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창으로 TV 보는 시대 '성큼'

일반입력 :2012/04/20 08:09

송주영 기자

기아자동차 프리미엄급 세단 K9. 다음달 출시 예정인 K9은 국산차로는 최초로 차창에 주행속도 등 정보가 표시되는 헤드업디스플레이를 채택해 화제가 됐다.

운전자가 유리창을 통해 바깥을 볼 수 있으면서도 계기판 속도 등 운전 정보를 함께 볼 수 있는 이 차량은 투명 디스플레이의 개념을 실생활에 적용한 사례다. 마이너리티 리포트와 같은 SF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장면이다.

국토해양부는 기아자동차 K9 출시와 함께 헤드업디스플레이를 적용하도록 관련 법을 개정한다. 자동차 앞 유리창에 차량 주행속도, 길안내 등 운행정보 이미지를 표시할 수 있도록 ‘자동차 안전기준에 관한 규칙’ 일부 개정안을 마련, 입법예고했다. 연초 삼성전자는 46인치 터치스크린 기능이 장착된 투명 LCD 패널을 선보인 바 있다. 지난해 22인치에 이어 삼성전자가 내놓은 2번째 투명 디스플레이다. 이 패널은 교대역 지하철역 스크린도어 광고에 적용됐다.미국에는 상업용 냉장고 도어용으로 DID 업체에 공급했다.

디스플레이뱅크는 올해 투명 디스플레이 시장이 열리기 시작해 오는 2015년이면 1조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2020년에는 30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디스플레이 시장이 오는 2030년까지 연평균 4.5% 성장에 그치는 것에 반해 투명디스플레이 연평균 성장율은 87%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투명디스플레이는 사용처도 다양하다. 유리창 겸용 TV나 모니터, 투명한 휴대폰, 노트북, MP3, 네비게이션 등 각종 가전기기 차량 등에 적용될 전망이다. K9의 투명디스플레이는 엄밀히 말하면 LCD, AMOLED 업계가 추구하는 투명디스플레이와는 다르다. 헤드업디스플레이의 원리는 영사기와 유사하다. 유리기판에 빛을 쏘는 전사 방식으로 차량내 장치가 앞유리창에 주행 정보 등을 쏘아 이를 반사시키는 방식이다. 노트북, 스마트폰에 적용되는 터치 기능이 접목된 패널과는 다르다. 관련업게는 투명디스플레이가 실제 소비자가 가깝게 느낄 수 있도록 모바일이나 TV에 적용되기까지는 투과율 개선, 대형 패널 양산 기술 확보 등을 과제로 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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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D의 경우 현재 투과율은 10~20% 수준, AMOLED는 60% 이상이다. LCD의 경우 광학필름, 컬러필터 등으로 투과율 개선에 한계가 있다. LCD 투명 디스플레이는 최근 주변광을 이용하거나 백라이트를 양쪽 끝에 붙이는 방식으로 투과율을 개선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한계가 있다.

AMOLED는 투과율을 좀 더 우수하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최근 AMOLED 패널을 통해 투과율을 60%까지 높일 수 있도록 개발했다. 황치선 ETRI 팀장은 “AMOLED가 투과율은 높였지만 대형 패널 제작 등 상용화하기까지는 과제가 남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