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와 태블릿 그 실패의 역사

일반입력 :2012/06/23 10:02    수정: 2012/06/23 10:07

마이크로소프트(MS) 최근 자체 태블릿 '서피스'를 공개했다. 오랜 파트너였던 PC제조업체와 협력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만들어낸 첫 PC제품이다.

MS의 태블릿 ‘서피스’는 인텔과 ARM 두종류의 모델로 출시된다. 인텔 아이비브릿지 i5 프로세서에 ‘윈도8 프로' 운영체제(OS)를 돌리게 된다. 화면 해상도는 1920x1080화소다. 엔비디아 ARM 코어텍스 칩을 담아 '윈도RT'를 탑재한 버전도 향후 등장할 예정이다.

서피스는 디지털잉크, PDF 뷰어 등 외에 여러 문서형식을 지원하며, 펜 형태 입력장치인 디지타이저로도 활용 가능하다.

MS는 서피스 태블릿과 함께 터치스크린 덮개를 액세서리로 공개했다. '터치 커버'란 이름의 이 덮개엔 멀티터치 기능을 내장한 키보드가 담겨있다. 태블릿용 자판 입력을 터치스크린이 아니라 물리적 키보드에서처럼 할 수 있는 '타이프커버'도 소개됐다. 트랙패드와 함께 키입력시 눌리는 느낌을 제공한다.

MS는 지난 몇년간 줄기차게 태블릿 시장에서 분투했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MS는 PC제조업체에 윈도OS로 태블릿을 제작할 것을 독려했다. 하지만 윈도OS에 기반한 제조업체들의 태블릿은 그 어떤 것도 성공하지 못했다.

지난 몇년간 MS 윈도 태블릿이 맛봤던 좌절과 실패의 역사를 정리한다.

■에이서 아이코니아 W500P

지난해 출시된 에이서의 아이코니아 W500P는 윈도7 기반의 태블릿이다. 태블릿을 키보드 도크에 장착해 노트북처럼 사용하도록 했다. 키보드 도크는 연결이 불안정했다. 노트북처럼 덮개를 닫는 방식이 아니라 맞물려 끼우는 방식이었다. 무엇보다 키보드 도크는 터치패드 대신 트랙포인트만으로 마우스 포인터를 움직이게 했다. 두께도 너무 두꺼웠으며, 전체적으로 투박한 디자인을 가졌다 .

■삼성 시리즈7 슬레이트700T

삼성전자가 작년 말 만든 시리즈7 슬레이트 700T는 윈도7 OS로 만들어졌다. 인텔 코어i5를 채택하고, 블루투스 키보드를 옵션으로 제공했다. 불행하게도 별도로 제공되는 키보드없이 화면상에서 키패드를 조작하는 것은 어려웠다. 심지어 키보드를 사용할 때 태블릿을 세워두기 위한 도크도 별도로 갖고 있어야 했다. 가장 빠른 윈도 태블릿이었고, 노트북과 가장 유사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했지만, 천달러를 훌쩍 넘는 비싼 가격과 불편한 사용법이 약점으로 지적받았다.

■아수스 Eee 슬레이트 EP121

작년 아수스에서 선보인 Eee 슬레이트 EP121은 1천달러로 출시됐다. 당시 다른 어떤 태블릿보다 비쌌다. 블루투스 키보드와 인텔 코어 I5 프로세서를 채택한 점은 높은 평가를 받았다. 완벽하진 않았지만 MS의 서피스에 앞서 MS 태블릿이 가야할 길을 보여줬다.

■델 인스피론 듀오

아이패드가 나오기 전까지 태블릿PC란 노트북 스크린을 180도 회전시킨 후 덮은 형태였다. 델은 2010년 스크린의 회전방향을 바꾼 인스피론 듀오를 선보였다. 회전하는 스크린은 나름 괜찮은 아이디어였지만, 기본적인 하드웨어 사양이 넷북이었기 때문에 느리고 둔했다.

■레노보 아이디어패드 S10-3t

2010년 아이패드의 대항마로 여겨졌던 549달러짜리 태블릿이 아이디어패드 S10-3t모델이다. 아이패드보다 더 많은 포트, 아이패드엔 없는 키보드, 넷북보다 높은 사양으로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느린 반응속도와 두꺼운 본체는 아이패드 킬러로선 턱없이 부족했다.

■아코스9 PC 태블릿

2010년 출시된 아코스9 PC 태블릿은 미디어 플레이어를 위한 콘셉트로 출시됐다. 가격은 넷북 수준이었다. 불행히도 이 제품은 윈도PC도, 들고 다니는 멀티미디어 기기도 아닌 어중간한 기기였다. 1.1GHz의 느린 CPU와 느린 터치는 최악의 평가를 이끌어냈다.

■스탠텀 델 미니10 프로토타입

프랑스 멀티터치기술 회사 스탠텀이 만든 시험판이다. 스탠텀은 델 미니10 넷북에서 스크린만 떼어내 터치 기술을 집어넣었다. 손가락 10개까지 인식할 수 있는 터치 기술이었다. 이 제품은 시제품만 만들어져 2010년 CES 델 전시부스에 공개됐고, 이후 출시되지 않았다.

■레노보 아이디어패드 U1 하이브리드

2010년 레노보가 서보인 아이디어패드 U1은 노트븍 스크린이 완벽히 분리되는 콘셉트를 앞세웠다. 평상시 노트북으로 쓰다가 화면만 따로 떼어내 태블릿으로 사용하는 개념이다. 윈도7 홈프리미엄 OS에서 슬레이트모드로 바꾸면 레노보 스카이라이트 OS 상의 멀티패널 UI를 사용하게 했다. CPU는 퀄컴의 스냅드래곤을 사용했다. U1은 가상의 제품으로만 남았다. 이 제품은 향후 LePad로 교체됐다.

■UMID 엠북 M1

2009년 선보인 UMID의 미니 태블릿이다. 전통적인 노트북의 크기를 전자사전 크기로 줄였다. 4.8인치 스크린, 1024X600픽셀 해상도를 갖고 있다. 엠북 M1은 터치패드용 스틱을 사용해야 했다. 손가락을 이용한 터치는 불안했고, 조밀한 윈도XP 인터페이스를 다루기에 손가락은 너무 두꺼웠다.

■HP 터치스마트 tx2-1275dx

2009년 HP는 컨버터블 태블릿PC를 내놨다. 이 회사가 내놓은 첫번째 일반 소비자 대상 태블릿이었다. 동영상 등의 멀티미디어 사용자를 겨냥했다. 터치 스마트 tx2는 멀티터치 제스처를 지원했고, AMD의 듀얼코어 튜리온 X2 프로세서를 탑재했다. 속터지도록 느린 성능과 빈약한 배터리 수명은 일반 노트북보다도 못했다.

■유경 빌립 S5

한국의 빌립이 2009년 선보인 멀티미디어 기기다. 이 제품은 스마트 기기라 하기엔 너무 컸고, 넷북이라 하기엔 너무 작았다. 터치방식은 감압식을 채택했다. 기타 피크 형태의 스타일러스펜을 이용했을 때의 터치감은 좋았다. 하지만 윈도의 닫기 버튼을 클릭하기까지 끔찍한 인내심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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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수스 Eee PC T91

아수스가 2009년 선보인 EEE PC T91은 노트북 스크린을 180도 회전시켜 태블릿 형태로 만든다. 터치 인터페이스와 긴 배터리 시간이 장점이었다. 하지만, 아톰 CPU의 최하급 모델을 사용한 점. 하드드라이브로 16GB의 SSD는 너무 작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