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ZTE가 LG전자를 누르고 지난해 세계 휴대폰 판매량 4위에 올라섰다. 화웨이는 6위를 차지하며 5위 LG전자 턱 밑에 다가왔다.
저렴한 가격을 내세워 전 세계서 물량 공세를 펼치는 중국산 휴대폰이 우리나라 LG전자를 본격적으로 위협하는 모습이다.
16일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ZTE는 지난해 4분기 휴대폰 1천891만대를 팔아 4% 점유율로 4위를 기록했다. 1천위안, 우리돈 17만원 이하의 저가 스마트폰을 전진 배치한 결과다.
같은 기간 LG전자의 판매 성적은 1천694만대, 점유율 3.6%에 머물렀다. 판매량과 점유율 모두 전년 동기 대비 절반 수준이다. 스마트폰 대응이 늦어 고전해 온 LG전자는 지난해 말 ‘옵티머스LTE’를 비롯해 4세대 ‘롱텀에볼루션(LTE)’ 신작들을 쏟아냈지만 중국산의 저가 공세에 타격 받았다.
ZTE는 선진국에서는 인지도가 낮지만 아프리카와 중남미 등 신흥 시장을 중심으로 전력을 강화해왔다. 모토로라는 이미 제쳤고 LG전자를 라이벌(?)로 삼았다는 소식이다. 최근에는 블랙베리로 유명한 리서치인모션(RIM) 인수까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ZTE가 중남미 공략을 위해 브라질에 연구소와 공장까지 세울 계획”이라며 “생산량을 확 늘리게 되면 기존 휴대폰 강자들을 더 크게 위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중국 업체 화웨이도 전력을 키웠다. 지난해 4분기 휴대폰 판매량 1천396만대, 점유율 2.9%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판매량 782만4천대, 점유율 1.7%를 차지한 것에 비해 두 배 가까이 성장했다.
LG전자 입장으로는 화웨이와 분기 판매량 차이가 고작 300만대 정도라는 게 아픈 부분일 수밖에 없다.
화웨이 역시 ZTE처럼 10만원대 스마트폰을 주력으로 삼았기에 한국 휴대폰의 저가 시장 공략에 큰 걸림돌이다. 지난해 말에는 삼성전자와 애플에 맞서겠다며 태블릿까지 출시했다.
LG전자는 LTE 스마트폰을 승부수로 띄웠지만 아직 LTE 망을 설치한 나라가 미국과 한국, 일본 정도여서 3G 전략들도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달 말 스페인 바르셀로나서 열리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2’에 어떤 제품들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LG전자 관계자는 “고급형부터 보급형까지 다양한 스마트폰 제품군을 준비하고 있다”며 “MWC에 어떤 제품을 전시할지에 대해서는 아직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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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휴대폰 9천268만대를 팔며 점유율 19.4%로 2위를 기록했다. 애플과 싸우면서도 전년 동기 17.5%였던 점유율을 더 끌어올렸다.
노키아는 여전히 1위를 유지했지만 4분기 점유율이 1년 전 27.1%에서 23.4%로 줄었다. 삼성전자의 1위 입성이 가까워졌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