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자 잃은 블소, 하반기 누굴 믿고 살까?

일반입력 :2012/07/25 10:00    수정: 2012/07/25 10:28

김동현

프로 선수들에게 경쟁자는 매우 좋은 성장 요소다. 상대방을 통해 자신의 단점을 찾고 이를 극복하기 때문. 상반기를 종횡무진 했던 블레이드&소울(이하 블소)와 디아블로3(디아3)의 관계 역시 그렇다. 이 둘은 서로에게 시너지를 주는 대표적인 경쟁자 구도였다.

그러나 경매장 및 아이템 버그, 자동사냥 프로그램 등 여러 가지 논란이 나오면서 디아3는 상반기 경쟁을 끝으로 사실상 블소와 인연이 끝났다. PC방 순위 3위에서 4위 사이를 오르락 거리며 버티고 있긴 하지만 대부분은 한계가 나타났다고 평가하고 있다.

문제는 디아3의 하락세보다 주춤거리고 있는 블소의 상황이다. 유료 게임이라는 점에서 현재의 1위 수성은 굉장한 결과이지만 17% 아래로 하락한 PC방 점유율은 좀처럼 회복될 기미가 없다. 디아3와 함께 사실상 동반 하락 중이라는 것이다.

이 동반 하락세에서 볼 수 있는 괴로운 현실은 대규모 업데이트의 효과가 거의 반짝 수준이었다는 점이다. 엔씨소프트 측은 동시접속자 23만 명 돌파라는 자료를 내며 업데이트 효과를 입증했지만 오히려 리그 오브 레전드(LOL)에게 1위를 내주는 상황까지 몰렸다.

상반기 윈-윈 전략처럼 서로에게 도움을 준 두 게임은 어떤 길을 가야할까. 디아3의 경우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PvP 모드가 들어가는 1.1패치가 나오기 전까지는 이용자들과 개발자들의 소모전만 있을 것으로 보인다. 버그, 경매장에 대한 보완도 시급하다.

반대로 블소는 새로운 경쟁자를 모집, 도전을 받아드리는 챔피언의 입장으로 변모하는 것이 좋다. 착한 게임 LOL과 1, 2위 경쟁은 결과가 어쨌든 블소 입장에서는 손해다. 순위 걱정보다는 새로운 대립 상대를 찾아내 경쟁의 물꼬를 트는 것이 필요한 것이다.

다행인 것은 하반기 블소의 멱살을 잡아줄 화끈한 경쟁자들이 대기하고 있다는 점이다. 차세대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아키에이지'부터 원작을 최대한 살린 수작으로 평가 받고 있는 ‘열혈강호2’, 같은 무협 소재 온라인 게임 ‘천룡기’ 등 토종 게임이 즐비하다.

바람의 나라-리니지로 잘 알려진 송재경 대표의 신작 아키에이지는 블소와 경쟁 구도를 이어가기 가장 좋은 유일대작이다. 최근 게임 엔진을 ‘크라이엔진3’로 교체하면서 그래픽은 물론 전체적인 수준이 대폭 상승했다. 여기에 콘텐츠까지 탄탄하게 더해졌다.

다음 달 16일 진행되는 5차 테스트는 이 게임의 하반기 경쟁 포인트를 엿볼 수 있는 중요한 관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엑스엘게임즈는 5차 테스트에 대해 “하반기 공개 테스트를 준비하고 시점에서 진행되는 일종의 리허설과 같다”고 표현했다.

5차 테스트는 기존 콘텐츠는 물론 변경, 수정사항 등이 다수 반영되며, 새로운 방식의 인스턴스 던전 및 대규모 이용자 전투 등 공개 서비스를 겨냥한 요소들이 나올 것으로 알려졌다. 크라이엔진3로 변경된 요소들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엠게임이 운명이 걸린 열혈강호2도 빼놓을 수 없는 경쟁작이다. 블소, 천룡기와 함께 토종 무협 3인방으로 주목 받고 있는 이 게임은 원작 만화 열혈강호를 소재로 했던 온라인 게임 열혈강호 온라인의 공식 후속작이다.

기존 작품은 5등신의 캐릭터를 활용했지만 열혈강호2에서는 8등신의 캐릭터가 등장, 원작의 다양한 무협 동작을 완벽하게 표현했다. 정파와 사파로 나눈 대립 구조와 블소 못지않은 뛰어난 그래픽, 다양한 신규 요소 등이 더해져 많은 이용자의 기대를 사고 있다.

열혈강호2의 일정은 아직 정확하지는 않지만 지난 달 2차 테스트를 진행하면서 게임성 및 방향에 대한 모습을 보여준 점을 고려하면 여름 이후에 추가 테스트, 그리고 하반기 내 공개 서비스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판타지 MMORPG ‘네드’와 함께 무협명가 자존심을 걸고 위메이드가 개발 중인 천룡기 역시 블소와 좋은 경쟁을 펼칠 수 있는 게임이다. 한 폭의 그림을 보는 듯한 뛰어난 그래픽과 빠른 진행, 손맛을 잘 살린 무협 동작 등으로 지난 지스타 2011 이후 줄곧 기대를 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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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재미를 살린 무협소설 인물과의 만남부터 여러 무공을 연속적으로 넣으며 강력한 한 방을 노리는 ‘연환무공’ 기능, 협객, 술사, 검객, 도사 등 4종의 직업, 7대문파, 5대사파, 3대사가 등 탄탄한 커뮤니티 및 무협 세계관이 존재하는 점 등 다양한 매력이 존재한다.

이 게임의 등장 시기는 미정이지만 올해 내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확실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위메이드는 천룡기의 1분기 출시를 언급했으나 개발로 인해 출시를 연기했다. 하지만 올해 내 게임을 선보이는 것은 변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