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IT지형도가 바뀌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대변되는 모바일기기 시대는 불과 5년 이전까지만 해도 불가능할 것 같았던 내 손안에서의 유비쿼터스를 실현시켜 주고 있다.
중대형 서버가 개인용 PC 시장으로 대체되고 다시 손안의 PC를 실현시켜주는 스마트폰으로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 그리고 항상 그래왔듯이 이 급류같은 변화의 물결을 따른 업체는 주도자로 그렇지 못한 업체는 급속히 도태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우리나라 반도체 업체들은 2007년 아이폰의 등장과 안드로이드연합체가 처음 만들어진 이래 숨돌릴 새 없이 변화한 모바일 트렌드의 첨병 역할을 톡톡히 해 나가고 있다.
모바일 중심부에 있던 것은 말할 것도 없이 모바일칩과 OS이었다. 이 파괴적인 변화는 애플의 아이폰으로 대변되는 손안의 컴퓨팅 기기로 반도체 산업과 휴대폰 산업에 동시다발적인 혁명을 가져왔다.
애플이 A4, A5라는 칩으로 벼락같이 등장해 모바일 혁명을 주도하는가 하면 인텔이 인피니언 무선사업부를 인수하면서 모바일 칩에 눈돌리기 시작했다. 그래픽칩만 만들 줄 알았던 엔비디아가 테그라란 이름으로 선풍적 인기를 얻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 스마트혁명의 격랑속에서 40년 종가 모토로라와 30년 맹주 노키아가 스마트기기혁명속에서 쓰러지고 80년대말까지 세계 반도체를 주름잡았던 일본 반도체 업체들이 거푸 쓰러지는 가운데서도 굳건히 IT코리아를 뒷받침하고 있다.
■급변하는 스마트시대 격변의 흐름을 타라
모바일 시장의 소리없는 포성은 애플로부터 시작됐다. 타계한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가 2007년 봄 아이폰을 들고 나오면서 진정한 손안의 컴퓨터 세상, 유비쿼터스 세상이 시작됐고 이 흐름을 그해 가을 구글이 안드로이드 동맹을 결성하면서 이어갔다.
여기에 삼성전자가 가세했다. 2000년대 초반부터 PDA폰 시장을 개척하며 똑똑한 휴대폰에 대한 관심을 보여왔던 삼성전자는 옴니아의 실패를 딛고 갤럭시S 시리즈로 스마트폰 시장의 선두 업체로 우뚝 섰다. 최근 IT 시장의 관심은 단연 애플과 삼성전자다. PC 중심 시장에서 주목받던 델, HP, 마이크로소프트 등은 한걸음 물러난 듯 보인다.
스마트폰 판매량은 휴대폰 시장 성장세를 견인하고 있다. 스마트폰을 제외한 전체 휴대폰 판매량은 전분기 대비 감소 추세를 나타냈다. 시장조사업체 포워드컨셉은 지난 1분기 전 세계 휴대폰 판매량이 3억7천900만대로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9% 감소했다는 자료를 발표했다.
휴대폰 판매량은 줄었지만 스마트폰은 늘었다. 스마트폰 판매는 지난 1분기 1억3천900만대를 기록하며 지난해 1분기 대비 30% 성장했다. 올해 1분기 휴대폰 시장에서도 스마트폰이 비중 44%를 기록하며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PC시대를 주름잡던 프로세서의 절대강자이자 반도체업계 맏형 인텔도 스마트폰으로 대변되는 스마트모바일시대에 방심했다가 기술개발에 급피치를 올리면서 추격자 차단에 나섰다.
퀄컴은 스마트폰, 모바일시대를 맞아 더욱 기염을 토하고 있고 그래픽 프로세서업체로만 여겨왔던 엔비디아가 스마트 흐름에 맞춰 괴력을 발휘하기 시작해 스마트폰칩의 한자리를 차지하고 명함을 내밀기 시작했다. 이통서비스를 사업의 축으로 삼고 있는 SK가 하이닉스는 하이닉스를 통합해 모바일시대의 흐름에 맞춘 시너지확보에 나섰다.
