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렙 법안, 연내 처리 가닥

일반입력 :2011/12/28 17:37

정현정 기자

민주통합당이 방송광고판매대행사(미디어렙) 법안을 연내 처리하기로 당론을 확정하면서 오는 30일 본회의에서 관련 법안이 처리될 전망이다.

민주당은 28일 의원총회를 열고 연내 미디어렙 법안을 처리해야한다는 쪽으로 당론을 모았다. 어제 의원총회에서 졸속 합의라는 이유로 들어 여야 합의안을 부결했던 민주당이 하루 만에 입장을 재선회한 셈이다.

김진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6인소위 협의안에는 종편에 2년간 자유영업을 허용하고 방송사가 미디어렙에 대해 40%까지 소유를 허용한 독소조항이 있다”면서 “그러나 독소조항을 이유로 연내 입법이 좌절될 경우에는 방송시장이 최소한의 규제도 없이 완벽한 자유방임 형태로 운영될 수 밖에 없는 최악의 상태에 빠지게 된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여야가 마련한 잠정 합의안은 KBS·EBS·MBC를 공영으로 묶는 ‘1공영 다(多)민영’ 방식으로 종합편성채널의 미디어렙 의무위탁을 2년 유예하고 방송사의 민영 미디어렙 지분 소유 한도를 최대 40%로 정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종 매체는 매체 간 교차판매(크로스미디어 판매)도 금지하기로 했다.

다만 6인소위 협의안에 1랩에 2개 이상의 방송사가 투자해야한다는 의무조항을 명시하기로 했다. 한 방송사에게만 40% 지분 소유를 허용할 경우 사실상 1사1렙과 같은 체제로 방송사가 직접 광고판매를 하는 것과 유사하게 운영될 위험성이 있기 때문이다.

방송사간 지분율에는 별도 규정을 두지 않았다. 민주당 관계자는 “최대 지분율이 40%인 상태에서 특정사가 몇 %를 투자할 수 있다고 제한하는 데는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따른다”면서 “각 사마다 재정상태가 다르고 투자영업권을 침해할 소지도 있다”고 설명했다.

논란이 됐던 동종 매체 간 교차판매 금지조항은 포함되지 않을 전망이다. 이에 대한 한나라당 반대가 심하기 때문이다. 지금도 동종매체 간 교차판매에 대해 별도 금지조항은 없지만 한국방송광고공사(KOBACO)가 광고 판매를 위탁하면서 광고시장 혼탁을 방지하기 위해 관행적으로 차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민영미디어렙에 편입되는 SBS의 경우 지상파 채널과 계열 PP 채널들의 광고를 묶어 패키지로 판매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종합편성채널도 2년 후 미디어렙에 편입되기 전까지는 신문과 방송 간 교차판매가 가능하다.

민주당은 다소 불완전한 안이라도 일단 이 상태에서 입법을 하고 내년 총선 승리 이후 즉각 미디어렙에 대한 재개정 투쟁에 돌입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

노영민 민주당 수석부대표는 “만약에 입법이 보류되서 내년으로 넘어가고 후년으로 넘어가면 그 사이 완벽하게 안정화된 각 사별 광고대행시스템이 구축된다”면서 “그 이후 어떻게 법을 만들어서 그 기득권화된 것을 무효화시킬 수 없기 때문에 올해 말에 입법이 완료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미디어렙 법안에 대해 이미 여야 합의가 이뤄진 만큼 근본적인 재합의는 필요없다는 입장이다. 이날 의총에서 정한 추가사항에 대해서만 한나라당에 제안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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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확정된 당론은 여야원내대표 간 합의사항이나 6인소위의 논의를 전제로 한 것”이라며 “이에 대해 한나라당 원내대표단도 이해하는 분위기였고 지극히 당연한 기본 정신에 관한 것이기 때문에 한나라당 의원들도 당연히 수용하리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최종 확정한 미디어렙 법안은 내일 예정된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법안소위와 전체회의에서 의결되면 법제사법위원회 심사를 거쳐 30일 본회의에 상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