팹리스 분기 실적보니...피델릭스 영업익 1300%↑

일반입력 :2012/05/22 14:42

손경호 기자

지난 1분기 국내 팹리스 기업들의 실적은 ‘성장동력이 제대로 안착했느냐’로 판가름 났다.

작년부터 새로운 기회를 찾은 팹리스 기업들은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세 자릿수 성장률을 보였다. 반면 기존 사업에 머물거나 성장동력이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한 기업들은 판가하락이나 관련 분야 경쟁 심화로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전환했다.

21일 국내 팹리스 기업들의 1분기 실적을 취합한 결과, 피델릭스·실리콘화일·코아로직 등이 성장동력확보를 통해 매출과 영업이익 성장세를 보였다.

피델릭스는 모바일D램에 이어 노어플래시와 고속메모리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 동기보다 111.4%와 550% 증가한 222억원 및 13억원을 기록했다.

실리콘화일도 주력 이미지센서 제품군을 30만화소에서 200만화소로 성공적으로 전환하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와 1327% 증가한 181억원 및 5억원을 기록했다.

이 기업은 휴대폰용 200만 화소 CMOS 이미지센서에 더해 수익성이 좋은 300만 화소 제품에 주력하고 있다. 이도영 사장은 “작년에 200만 화소 제품이 안정적으로 생산되고 있고, 현재는 90나노미터(nm)급 공정에서 수율을 높이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코아로직은 1분기에 141억원 매출을 기록하면서 전년동기보다 246% 외형성장을 기록했다. 영업손실 역시 작년 동기 19억원에서 4억원 수준으로 대폭 줄였다.

이 회사는 “휴대폰용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사업에 집중하던 데서 벗어나 차량용 블랙박스와 모바일TV용 프로세서 등에 주력한 점이 크게 기여했다”고 말했다. 블랙박스용 반도체는 매출이 작년 동기보다 14배가량 늘어났다고 회사는 밝혔다.

반면 이엠엘에스아이·넥스트칩·텔레칩스·티엘아이·네오피델리티 등은 기존 주력 제품의 판가하락 등으로 전년동기보다 부진한 실적을 내는데 그쳤다.

기존에 국내 상장 팹리스 중 1·2위를 기록하고 있는 실리콘웍스와 아나패스는 삼성전자·LG디스플레이 등 국내 주요 기업에게 각각 드라이버IC와 타이밍컨트롤러를 공급하면서 견조한 실적을 유지했다.

실리콘웍스는 860억원(29%↑) 매출에 78억원 영업이익(11.4%↑)을 기록했고, 아나패스는 235억4천600만원(9%↑) 매출, 38억원 영업이익(22%↑)을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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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팹리스 업계 관계자는 “팹리스 기업들은 특성상 아이디어에 의존하기 때문에 새로운 사업을 선점하고, 경쟁사들이 들어올 때 새로운 제품군을 또 마련하는 식으로 가야 사업을 유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실리콘웍스·아나패스 관계자들 역시 “기존에 대기업 공급량이 많은 편이지만 사업환경이 어떻게 바뀔지 모르고, 언제든 무너질 수 있다는 생각에 새로운 먹거리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