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최근 공개한 '서피스(Surface)'를 일반 사용자들뿐아니라 윈도8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개발자들도 눈여겨볼 전망이다. 그간 부족했던 윈도8 앱개발과 테스트용 단말기로 매력적인 단말기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윈도8 앱 개발자들은 '윈도8 프로(Pro)' 기반 서피스 태블릿이 메트로스타일 앱을 만들고 곧바로 직접 테스트할 수 있는 단말기로 유용할 것이라 기대하는 분위기다.
'메트로스타일 앱'이라고도 불리는 윈도8 앱은 그 운영체제(OS)에 새로 등장한 '메트로사용자인터페이스(UI)'로 조작된다. 메트로UI는 데스크톱용 입력도구인 마우스와 키보드에 더해 터치스크린 입력을 비중있게 활용한다. 윈도8 앱개발자들은 메트로UI 기반 앱을 만들면서 터치스크린 단말기 구동 환경도 테스트해야 한다.
그런데 현재까지 윈도8 메트로스타일 앱개발자들에게 보편적인 터치스크린 장치는 없는 실정이다. 윈도8은 윈도7 데스크톱이나 노트북 어디에나 설치할 수 있지만 그 단말기들이 터치스크린 입력을 함께 지원하는 경우는 드물다.
터치스크린을 기본 탑재한 대다수 태블릿은 윈도 기반이 아니라 윈도8 앱개발 환경이 될 수 없다. 메트로스타일 앱을 만들려면 이를 지원하는 개발툴 비주얼스튜디오(VS) 2012 버전을 꼭 윈도8에 설치해 써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개발은 데스크톱에서 하고 테스트는 가상 단말기 '에뮬레이터'를 띄워 진행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이 경우 에뮬레이터가 터치스크린 환경의 사용자 경험(UX)을 제대로 반영해주지 못한다는 점이 문제다.
윈도8용 버스정보 앱 '코리아 버스 인포메이션'을 개발한 박문찬 프리랜서는 터치스크린 없이도 윈도8에서 메트로스타일 앱을 개발할 수는 있다면서도 에뮬레이터로는 앱바(윈도8 메트로UI 명령도구의 일종)를 띄우는 등 터치스크린 입력 상황을 테스트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사실 앱을 만들고 에뮬레이터 대신 터치스크린 환경에서 곧바로 테스트할 방법이 전혀 없는 건 아니다. 윈도7 기반 삼성전자 '슬레이트'에 윈도8을 설치하면 터치스크린과 함께 키보드와 마우스 입력을 지원하는 윈도8 개발환경을 구축할 수 있다.
■개발자들 '단말기 구입비용' 부담될 수도
MS도 기존 데스크톱보다 터치스크린 지원 단말기가 새로운 OS용 앱 개발에 알맞다고 판단한 모습이다. 지난해 처음 선보인 윈도8 시험판 '디벨로퍼 프리뷰(DP)'를 배포하면서 진행한 개발자 컨퍼런스 '빌드' 참석자들에게 시험 제작한 슬레이트PC 단말기를 무료로 1대씩 나눠준 사실이 이를 방증한다.
다만 개발자 입장에서 그 하드웨어를 직접 구매하려 하면 가격이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한다. 앞서 소개한 슬레이트PC를 풀옵션으로 구입해 개발 환경을 갖추려면 비용이 150만원정도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웬만한 최신형 데스크톱PC와 맞먹는 셈이다.
윈도8 프로 기반 서피스는 슬레이트PC만한 고성능 단말기는 아닐 수 있다. 다만 울트라북PC 수준의 출시 가격으로 이를 구입하는 부담이 훨씬 덜할 것으로 예상된다. 개발자들이 어떤 플랫폼에 적절한 개발 환경을 저렴하게 갖출 수 있다고 알려지면 그 앱 개발에 관심을 보일 가능성도 높아질 것이다.
최근 윈도8 앱을 선보인 이벤트관리서비스 온오프믹스의 이상규 부사장은 금전적인 요인이 개발자들의 플랫폼 선택을 적잖이 좌우한다며 (비싼 맥 PC를 사야 하는) iOS 환경에도 아이패드와 아이폰이 성공을 거둬 많은 시장 기회가 열리기 전까지 개발자들은 지금처럼 관심을 갖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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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은 iOS 개발자들이 기꺼이 직접 데스크톱 맥을 사게 만들 정도로 아이폰, 아이팟터치, 아이패드 사용자 기반을 다짐으로써 선순환 생태계를 만든 것으로 평가된다. MS가 윈도8 생태계를 갖추려면 일반 사용자들을 획기적으로 플랫폼에 끌어모으거나 개발 환경 구축에 드는 부담을 확 낮춰 줄 필요가 있다.
어쩌면 x86 프로세서를 품은 윈도8 프로 기반 서피스 태블릿은 개발자를, ARM 칩 기반 윈도RT 서피스는 기업과 일반 사용자를 각각 공략하려는 MS의 노림수일지 모른다. MS는 윈도8 출시 전까지 국가별로 조용히 개발자 행사를 진행하면서 현지 소비자 시장에서 사업하는 파트너들의 앱개발 사례를 확충하고 있다. 플랫폼 출시와 동시에 현지 사업자들과 제휴한 일반 사용자용 서비스와 앱을 내세워 구매욕을 자극할 계획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