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이 대형 할인마트를 찾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가격이 저렴하고 물건의 종류가 많아서다. 그러나 IT 기기만은 예외다. 온라인 대비 가격이 지나치게 비싸다는 사실은 이미 알만한 소비자들은 다 아는 이야기다.
지난 25일 본지가 서울 지역 한 대형 할인마트에서 IT 및 가전 제품 10종을 무작위로 선정해 가격 비교를 한 결과 온라인 최저가격 대비 최대 두 배 이상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가격 차이는 소형 액세서리 제품일수록 더 커진다. 가령 삼성전자, LG전자 등 대기업 대형 가전의 경우 이러한 편차가 덜한 반면 중소형 액세서리 제품의 경우 온라인서 절반 가격이면 구입할 수 있다.
실제로 해당 마트에서 가장 인기가 좋은 삼성전자 3D LED TV의 가격은 196만9천원이지만 실제 상담 결과 특정 신용카드로 결제하는 조건에 한해 141만원까지 할인 판매된다. 이는 인터넷 최저가인 143만7천490원 보다도 저렴한 편이다.
LG 트롬 세탁기 역시 써붙여진 가격은 149만4천원이지만 129만4천원까지 할인 판매하며 흥정도 가능해 보였다. 이 제품의 인터넷 최저가는 97만원이다.
반면 아이나비 네비 ES500의 경우 특별할인이라는 가격 팻말을 붙였음에도 불구하고 인터넷 대비 5만원이나 비쌌다. 삼성 마이크로SD 카드 역시 인터넷 최저가 대비 약 두 배 가량 비싸게 팔았다.
이 같은 가격 차이에 대해 총판 관계자들은 IT제품의 경우 할인마트가 마진을 최대 50%까지 붙이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일반 IT기기의 경우 평균 30~40%, 스마트폰 케이스와 같은 액세서리 제품은 마진률이 무려 50%도 넘는다는 것이 유통 관계자들의 한곁같은 이야기다.
이러한 할인마트의 가격 정책은 제품 종류마다 차이가 있다. 대형 백색 가전은 방문객 노출이 가장 높은 대표 품목으로 마트 간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온라인과 가격 차이도 덜하다. 때문에 마진폭도 덜하고 대부분 제조사 프로모션을 통해 이윤을 취하는 구조다. 게다가 온라인 판매 가격 역시 지나치게 낮아지지 않도록 유통 단계에서 조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중소형 IT가전은 마트가 취하는 마진도 클 뿐더러 제품 종류도 많아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싸다. 대규모로 판매가 이뤄지는 마트에 물건을 입점시켜야 하는 유통업체 입장에서도 온라인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마트에 제품을 공급함에도 불구하고 실제 판매가격은 훨씬 비싸지는 결과를 낳는다.
과거에는 같은 제품에 모델명이 같더라도 온라인과 할인마트에 판매되는 제품의 질이 실제로 달라 이러한 가격 차이가 설명이 됐다. 할인 마트에서 정식 판매되는 제품이 부품이나 질적인 측면에서 더 우수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러한 경향이 거의 없어졌다.
오히려 제품의 질이 다를 경우 일부러 모델명을 구분해 온라인 최저 가격에 대한 소비자들의 항의에 대비한다. 가령 8~10자리 모델명 중 끝자리 숫자나 영문자를 다르게 해 온라인과 가격을 비교하는 소비자들의 항의를 원천 차단하는 경우가 더 많다는 이야기다.
물론 온라인 최저가 대비 할인 마트가 비싼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다. 매장 운영비 및 인건비, 물류비 등이 제품 가격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온라인 최저가 완전히 믿을만한 것은 못 된다. 택배비가 추가되고 액세서리 추가 판매 등 교묘한 방법으로 실제 구매 가격을 올리는 데다가 일부 제품의 경우는 기형적인 유통 구조를 통해 가격이 원가 이하로 낮아지는 경우도 더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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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마트와 온라인간 가격 차이가 지나치게 크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마트에서 무심코 구입한 IT제품의 가격을 온라인에서 검색했더니 가격이 절반 정도에 불과해 속았다는 느낌을 받는 소비자가 적잖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할인마트는 현실적으로 재고 부담 역시 대부분 납품업체에 지게 한다는 점에서 마진 폭이 지나치게 높다”면서 “그만큼 마트를 찾는 소비자들이 많아 가격이 다소 비싸더라도 판매가 이뤄지기는 하지만 실제로 구매시 가격을 온라인과 꼼꼼히 비교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