어느 새 손안의 컴퓨팅 시대를 맞은 전세계 반도체 업계의 흐름은 이처럼 가쁘게 돌아가고 있다. 지극히 당연스러운 예정된 수순처럼 보인다.
■스마트폰 혁명, 반도체혁명
스마트폰 시장의 확대는 반도체 업계에 호재다. 메모리업체는 스마트폰이 휴대폰에 비해 고사양이라 고성능 모바일D램, 집적도가 높은 낸드플래시를 활용해 좋다. 퀄컴 등의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업체 역시 AP 수요처가 그만큼 터진다.
가트너그룹은 올해 전 세계 스마트폰 판매량이 6억1천500만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는 4억7천600만대 규모. 30%에 이르는 높은 성장률이다. 휴대폰 시장 판매량 규모가 19억대로 성장률은 6% 수준이다.
올해 스마트폰 비중은 30%를 넘을 전망이며 2015년이 되면 휴대폰 시장의 절반을 스마트폰이 차지할 것으로 예측됐다.
태블릿 시장 역시 쑥쑥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지난 2010년 1천900만대에 불과했던 태블릿 시장은 올해 1억600만대로 8배 이상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 이젠 모바일용 메모리에서 AP칩까지
반도체 매출액 순위에서 인텔만을 남겨놓은 삼성전자의 경우 모바일D램 시장에서의 절대적 우위를 말하는 것도 이젠 새삼스러울 정도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는 최근 지난 1분기 마침내 모바일D램 시장에서 삼성전자 점유율이 70%를 차지했다는 조사 자료를 발표했다. 전 세계 시장 모바일D램 3개 중 2개 이상이 삼성전자 제품이라는 의미다.
SK하이닉스 또한 모바일 시장의 강자다. 지난 2월 SK텔레콤 인수 후 양사의 시너지를 통해 SK하이닉스는 모바일 전략을 더욱 확대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모바일 메모리 업체로의 입지를 더욱 강화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특히 올해 SK하이닉스는 메모리 투자 이후 처음으로 모바일용 낸드플래시 투자가 D램을 추월할 전망이다. 모바일의 흐름을 중시하는 이 회사의 올해 전체 매출대비 모바일메모리 비중은 40%지만 오는 2016년에는 70%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메모리에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있다면 통신칩 시장에서는 모바일 흐름의 최대 수혜자 퀄컴이 눈에 띈다. 퀄컴은 팹리스 업체로 통합반도체(IDM)와는 달리 제조라인을 두지 않고 있지만 대형 종합 반도체 회사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전 세계 반도체 10위권 내에 팹리스 업체는 퀄컴, 브로드컴 2개 뿐이다.
■통신 팹리스...퀄컴의 넘볼 수 없는 존재감
이중 팹리스 1위 업체인 퀄컴은 성장 속도도 놀랍다. 지난해 퀄컴 매출은 100억달러를 넘어서며 전년 대비 40% 이상의 성장률을 나타냈다. 전 세계 상위 20개 반도체 업체 중 이같은 높은 성장률을 기록한 업체는 퀄컴이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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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반도체 업체 NXP의 존재감 역시 주목할 만 하다. 근거리 무선 통신(NFC) 시장을 처음부터 주목하고 있는 이 회사는 이른 시장 진입으로 이름을 알렸다. NXP는 최근에는 갤럭시S3에 NFC를 공급하는 등 주요 제품의 공급사로 자리매김했다.
이들 업체는 모바일 시장의 흐름 속에 향후에도 승승장구할 가능성이 높다. 이미 스마트폰, 태블릿 분야서 자리 잡은 업체들로 이 분야의 성장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삼성전자의 안드로이드 OS기반 넥서스폰과 함께 본격 도입의 물꼬를 트면서 모바일 시대를 맞은 NXP역시 두각을 예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