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철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휴대폰 블랙리스트 제도와 가상이동통신망사업자(MVNO) 활성화를 통신요금 인하의 해법으로 꼽았다. 정부가 통신사 정책에 개입해 강제적으로 요금인하를 유도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소신도 피력했다.
이계철 후보자는 5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가계 통신비 절감 대책을 묻는 의원들의 질문에 휴대폰 유통구조 개선과 MVNO 활성화를 방책으로 들었다.
이 후보자는 MVNO 활성화와 동시에 단말기를 회사에서 일반적으로 사서 주는 형태에서 가입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형태로 제도를 개선하면 요금인하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어 통신비 인하는 사업자간 공정경쟁을 통해서 이뤄져야 한다면서 그런 면에서 MVNO는 굉장히 중요한 문제라고 설명했다.
현재와 같이 이동통신사들이 일방적으로 휴대폰을 제공하는 구조에서는 통신비 상승이 불가피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휴대폰 블랙리스트 제도 정착을 통해 통신비를 잡겠다는 의지다.
오는 5월 시행을 앞둔 개방형 이동전화 단말기 식별번호(IMEI) 관리제도, 즉 블랙리스트 제도는 이동통신업체에서 판매할 수 없는 휴대폰의 기기식별번호(IMEI)만 등록해 놓고 등록되지 않은 휴대폰은 아무 제약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소비자가 이통사를 거치지 않고 기기를 구매해 통신서비스에 가입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이 후보자는 예전 체신부때 전화기를 체신부가 전량구매해 보급하는 관급제 형태에서 필요한 사람이 사서 가져오는 자급제를 시행하면서 단말기 보급이 크게 늘었다면서 현재 단말기 가격이 비싼 것도 사업체가 사서 보급하는 구조 때문으로 이를 자급제로 바꾸면 크게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현재 사업자가 공급하는 단말기의 선택권을 가입자에게 돌려줘서 이용자가 직접 단말기를 사서 쓰게 하면 통신요금 인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 후보자는 통신사들에게 직접적인 부담을 가중하는 형태의 요금인하 방법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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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후보자는 통신사 입장에서는 투자여력을 위해 비용을 거둬들이는 것은 불가피하다면서 정부가 통신비 인하를 압박하기 보다 통신시장의 경쟁활성화를 통해 통신요금이 내려갈 수 있도록 공정 경쟁을 위한 터전을 마련해 줘야한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통신사 정책에 개입해 요금인하를 유도하는 것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현재 이동통신 요금 체계가 복잡해 사실상의 요금인하 효과가 많지 않다는 심재철 의원의 질문에 대해 이 후보자는 해당 기업과 충분한 합의 거쳐서 해야지 우리가 일방적으로 하긴 어려울 것 같다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