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계철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과거 한국통신 사장 시절 행했던 정리해고에 대해 해명했다.
이 후보자는 5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당시 국영기업이던 한국통신(현 KT)에 부임해보니 옛날 공무원 체제 그대로였다”고 말했다. 이미 업무처리가 자동화 돼있음에도 불구하고 인력은 그대로 있는 등 비효율적인 조직이었다는 설명이다.
또 당기순이익이 제로에 가까워 상당히 어려운 처지였기에 정리해고가 필요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본인이 희망하는 경우에만 정리했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자는 “회사를 이대로 놔둬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해 노조와 머리를 맞대고 한국통신의 미래를 논의했다”며 “당시 정리가 안됐으면 지금 현재의 KT라는 조직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KT 노동인권센터 조태욱 참고인은 다른 주장을 내놨다. 이 후보자가 무자비하게 정리해고를 추진했기 때문에 출자회사로 전환될 당시 상당수의 조합원이 사장 연임을 반대했다는 주장이다.
조태욱 참고인은 “KT는 전국 사업자기 때문에 퇴직을 안하면 다른 보직으로 발령낸다는 등 협박을 많이 했다”며 “막바지에는 (정리해고를) 너무 심하게 몰아 붙여서 노사가 별도로 본인 의지와 무관하게 서명한 사람들에 대해 명퇴를 취소하는 합의서를 작성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는 “당시 노조 간부들과 많은 논의를 통해 정리해고를 추진했다”고 반박했다.
앞서 최종원 의원은 이 후보자가 한국통신 사장 재직 시절 전체 직원의 5분의 1에 달하는 총 1만5천900명을 해고했다고 지적했다. 이는 2001년까지 9천625명을 정리해야 한다고 결정한 정부 권고안보다 6천명 많은 수치다.
최 의원은 “후보자가 KT 고문으로 재직하던 시절 KT에는 퇴출대상자를 묶은 상품판매 전담팀이 있었다”며 “후보자가 고문직에 있으면서 한 일이 사람 자르는 일을 가르치는 것이었나”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