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 파워CPU 기반 리눅스 재시도…왜?

일반입력 :2012/04/30 11:06    수정: 2012/04/30 14:46

IBM이 유닉스 프로세서 ‘파워7’을 사용하는 리눅스 서버를 출시했다. x86서버 가상화 시장이 빠르게 확장하면서, 파워7 시장을 위협하자 내놓은 대응책이다. IBM은 미드레인지급 x86서버 가상화보다 더 뛰어난 성능과 가격경쟁력을 가졌다며 치고 나왔다.

IBM은 최근 파워7 프로세서 기반 시스템에서 리눅스 운영체제(OS)를 사용하는 ‘파워리눅스 시스템’과 솔루션을 발표했다.

파워리눅스는 파워7 프로세서 하드웨어에서 레드햇과 수세(SUSE) 리눅스를 사용한다. 이를 위해 별도 개발된 리눅스용 빅데이터 분석, 애플리케이션 및 인프라 관리 솔루션을 이용가능하다.

■x86보다 높은 클럭수와 많은 스레드

하드웨어 제품은 얼마전 출시된 퓨어플렉스시스템에 사용되는 p24L 컴퓨트 노드와 독립적으로 활용가능한 7R2 시스템 등이다.

P24L컴퓨트 노드는 2소켓 노드로 12~16개의 코어를 내장하며 레드햇 엔터프라이즈 리눅스(RHEL), SUSE 리눅스 엔터프라이즈 서버(SLES) OS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가상화 하이퍼바이저로 파워VM을 내장하며, 퓨어플렉스 시스템 익스프레스, 스탠다드, 엔터프라이즈 구성을 지원한다.

7R2 시스템은 2소켓 제품으로 16개 코어를 지원한다. RHEL, SLES OS와 내장된 가상화 하이퍼바이저 파워VM을 이용할 수 있다.

IBM은 유닉스나 메인프레임에서 X86서버로 플랫폼을 바꾸려는 기업들의 현재 트렌드에 대응하는 방안으로 이 제품을 출시했다. 경쟁상대는 미드레인지급 X86서버와 VM웨어, 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서버 플랫폼이다.

IBM이 공략하는 포인트는 두가지 정도다. 일단 플랫폼 자체의 성능이다.

파워7은 인텔 x86프로세서에 비해 코어당 더 많은 스레드를 지원한다. 파워7은 4스레드, 제온은 2스레드다. 파워리눅스는 박스 한대에서 최대 64스레드를 지원한다. 이를 인텔 제온 제품군과 비교하면, 제온E5-2600 2소켓 제품이 32스레드, 제온E7 2소켓 제품이 40스레드다.

CPU 클럭수도 파워7이 앞선다. 파워리눅스에 사용된 파워7 CPU는 3.3GHz나 3.55GHz 클럭수를 보인다. 반면, 인텔 제온E5-2600은 최대 2.9GHz(E5-2690), E7-4800은 2.4GHz다.

IBM은 소프트웨어 가격경쟁력도 강조했다. MS, VM웨어에 비해 무료나 다름없다는 것이다.

이를 종합하면 더 적은 수의 하드웨어를 구매하고, SW라이선스 자체도 훨씬 저렴하게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웹에 공시된 7R2 시스템의 공식가격은 대당 1만9천~2만달러이며 애플리케이션 추가에 따라 최대 10만달러까지 늘어난다.

■높은 가격대비 성능에도 맹점 존재

IBM 파워리눅스엔 맹점도 존재한다. 일단, 모든 시스템이 IBM 솔루션에 묶인다. 하이퍼바이저를 VM웨어, 시트릭스, 레드햇 등으로 다양하게 구성하는 게 불가능하다. 운영체제도 MS윈도와 시스템센터를 사용할 수 없다. 증설 시 IBM 제품만 이용해야 한다는 의미다. 캐노니컬의 우분투 리눅스도 사용할 수 없다.

가상화 성능에 주요요소로 떠오른 시스템 메모리도 부족하다. 인텔 CPU를 채택한 x86서버 제품들이 시스템 메모리로 768GB를 지원하는데 반해 파워리눅스는 최대 128GB까지만 확장가능하다.

PCI슬롯도 IBM 파워리눅스는 PCI익스프레스 2.0인 반면, 인텔 제온 제품군은 PCI익스프레스3.0을 지원한다. 디스크 입출력(I/O) 속도에서 뒤진다.

SW 성능에 대해선 여전히 검증이 필요하다. 현재 x86서버와 VM웨어 ESX, 시트릭스 젠, 레드햇 KVM 등은 벤치마크테스트(BMT) 자료의 공개로 검증된다. 하드웨어와 SW를 최적화했다는 IBM의 주장은 아직 공인된 자료가 없다.

■IBM이 파워7을 리눅스에 맞춘 이유는

IBM이 최초로 파워 리눅스를 내놓은 것은 파워5 시절부터다. 그러나 파워 프로세서를 이용한 리눅스 환경은 매우 드문 고객사례를 갖고 있다.

그럼에도 IBM이 유닉스 칩을 리눅스용도로 사용하게 하는 이유는 최근 IT시장에서 유닉스 서버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전체 서버시장의 주류가 유닉스에서 x86으로 넘어가는 분위기다. 지난 분기 한국IBM만 해도 유닉스 매출보다 x86 매출이 많았다.

콜린 패리스 IBM 파워 시스템 총괄 디렉터는 “CIO 중 많은 수가 오픈 소스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는 유일한 방법이 x86에 VM웨어를 구동하는 것뿐이라는 잘못된 생각을 지니고 있다”며 “IBM 파워리눅스 솔루션과 시스템이면 더욱 강력하고 저렴한 대안을 손에 넣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IBM의 전 세계 파트너 지원을 제공받는 방대한 네트워크에도 참여하게 돼 어떠한 비즈니스 요구 사항에도 대응해 낼 수 있는 최적의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서비스 솔루션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일단 경쟁업계의 반응은 차갑다. 오픈을 지향하는 현재 IT트렌드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다수였다.

한국HP 관계자는 “IBM의 파워 CPU 기반 리눅스 시스템은 IBM에 종속된다는 점 때문에 특별한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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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어 “HP와 인텔이 내놓은 8소켓 제품 DL980c가 미드레인지급 시장을 독식해온 만큼 파워7 기반 리눅스 서버보다 더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VM웨어코리아 관계자는 “고객들이 유닉스에서 리눅스로 넘어가는 이유를 잘 따져봐야 한다”라며 “x86이 유닉스 하드웨어보다 더 높은 성능을 낼 수 있고, 더 저렴하다는 건 이미 입증된 사실이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