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이 고객관계관리(CRM) 솔루션을 오라클 제품에서 슈가CRM으로 바꾼다. 라이선스 수익 기반의 설치형 소프트웨어(SW) 시대가 저물고 클라우드 기반으로 옮아가는 시장에 대응하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미국 지디넷은 30일(현지시각) IBM이 슈가CRM을 채택하며 오라클의 시벨CRM을 떠난다며 설치형 기업용 소프트웨어 업체들에게 적잖은 시사점을 던졌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IBM은 세계 최대규모로 오라클 시벨CRM을 써왔다. 회사는 이제 기존 시스템을 걷어내고 '세일즈커넥트'라 부르는 슈가CRM 기반 환경을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개리 버넷 IBM 세일즈트랜스포메이션 부사장은 지난주 '슈가컨' 행사장에 연사로 참석해 질의응답을 진행하는 가운데 IBM에서 시벨은 내쳐졌다고 말했다. 그의 발표 주제는 소셜비즈니스에 초점을 맞춘 프로세스 혁신 사업 'IBM트랜스포메이션'의 일환으로 CRM 업무기반을 재구성하는 전략이었다.
■설치형 SW시대의 종언?
JMP시큐리티 애널리스트 패트릭 월레이븐스는 연구노트를 통해 IBM의 이같은 움직임을 주목할만한 것으로 묘사하고 오라클 애플리케이션 사업에 대한 압박을 나타내는 또다른 표지이며 IBM은 몇년 전부터 원했던 새 CRM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결정한 것 같다고 평했다.
그의 분석에 따르면 이런 IBM 행보는 오라클,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이 주름잡았던 전통적 설치형, 라이선스 기반 소프트웨어 모델이 저물어가는 시장 상황을 드러낸다. 정액제와 웹기반으로 활용되는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와 클라우드가 업계에 빠르게 확산되면서 오라클같은 회사에 타격을 줄 것이란 관측이다.
IBM이 원한 새 CRM 시스템은 내외부 소셜네트워크에 상호연결되고 애널리틱스 기능과 세일즈 파이프라인에 대한 가시성을 제공하는 특징을 갖춘 것으로 이해된다. IBM이 물색한 차세대 CRM 공급사는 오라클, SAP, 세일즈포스, 슈가CRM 등으로 추정된다. 다만 이가운데 슈가CRM을 집어든 IBM의 선택은 뜻밖으로 비친다.
슈가CRM은 지난 2004년 미국 캘리포니아에 들어선 벤처 소프트웨어 업체이자 동명의 웹애플리케이션을 만들어 파는 곳이다. 슈가CRM 제품은 판매부서 자동화, 마케팅캠페인, 고객지원, 협업, 모바일CRM, 소셜CRM, 리포팅 기능을 포함하며 오픈소스 버전과 상업용 버전이 함께 나온다.
■최적화의 중요성
버넷 부사장은 왜 IBM이 슈가CRM을 쓰기로 결정했느냐는 질문에 ▲슈가CRM의 오픈소스 속성이 설득력을 발휘했고 ▲IBM은 슈가CRM의 사용자인터페이스(UI)가 제공하는 룩앤필을 선호했으며 ▲설치형으로 제공되는 제품을 언제 어디서나 실행 가능하게 적용할 수 있다는 유연성을 마음에 들어했기 때문이라는 3가지 이유를 들어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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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그는 IBM은 강력한 기술전문가 조직을 갖췄고 이들이 원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통제수준이 세일즈포스닷컴과 같은 솔루션에선 불가능한 수준이었기 때문이라며 우리는 로터스노츠나 IBM DB2같은 IBM 핵심기술을 결합해 쓸 여지에 대해 중요하게 고려했는데 이는 마이크로소프트(MS)나 오라클의 특정 솔루션으로는 기대할 수 없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말인즉슨 IBM은 웹기반 클라우드 솔루션을 도입하면서도 회사 예측분석솔루션 코그노스, SPSS 등과 기존 자사 협업소프트웨어 기술에 통합시킬 수 있는 CRM시스템을 운영할 계획이라는 얘기다. 단순한 SaaS만으로는 지역별 컴플라이언스와 확장성과 개인화 이슈에 대응할 수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