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장 인사청문회가 ‘맹탕’이라는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됐다. 이계철 방통위원장 후보자가 제대로 소신 있는 답변을 내놓지 못한 가운데 오랜 시간 자리를 비우는 의원들 또한 많았다.
이 후보자는 5일 열린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방통위원장 인사청문회에서 “위원장이 되면 검토해보겠다”, “설명만 들었다”, “(방통위 업무에)생소한 부분도 있다”, “의원님들께서 처리를 해달라” 등의 답변을 내놔 여야 의원들의 질타를 샀다.
이 후보자는 지상파 재송신 제도 개선, 방송사 파업, KBS 수신료 인상, 미디어렙법 등 방송통신 현안에 대한 질의에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취임하면 검토하겠다”, “최선을 다하겠다” 수준이었다.
이에 여야 의원들은 “이 후보자가 준비가 덜 됐다”며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안형환 의원은 “(질의한 현안들이) 굉장히 중요한 문제인데 공부를 좀 더 하셔야 할 것 같다”고 지적했으며 정장선 의원은 “정연주 KBS 사장 사건에 대해서도 너무 준비가 안돼있다”고 꼬집었다.
김성동 의원 역시 “인사청문회는 이러저러한 계획을 펼치겠다는 소신을 말해야 하는 자리로 업무 숙지 과정이 있어야 하지만 계속 앞으로 취임하면 어떻게 하겠다고 하는 얘기만 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조순형 의원도 이 후보자에게 방통위 설치운영에 관한 법률을 보고 나왔냐고 물은 후 “최소한 몇 가지 법률은 검토하고 나왔어야 했다”며 “전부 설명 들었다고만 하니 자격이 없다고 본다”고 일침을 가했다.
와이브로를 활성화 하겠다는 이 후보자의 답변에 이상민 의원은 “현재 개도국 몇 개국만 와이브로 사업을 하고 있으며 그마저도 괜히 했다고 불만을 내놓는데 뭘 어떻게 활성화 하냐”며 “활성화 방안 찾기가 보물찾기냐”고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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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오후 들면서 검증을 해야 할 의원들조차 오랜 시간 자리를 비우는 일이 잦아졌다. 오전에는 대다수의 의원들이 참석했지만 곧 자신에게 주어진 질의 시간이 끝나면 황급히 자리를 뜨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오후에는 3시를 전후로 새누리당 공천이 발표됐을 무렵 여당에서는 간사인 허원제 의원만 자리에 남아있기도 했다.
당초 인사청문회가 여야 공천 일정과 맞물리면서 국회의원들의 관심이 낮을 것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