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준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수석연구원은 갤럭시S3 개발 기간에 집에서도 어려운 과제를 풀어야만 했다. 초등학교 6학년 아들의 질문을 어떻게 피할지 고민이 컸다.
“아빠, 갤럭시S3는?”
이 수석의 아들은 아빠가 갤럭시S2와 갤럭시S 개발에 참여한 것을 안다. 보안을 지키라는 회사의 특명에 이 수석은 아들에게 시치미를 떼야만 했다.
첩보영화를 방불케 하는 삼성전자 갤럭시S3 개발자들의 뒷이야기가 화제다. 언론 공개 전까지 제품을 감추기 위한 노력들이 상상 이상이다. 15일 삼성전자가 공식 블로그에 이 에피소드들을 올렸다.
요즘은 ‘삼성에 다닌다’는 것만 알려져도 차기 스마트폰 관련 질문이 쏟아진다. 게다가 갤럭시 시리즈를 개발하는 무선사업부 소속이라면 시달림(?)을 각오해야 한다. 갤럭시S3 개발에 참여한 진영두 책임은 “가족과 친구들이 갤럭시S3에 대해 끝없이 묻지만 대답할 수 없다. 대답하면 회사를 관 둬야 한다고 내가 사정을 했다.”고 말했다.
하용민 책임도 “나는 내 아내와 아이를 사랑하지만 절대로 업무(갤럭시S3)에 대해 말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디자인 유출을 막는 것 역시 큰 숙제였다. 3가지 디자인으로 만들어 어떤 것이 진짜인지 개발팀 내에서도 극소수만 알게 했고, 결국은 유출을 막았다.
연구원들은 갤럭시S3 전체 윤곽을 모르는 상태로 자기가 맡은 부분에 관해서만 일했다. 갤럭시S3를 연구실 밖으로 갖고 나올 때에는 반드시 보안 박스에 넣어야했다. 상황이 이러니 시제품 운반이 어려울 수밖에 없었다. 협력사에 제품을 보여줘야 하는데 기존처럼 전문운송업체 직원들에게 갤럭시S3를 맡기지 말라는 특명이 내려온 것. 결국 연구원들이 배송까지 직접 했다.
윤우선 수석은 “개발 단계인 갤럭시S3 시제품을 경우에 따라 헬리콥터로 옮겼다. 운반 작업이 정말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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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관계자는 “글로벌 스마트폰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정보 유출은 엄청난 타격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신종균 무선사업부 사장의 특명으로 갤럭시S3 보안을 철저히 했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지난 2월 스페인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 당초 예상과는 달리 갤럭시S3를 전시하지 않았다. 당시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은 “남들(경쟁사)이 베낄까봐”라고 이유를 설명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