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공장서 억대 金빼돌린 직원 덜미

일반입력 :2012/05/14 17:21

손경호 기자

반도체 제조공정에 사용되는 실금을 훔쳐낸 뒤 금은방에 팔아 억대에 가까운 돈을 챙긴 여직원 3명이 경찰에 검거됐다.

서울 종로 경찰서는 작년 6월부터 1년간 경기도 파주시에 위치한 반도체 회사의 실금 부착공정에서 불량처리된 금을 훔친 혐의(절도)로 제조업체 생산직원 조모씨(22·여) 등 3명을 지난 9일 불구속 입건했다고 1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조씨 등 3명은 반도체 소자들을 서로 연결하는 금속배선에 사용되는 금 3.8kg(2억4천100만원 상당)을 빼돌려 금은방에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실금은 순금(24k)으로 제작돼 소량이라도 금은방에 판매할 수 있다고 경찰은 밝혔다.

생산직 직원 조모씨는 작년 6월부터 올해 3월까지 37회에 걸쳐 1.8kg(1억1천300만원상당)의 실금을 금은방에 넘겼으며, 같은 생산직 직원인 김모씨(31·여)는 작년 11월부터 올해 4월까지 9차례에 걸쳐 930g(5천700만원 상당)을, 작업반장인 김모씨(29·여)는 같은 기간 11차례에 걸쳐 1.1kg(7천100만원 상당)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또한 훔친 물건임을 알고도 19차례에 걸쳐 총 1억1천390만원 상당의 금을 사들인 혐의(상습장물취득)로 금은방 업주 신모씨㊵를 구속하고, 조씨가 훔친 금을 금은방에 판매할 수 있도록 도운 혐의(장물알선)로 조씨의 애인 양모씨(24·남) 등 3명과 금을 사들인 혐의(장물취득)로 금은방 업주 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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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결과 이들은 모두 생활고에 시달려 개인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종로경찰서관계자는 “제조공정에 쓰이는 실금이 금은방에 유통되고 있다는 제보를 받고 수사에 나섰다”며 “같은 업종 기업들이 유사한 피해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엄격하게 공정을 관리할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