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C, 가상화 신무기 준비중?…'VSPeX'

일반입력 :2012/04/03 14:52

EMC가 2월초 새로운 상표명 'VSPeX'를 등록했다. 가상화 관련 어플라이언스 제품인 것으로 예상된다. EMC가 어떤 계획도 밝히지 않아 베일에 쌓인 가운데 새로운 상표명의 정체에 관심이 쏠렸다.

최근 외신에 따르면 EMC는 지난 2월 3일 미국 특허청(USPTO)에 ‘VSPeX’란 상표 등록을 신청했다. USPTO는 VSPeX를 '컴퓨터 및 소프트웨어 제품 및 전자과학 제품‘으로 분류했다. VSPeX는 신규 애플리케이션으로써 아직 심사를 완료하지 않은 상태다. EMC 공식 홈페이지의 트레이드마크 목록에는 VSPeX가 게재돼 있다.

현재까지 알려진 정보로는 VSPeX의 구성요소 정도다. 트레이드마키아닷컴에 의하면 VSPeX는 ‘컴퓨터 하드웨어: ▲컴퓨트 서버 ▲스토리지 서버 ▲네트워킹 서버’, ‘컴퓨터 하드웨어: ▲데이터 스토리지 및 검색기구 ▲프로세서 ▲네트워크 ▲메모리 ▲운영 소프트웨어 ▲데이터 스토리지 유닛 ▲데이터 매니지먼트를 위한 컴퓨터 소프트웨어 ▲데이터 스토리지 ▲네트워킹 ▲가상화 등으로 묘사된다.

이를 종합하면 CPU 프로세서, 네트워크, 메모리, 운영체제, 데이터 스토리지 유닛, 데이터 관리 소프트웨어, 저장매체, 네트워킹, 가상화 등의 요소로 구성된 어플라이언스다.

잠깐동안 EMC 지사 홈페이지들에 공개된 페이지엔 “동시에 정보에 액세스하는 것을 허용하기 위해 스토리지를 가상화하라…선택의 유연성과 효율성, 더 적은 위험요소를 EMC VSPEX 솔루션과 함께 제공한다”라고 표현됐다. 이 페이지에 문구는 현재 삭제된 상태다.

언급된 표현에서 ‘더 뛰어난 선택의 유연성’이 눈에 띈다. 선택의 유연함이란 어플라이언스와 어울리는 말이 아니기 때문이다.

어플라이언스는 명확한 목적에 맞게 설계된 탓에 사양을 변경하기 힘들다. EMC, 시스코, VM웨어가 합작한 VCE연합의 초기 어플라이언스형 제품 ‘V블록’은 시스코 UCS 서버, 넥서스 스위치, EMC 스토리지, VM웨어 V스피어만 사용할 수 있다. 오라클 엑사데이터도 오라클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만 사용가능하다.

반면 ‘더 적은 위험요소’, ‘효율성’ 등의 언급은 어플라이언스의 장점을 지칭한다. 어플라이언스는 제조업체가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크, 운영체제까지 조립부터 OS 및 애플리케이션 설치, 성능검증을 마친 상태로 공급하기 때문에 가동 준비기간이 짧다. 사전 검증을 마친 만큼 초기 장애를 겪을 위험이 줄어든다.

업계는 VSPeX의 정체에 대해 EMC가 V블록의 또 다른 버전을 준비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을 내놓고 있다.

V블록보다 유연함에서 앞선다는 평가를 받는 넷앱-시스코 합작의 ‘플렉스포드’나, MS 패스트트랙 어플라이언스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주장이다. V블록은 성능에서 높은 평가를 받지만 다소 폐쇄적이란 단점도 지적받아왔다. 스토리지의 구성을 고사양 제품으로 고정시켜 한번 설치하면 미드레인지급 이하 제품으로 교체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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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에 이를 보완하기 위해 스토리지 선택을 보장하면서 유연하게 하드웨어를 구성할 수 있는 제품을 예상해 볼 수 있다. 적어도 가상화 환경의 가상머신(VM) 생성 및 배포, 가상 스토리지 인프라 등을 쉽게 운영할 수 있는 어플라이언스란 게 업계의 판단이다.

추측이 맞다면 EMC의 유니파이드 스토리지인 VNX나 VNXe가 사용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다만 서버와 네트워크 장비는 시스코의 UCS와 넥서스를 유지할 것인지 주목된다. 가상화 솔루션 역시 자회사인 VM웨어를 벗어나 하이퍼V나 시트릭스를 선택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