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렌타인데이가 며칠 앞으로 다가왔다. 연인들에게는 설레는 기념일 중 하나지만 초콜릿 바구니를 들고 거리를 거니는 연인들을 바라보며 한숨을 내쉴 솔로들도 많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발렌타인데이=커플천국·솔로지옥’이라는 등식이 조금은 깨어질지도 모르겠다. 최근 젊은층을 중심으로 ‘소셜데이팅’ 서비스가 인기를 끌면서 기념일을 앞두고 적극적으로 솔로탈출을 모색하는 스마트족이 늘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소셜데이팅 서비스가 활성화되기 시작하면서 ‘이음’, ‘코코아북’, ‘정오의 데이트’ 등 선두업체를 중심으로 현재 70여개 업체가 서비스 경쟁을 시작하며 태동기에 들어섰다.
발렌타인데이라는 ‘대목’을 앞두고 소셜데이팅 업체들은 신규가입하는 회원들에게 포인트를 추가로 적립해주거나 오프라인 업체들과 제휴한 행사 초대 등 갖가지 이벤트를 통해 이용자 확대에 나섰다. 활동하는 회원들이 많을수록 이상형을 찾을 수 있는 가능성도 높아진다는 이용자들의 기대감 때문이다.
소셜데이팅은 회원들이 입력한 나이, 성격, 거주지, 취미, 관심사 등 키워드를 바탕으로 적합한 이성을 서로 매치해주는 서비스다. 기존의 온라인 데이팅 서비스와 개념은 크게 다르지 않지만 신원확인을 통해 신뢰도를 높이고 건전한 만남을 유도한다는 게 특징이다.
기존 결혼정보회사처럼 비싼 가입비가 들지 않고 온라인을 통해 횟수 제한 없이 이성친구를 소개받을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이용자가 늘고 있는 추세다. 최근 몇 년새 스마트폰 보급이 확산되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열풍이 불면서 젊은층을 중심으로 온라인에서 출발한 만남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도 확산되고 있다.
소셜데이팅의 원조격인 ‘이음’은 지난 2010년 11월 서비스를 시작해 현재 21만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매일 낮 12시 30분에 한 명의 이성 프로필을 전달해 상호 OK할 경우 이름과 연락처가 공개되는 방식이다. 소개하는 회원 간 상호 OK 건수는 일 500쌍 정도로 이음을 통해 결혼에 성공한 커플도 20쌍에 이른다.
‘코코아북’은 매일 밤 11시 하루에 세 명씩 이성을 소개하고 상대가 동시에 호감을 표시하면 연락처를 공개하는 블라인드 데이트 서비스다. 자신에 대한 상세 정보를 입력하면 자체 개발한 매칭 알고리즘을 통해 어울리는 상대를 자동으로 찾아준다.
‘정오의 데이트’는 페이스북 프로필 기반의 이성친구 매칭 애플리케이션이다. 매일 정오가 되면 나이, 지역, 관심사, 이상형 등이 프로필 정보를 분석해 이성친구의 프로필 카드를 2장씩 추천해준다.
미국에서는 이미 온라인데이팅 서비스 산업이 온라인 게임, 디지털 음원에 이어 3위의 성장속도를 보이며 상당한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하지만 그 동안 국내 데이팅 시장은 결혼정보 시장과 일회성 만남을 목적으로 하는 음란성채팅 시장으로 양극화되는 경향을 보여왔다.
이음 관계자는 “그 동안 국내에서는 젊은층이 신뢰를 가지고 이용할만한 소개팅 브랜드가 없었다”면서 “국내 온라인데이팅 서비스들이 공통적으로 ‘무제한 회원검색’과 ‘무한정 데이트신청’을 제공하며 개인정보를 과잉노출해 특히 여성들에게 거부감을 형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소셜데이팅 업체들은 ‘불건전한 만남’, ‘음란채팅’ 등 온라인 데이팅 서비스하면 떠오르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탈피하게 위해 깐깐한 이용자 인증을 첫 번째 과제로 삼는다. 가입을 위해서는 실명인증은 물론이고 직업, 종교, 출신학교를 비롯해 취미와 관심사까지 기록되는 프로필 작성도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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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체들은 가입신청을 받아 작성된 프로필에 허위가 없는지를 심사하고 불량사진과 키워드를 걸러내는 까다로운 승인절차를 거쳐 가입을 허용한다. 이용자가 보유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과 연동을 통해 신뢰성을 높이기도 한다.
이용자들의 반응도 아직까지는 긍정적이다. 직장인 전모씨(27·여)는 “이미 모바일에서 여러 SNS를 통해 모르는 사람들과도 일상적인 이야기를 나누는 것에 익숙해졌기 때문인지 소셜데이팅을 통해 이성과 인연을 맺는다는 것에 대한 거부감도 크지 않은 것 같다”면서 “소개팅을 받는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최근 서비스 이용을 시작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