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기심에 복사기에 얼굴이나 손을 올리고 어떻게 출력되는지 살펴본 경험은 누구나 한두 번쯤 있다. 그러나 인쇄용지에 찍힌 건 손바닥, 혹은 얼굴 크기만큼의 까만 형체뿐이다.
입체로 된 물건을 있는 그대로 종이에 인쇄한다면 어떨까. 일반 가정에선 다소 불필요한 기능일지 몰라도, 학교나 사무실 혹은 산업 디자인 영역에선 꽤 유용하다.

HP가 세계 최초로 내놓은 컬러 3D 스캐너 ‘HP 탑샷 프로(TopShot Pro) M275’는 이 같은 기업의 요구를 반영한 제품이다. A4 용지 한 장에 들어갈 만한 크기의 물체를 올려놓으면 실물과 거의 동일한 모습으로 스캔해 인쇄한다.사용법은 어렵지 않다. 코드를 꼽고 전원을 켠 후, LCD 창에서 지시하는 대로 ‘진행’만 하면 된다. 화면에서 ‘복사’ 메뉴를 선택한 후 물건을 올려놓을 수 있게 동봉된 흰 판을 레이저 스캐너 밑에 받치기만 하면 준비는 끝난다. 프린터를 사용해 본 경험만 있다면 누구라도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편리하다.
스캔을 위해 안경, 휴대폰, 스테이플러를 차례로 올려 봤다. 안경의 경우는 인쇄된 출력물에 실물을 올려놓으면 90% 이상 일치될 정도로 정확하게 스캔됐다. 인쇄된 색감 역시 실물과 90% 이상 유사한 결과가 나왔다.
이는 제품 하단이 아닌 상단에 위치한 입체 스캐너를 통해 이뤄진다. 일반적인 스캐너가 뚜껑 형태를 덮고 하단에서 그림이나 글자를 인식한다. 그러나 이 제품은 막대 모양의 스캐너로 사물 윗면을 스캔한다. 스캐너가 제품 윗면에서 하나의 물체를 총 6개의 이미지로 캡처한 후 자동으로 부드럽게 연결하는 방식이다.
다만, 휴대폰을 세워 놓거나 스테이플러를 세로로 길게 세워 놓을 경우엔 A4 한 장에 전체 실물이 들어오지는 않았다. 색감의 경우 세밀한 부분에서 어둡게 처리되는 부분은 아쉽다.
3D 스캔은 HP 탑샷 프로 M275의 가장 특징적인 기능이지만 프린터 본연의 기능도 충실하다. 인쇄 해상도는 600x600dpi로 선명한 출력 품질을 제공한다. 스캔 해상도는 광학 800만 화소 수준이다. 인쇄와 복사 모두 흑백은 16ppm, 컬러는 4ppm까지 출력 속도를 지원한다.
특히 무선 인터넷을 활용한 인쇄도 가능한 점은 최근 트렌드를 제대로 반영한 결과다. 노트북과 마찬가지 방법으로 와이파이 신호를 잡아 인쇄 정보를 수신한다. ‘앱스’ 메뉴를 이용해 구글독스와 연결, 웹에 올라온 문서를 미리보고, 출력하는 것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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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뉴 선택은 아이폰과 유사한 크기인 3.5인치 터치 패널로 할 수 있다. 이메일 주소나 비밀 번호를 입력할 수 있도록 터치 키보드를 지원한다. 감압식 터치패널로 화면을 누르는 방식이다.
이 제품은 미국서 먼저 선보였다. 가격은 399.99달러(약 47만원) 정도로, 기능을 감안하면 합리적인 수준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