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한 불 끈 홈플러스...경영 정상화는 ‘산 넘어 산’

MBK·김병주 연대보증 결단…업계 "한숨 돌린 정도"

유통입력 :2026/07/16 16:37    수정: 2026/07/16 16:42

벼랑 끝에 몰렸던 홈플러스가 회생절차를 이어갈 기회를 확보했다. 긴급 운영자금(DIP) 지원을 두고 맞서던 최대주주 MBK파트너스와 최대 채권자 메리츠금융그룹이 접점을 찾으면서 자금 조달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홈플러스는 확보된 자금을 바탕으로 경영 정상화와 인수합병(M&A)을 추진할 예정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자금 투입이 곧바로 정상화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판매대금 지급 지연과 점포 영업 중단 등을 거치며 협력사와 소비자의 신뢰가 훼손된 만큼, 이를 회복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2000억원 수혈로 회생 불씨

홈플러스 가양점 외부에 '고별전' 현수막이 걸려있다.

16일 홈플러스에 따르면 이날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와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이 긴급운영자금(DIP)에 합의했다. 김병주 MBK 회장과 MBK가 해당 대출 전액에 대해 직접 연대보증을 제공할 예정이다. 홈플러스 회생절차 개시 전후를 통틀어 김 회장과 MBK가 부담하는 재무적 규모는 총 6000억원에 이른다.

MBK 측은 “회생절차가 계속되면 홈플러스는 계속기업으로서의 가치를 유지하며 경영 정상화를 추진할 수 있고, 새로운 투자자 유치를 통한 성공적인 M&A를 추진할 수 있는 길도 열리게 된다”고 강조했다.

2000억원 규모의 DIP가 실제 집행되면 해당 자금은 체불임금과 협력업체 납품대금 등 공익채권 변제와 영업 정상화에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홈플러스의 공익채권 규모는 약 1조 1000억원으로, 대부분 회생절차 개시 이후 발생한 협력업체 납품대금과 체불임금 등으로 구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홈플러스의 체불임금은 6월 급여 한 달분인 약 332억원이다. 지난해 말부터 급여 지급이 지연되면서 누적 체불 규모는 1410억원까지 늘었지만, 5월 급여까지는 지급을 마친 상태다.

영업을 중단한 점포의 운영을 재개하는 데도 자금이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홈플러스는 지난 13일부터 본사와 전국 67개 대형마트 점포의 영업을 임시 중단했다. 운영자금 고갈로 상품 대금 지급과 매장 운영에 필요한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영업을 재개하기 위해서는 밀린 납품대금을 지급해 상품 공급을 정상화하는 등 영업 기반을 다시 구축해야 한다.

노조도 환영의 입장을 밝혔다. 홈플러스 일반노동조합은 “2000억원 DIP 회생 자금으로 홈플러스 정상화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정상화 ‘먼 길’…신뢰 회복이 관건

홈플러스 월드컵경기장점이 임시 휴업을 안내하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2000억원의 긴급운영자금이 투입되더라도 홈플러스가 회생 이전 수준으로 경영을 정상화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당장의 유동성 위기를 넘기고 영업을 지속할 수 있는 기반은 마련했지만, 판매대금 지급 지연과 점포 영업 중단 등을 거치며 훼손된 협력사와 소비자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는 지적이다.

실제 지난해 3월 회생절차 개시 이후 홈플러스의 현금 흐름이 악화되면서 대금 지급 지연이 발생하자 일부 협력사들은 납품을 중단하거나 대금 지급 상황에 따라 재고를 축소해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자금이 투입됐지만 한숨 돌린 정도”라며 “기업회생 이전 수준으로 경영정상화가 되기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식품업계 관계자 역시 “이미 판매대금 지급 지연 사태를 겪었기 때문에 회생 이전처럼 납품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확보한 자금을 어디에 활용할 지를 지켜보고 결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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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빈 홈플러스 월드컵경기장점 가전매장

가전업계 역시 홈플러스가 이전 수준의 영업력을 회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협력사뿐 아니라 소비자들의 신뢰도 약화됐기 때문이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홈플러스에서 판매하는 가전을 구매했다가 점포가 폐점하면 물건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걱정을 할 수 있다”며 “DIP로 영업을 일시 중단한 점포 운영을 재개하더라도 그 이전만큼 매출이 나오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