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PC 제2의 르네상스...핵심은 저전력

일반입력 :2012/05/25 14:44    수정: 2012/05/26 08:54

남혜현 기자

올해 IT업계가 혁신적인 신제품 경쟁에 돌입했다. 저마다 소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차세대 제품과 서비스로 각자의 분야에서 주도권 붙들기에 안간힘이다. 지디넷코리아는 창간 12주년을 맞아 각 기업의 최근 신제품 동향을 분석하고 이들 제품 속에 담긴 새로운 기술과 소비자 가치를 통해 향후 IT시장의 흐름을 조망해본다.

PC의 몰락은 꾸준히 제기됐다. 스마트폰과 태블릿의 광풍은 PC를 급기야 IT기기 왕좌에서 끌어내렸다. 아이폰, 아이패드를 잇달아 선보인 스티브 잡스 전 애플 CEO는 PC를 '트럭'에 비유했다. '승용차'의 자리는 태블릿이 대신할 것이란 이야기다.

성장을 구가하던 PC시장도 빠르게 내리막길로 들어섰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PC 시장 성장률은 1.6%에 그쳤다. 미국 시장만 놓고보면 4.9% 역성장이다. 이 기간 태블릿은 총 155만대가 팔렸다. 성장률로 따지면 전년 대비 28.6%다.

PC업계의 고민은 깊다. 태블릿이 PC의 시장 일부를 잠식하는 상황에서 소비자들에 다시 한 번 PC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것이 필요했다. 물론, PC 자체도 변해야 한다는 것이 전제가 됐다. 휴대성과 저전력, 그리고 강화된 사용자 경험은 PC업계의 최대 화두가 됐다.

■3D칩, 노트북에 혁신을 심다

국내외 주요 PC업체들은 내달, 인텔 듀얼코어 아이비브릿지 칩을 채택한 울트라북 신제품을 선보인다. 지난 4월 선보인 쿼드코어 아이비브릿지가 전문가 층을 겨냥했다면, 듀얼코어는 일반 사용자들에 적합하다. 때문에 올해들어 부진했던 PC 시장 수요를 아이비브릿지 노트북이 다시 일으켜 세울지 주목된다.

아이비브릿지 칩이 기대를 모으는 것은 전력 소모를 최소화하도록 설계한 구조 때문이다. 활용도 측면에선 노트북이 태블릿을 압도하지만 무게와 편의성, 빠른 배터리 소모 등은 노트북의 아킬레스건이었다.

인텔은 이를 전류의 흐름을 켜거나 끄면서 제어하는 게이트가 3개인 이른바 '트라이 게이트' 를 적용한 3D트랜지스터를 통해 해결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내부 트랜지스터를 2차원 평면이 아닌, 3차원 입체로 쌓는 것을 말한다. 마치 빌딩에 더많은 사무공간을 만들려 벌집모양으로 공간을 나누는 것 같은 원리다.

인텔은 차세대 PC로 '울트라북'을 낙점했다. 울트라북이 PC 시장을 다시 일으켜 세울 것이란 청사진도 내놓는다. 13인치 급 노트북의 무게가 1.5kg 이내로 안착하고, 가격이 100만원 안팎으로 정해지면 소비자들도 노트북 구매에 기꺼이 지갑을 열 것이란 이야기다.

울트라북에 대한 시장의 기대도 크다. 통상 국내 시장선 1분기 신학기 철이 노트북 최대 성수기다. 다시 말해 2분기부터 국내 노트북 시장은 줄어든다. 경기 침체 여파로 노트북 교체 수요도 적다. 이런 상황에서 듀얼코어 아이비브릿지를 탑재한 노트북이 경제적인 가격으로 출시되면 제2의 성수기를 기대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IDC 김태진 연구원은 울트라북은 핫(hot)한 시장이라며 그간 노트북이 차별화 포인트가 없다는 지적이 있었는데, 새 폼팩터인 울트라북이 저렴한 가격대에 출시되면 기업들도 프로모션에 집중할 것이라 전망했다.

■노트북, 워크스테이션을 넘본다

태블릿과 비교, 노트북의 최대 경쟁력은 성능이다. AMD는 최근 차세대 노트북용 통합칩(APU)인 '트리니티'를 발표, 하반기 울트라씬의 성장을 예고했다. 울트라씬은 인텔 울트라북과 유사한 개념이지만, AMD 측에선 폭 넓게 '얇고 가벼운 노트북'으로 정의한다.

트리니티의 가장 큰 무기는 '그래픽(GPU)'이다. 같은 APU인 인텔 아이비브릿지에 비해 그래픽 부문을 집중 공략했다. 트리니티칩 안에 GPU가 차지하는 공간만 절반 가까이다. 때문에 내장 그래픽이 외장형 제품만큼 성능을 낼 수 있다고 AMD 측은 설명했다.

와트 당 성능은 전세대 APU인 라노보다 최대 2배 개선했다. HD 미디어 가속기를 통해 동영상 파일 변환을 강화했고, 그래픽 성능을 최대 56%까지 향상한 것으로 AMD측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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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니티를 탑재한 노트북의 경우 제조업체마다 다르겠지만, 통상 배터리 수명이 12시간 이상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전 세대와 비교해 소모 전력을 절반으로 줄였기 때문이다. 자체 스타트 나우 기술을 통해 슬립모드에서 최소 2초 만에 컴퓨터를 다시 시작할 수 있다. 부팅 시간은 최소 10초가 소요된다.

AMD는 내달 트리니티를 탑재한 울트라씬 시리즈들을 국내외 공개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한 체험 행사도 준비 중이다. 트리니티를 탑재한 노트북은 HP, 삼성전자, 레노버, 소니, 도시바, 아수스, 에이서 등이 만들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