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유율 굴욕’…HTC, 브라질 시장 철수

일반입력 :2012/06/23 20:14    수정: 2012/06/24 13:38

정윤희 기자

대만 휴대폰 제조업체 HTC가 브라질 시장에서 철수한다. 당초 예정됐던 HTC 원X 출시를 취소한 데 이은 결정이다.

美 월스트리트저널, 씨넷, 더 버지 등 외신들은 안드로이드PIT를 인용해 HTC가 브라질 시장 내 제품 판매를 중단하고 상파울로에 근무 중인 수십 명의 직원들을 해고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이로써 HTC는 수주일 내 브라질 시장에서 완전 철수하게 된다. 다만 기존 HTC 제품을 구매한 이용자에 대한 사후 지원은 계속할 예정이다.

HTC가 브라질 철수를 결정한 이유는 저조한 판매 실적 때문이다. HTC 대변인은 “브라질 시장의 판매량 분석한 후에 이 같은 결정을 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1분기 HTC의 브라질 시장 점유율은 불과 0.11%에 그쳤다. 이는 애플, 삼성전자, 노키아는 말할 것도 없고 LG전자, 리서치인모션(RIM), ZTE 등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외신들은 브라질 내 HTC 점유율 하락의 원인으로 생산라인 철수를 지적했다. 과거 HTC는 브라질 내에 생산라인을 가동했으나 중국, 인도 등 다른 신흥시장 공략을 위해 이를 철수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생산라인 철수 이후 관세 등의 이유로 브라질 내에서 HTC 휴대폰이 최소 200달러 이상의 가격에 판매됐다고 지적했다. 이는 ZTE, 노키아 등의 휴대폰이 100달러 수준에서 판매된 것과 대조적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HTC의 브라질 시장 철수가 장기적으로 큰 타격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애널리스트들은 오는 2016년 브라질이 세계에서 4번째로 큰 스마트폰 시장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브라질은 지난 한 해에만 890만대의 스마트폰이 팔리는 등 급속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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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뿐만 아니라 한국 시장 상황도 좋지만은 않다. 지난 1분기 국내 시장에 3만여대의 스마트폰을 파는데 그친데다, 이철환 HTC 한국법인 대표가 지난달 사임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실적부진에 따른 문책성 인사로 해석하고 있다.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HTC의 전 세계 스마트폰 판매량 점유율은 7.2%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