면 정식AS 불가
용산의 이 같은 신 풍속도는 국내 사용자들이 애플 애프터서비스에 만족하지 못함을 방증한다. 고장 제품은 기존에 수리한 제품으로 바꿔주는 ‘리퍼비시’ 정책을 국내서도 고수하는 애플이다.
간단한 고장에 제품을 아예 바꾸는 것에도 속이 타는데 1년간의 보증기간 후에는 많게는 수십만원의 비용까지 지불해야 한다. 이 때문에 미국이나 유럽에서도 아이폰을 고쳐주는 사설 수리점이 인기다.
선택은 소비자의 자유다. 사설 수리점이 불법인 것도 아니다. 다만 한번이라도 사설 수리를 받은 제품은 향후 리퍼비시 대상에서 제외됨은 참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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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을 국내 공급하는 KT 측은 “아이폰을 소비자 임의로 해체하면 정식 애프터서비스 지원을 받을 수 없다”며 “사설 수리를 권장하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아이폰은 지난해 11월28일 국내 출시 후 두달만에 30만대 정도가 팔렸다. 열기가 다소 식은 최근에도 일 개통 3천건 정도를 유지 중이라고 KT는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