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미국)=김우용 기자]업무 보고용 MS 파워포인트 프리젠테이션 파일을 담은 싱크패드 노트북을 들고 가던 임원이 넘어졌다. 그의 노트북은 깔끔하게 두동강 났다. 그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 태블릿을 꺼내 들었다. 그의 노트북에 있던 MS윈도 환경이 안드로이드 기반 태블릿에 나타났고, 만들어둔 프리젠테이션 파일도 살아있었다. 그는 이어 맥북에어 노트북을 새로 장만했다며 웃음을 지어보였다. 그가 회사 IT팀에 연락하자 사용하던 싱크패드의 윈도 환경이 애플 맥북에어로 순식간에 이동해 나타났다.
28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에서 VM웨어가 개최한 ‘VM월드 2012’ 컨퍼런스 둘째날 기조연설에서 나온 장면이다.
이날 기조연설의 주제는 ‘엔드유저 컴퓨팅’이었다. VM웨어는 이날 클라우드 컴퓨팅에 기반한 모바일 업무 플랫폼 ‘VM웨어 호라이즌 스위트’ 알파버전을 발표했다.
호라이즌 스위트는 데스크톱, 노트북, 스마트폰, 태블릿 등 기기에 상관없이 업무용 애플리케이션과 데이터에 안전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솔루션이다.
단순한 가상 데스크톱 인프라(VDI)에서 한발 더 나아가 애플리케이션, 데이터 등을 사용자 개성, 상황, 정책 관련 원칙에 맞게 조합해 사적 영역과 업무 영역을 분리하는 플랫폼으로 선보였다.
회사는 VM웨어 호라이즌 스위트를 이용해 중앙 웹 관리 콘솔로 기업 데이터와 애플리케이션을 담은 서비스 카탈로그를 구성할 수 있다. 각 사용자의 특성과 환경을 이해하고 프로그램, 데이터, 데스크톱 접근 정책을 규정할 수 있다. 윈도, 안드로이드, iOS, 웹, SaaS 프로그램을 언제, 어디서, 어떤 기기에서도 실행할 수 있도록 한다.
■노트북 박살나도 앱과 데이터 유지
싱크패드가 산산조각나 완전히 못쓰게 됐음에도 비토리오 부사장은 자신의 파일과 업무환경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었다. 기업의 중앙 IT인프라에 비토리오 부사장 노트북의 모든 정보가 이미지로 저장돼 있었기 때문이다.
노트북이 부서지기 전 그가 보여준 모습은 윈도XP 운영체제가 윈도7으로 업데이트되는 장면이었다. 프리젠테이션 자료를 작성중이었지만, 기업의 IT관리자가 원격으로 그의 노트북 OS를 실시간으로 업데이트했다. 작성중이던 파일과 모든 개인 설정이 OS 업데이트에도 고스란히 이전됐다.
노트북의 최신 이미지가 기업 IT 인프라에 저장되는 것은 데이터센터 재해복구(DR) 및 백업 솔루션에 사용되는 ‘스냅샷’ 기능과 유사하다. VM웨어는 최근 인수한 와노바(Wanova)의 미라지(Mirage)란 기술을 통해 데스크톱 이미지를 동기화하는 기능을 구현했다.
미라지는 중앙 데스크톱 관리 솔루션으로 사용자 PC를 가상 이미지로 만들어 보관한다. 원격에 위치하는 PC환경의 최신 상황을 유지하고 있다가, 문제 발생 시 신속하게 원격으로 치유하게 해준다.
윈도 노트북에서 태블릿 OS와 애플 맥OS X 환경으로 이전할 때는 VDI가 활용됐다. 비토리오 부사장의 노트북 이미지는 VM웨어의 VDI 클라이언트 솔루션인 VM웨어 뷰5.1로 변환돼 제공됐다.
이날 기조연설에 등장한 시연은 오늘날 IT 환경의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업무용 노트북으로 가장 많이 활용되는 레노버 싱크패드 노트북은 산산조각 났다. 업무를 중단해야 할 중대 사건이다. 하지만 업무는 완전히 다른 OS를 사용하는 기기에서도 끊임없이 이어졌다. 사용자 환경도 변하지 않았다. 하드웨어가 박살나고 바뀌어도 사용하던 애플리케이션과 데이터는 최신으로 유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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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PC는 부서지고, SW는 인터넷과 클라우드 속에서 살아남았다. SW는 형체없는 구름속을 떠다니다 하드웨어를 가리지 않고 어디에나 정착한다.
스티브 헤로드 CTO는 “미라지는 피지컬 환경의 사용자 개성을 보장하며, 뷰는 기업입장에서 완벽한 보안을 보장한다”라며 “오프라인 관리와 디바이스 모빌리티를 각각 제공하고, 동시에 중앙관리와 재해복구, 고가용성을 보장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