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폰이 애플-구글에 밀리는 이유는…"

일반입력 :2011/12/28 09:34    수정: 2011/12/28 14:48

모바일 후발주자 윈도폰의 어려움과 가능성에 대해 전직 마이크로소프트(MS) 임원이 입을 열었다. MS 윈도폰 총괄 매니저 출신인 찰리 킨들이 어째서 윈도폰이 인기 제품의 반열에 오르지 못 하는지 의아해하며 구글 안드로이드, 애플 iOS에 비해 뛰어나다는 관점을 내비쳐 눈길을 끌었다.

미국 씨넷과 지디넷 등 영미권 주요 외신들은 27일(현지시각) 킨들의 발언을 인용해 윈도폰이 iOS, 안드로이드보다 우월하다고 전직 MS 임원이 말하다라고 보도했다.

찰리 킨들은 지난 8월 MS에서 퇴사하기 전까지 윈도폰 플랫폼 개발을 책임졌던 핵심 인물이다. 그는 당시 클라우드, 모바일, 소셜네트워크 관련 벤처 회사를 차리겠다며 21일년간 몸담았던 직장을 떠났다. 그 동안 윈도폰을 다루기에 앞서 윈도, 인터넷익스플로러(IE) 개발에도 관여했던 그의 퇴사는 업계 눈길을 끌었다.

이후 그는 퇴사 5개월을 채워가는 시점에 개인 블로그를 통해 윈도폰에 대한 글을 썼다. 자신이 개발에 몸담았던 플랫폼이 경쟁 제품에 비해 뛰어나지만 아직 시장에서 맥을 못 추고 있는 이유에 대해 진단한 것이다.

■찰리 킨들 윈도폰, 참 좋은데…

주요 내용은 윈도폰이 선두그룹 경쟁자들에 비해 질질 끌려다니고 있는데 한 이유는, 구글의 접근이 일반 사용자들의 희생으로 통신사와 단말 제조사가 유발한 파편화를 줄여가는 반면 MS는 그 부담을 직접 감수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킨들이 분석한 구글 핵심전략은 생태계에 발을 담근 모든 이해관계자들이 각자 스스로 원할 때 원하는 방식으로 기회를 잡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실제로 구글은 안드로이드 OS를 만들긴 하지만 공개한 이후 단말 제조사가 실제 기기에 적용할 때 '알아서 고쳐 쓰게' 놔둔다. 구글은 제품이 출시된 이후에도 통신사들이 이를 어찌하든 간섭치 않는다. 통신사들이 단말기 마케팅 공세에 적극적일 수 있는 이유다.

이는 윈도폰 하드웨어 사양과 지원 통신규격 등을 엄격하게 통제함으로써 협력사들을 괴롭히는 MS와 대조적이다. MS는 덕분에 모든 단말기에서 돌아가는 OS 업데이트를 제조사와 통신사에게 맡기지 않고 직접 수행하고 있다. 그러나 통제력을 놓지 않으려고 한 덕분에 단말기 공급에 영향력이 큰 통신사의 지원을 얻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MS가 통신사들과 제품 마케팅 측면에서 협력하려면 구글보다 훨씬 더 많은 자원과 노력을 투입해야 한다고 킨들은 지적했다.

그는 아이폰을 만드는 애플의 방식에 대해서는 '다른 날 할 얘기'라며 뒤로 미뤘다.

씨넷은 킨들의 관점을 거칠게 요약하면 MS 최대의 적은 그 자신이라는 점을 지목한 것으로 평했다.

■윈도폰이 안드로이드-iOS에 밀리는 4가지 이유

지디넷은 킨들이 간과한 요소들을 지적했다. 윈도폰이 현재와 같은 어려움을 헤치고 전세를 뒤집을 가능성이 없진 않지만 사람들이 기술적 결함에 관심이 낮고 늦은 출시 시점이 꽤 불리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지디넷 블로거 래리 디그넌은 제조사, 통신사와의 협력 문제에 대한 분석은 사실이지만 실제로 윈도폰 진영이 겪는 곤란은 몇가지 치명적 결함 때문이다고 썼다.

그에 따르면 주된 문제는 제품 출시 시점이 너무 늦었고, 안드로이드의 파편화 이슈에 일반 사용자들은 관심이 없고, 윈도폰에 결정적인 구매 유인이 없으며, 제품 사용간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 불편한 압력으로 작용하는 점, 4가지로 요약된다.

윈도폰이 너무 늦게 출시됐다는 점은 업계 중론이다. MS가 노키아와의 제휴를 통한 기적을 기대하기 위해서였다손 치더라도, 구글 안드로이드가 먼저 치고나가는 것을 가로막지 못한 건 큰 실수였다. 과거 PC 시장에서 윈도3.1보다 낫다는 평가를 받았던 맥OS가 시장을 장악하지 못했던 사례와 마찬가지로, 더 나은 OS가 항상 시장에서 승기를 거머쥘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디그넌은 지적했다. 이를테면 모바일OS 시장에서 안드로이드는 PC 시장에서 윈도3.1이 경쟁자를 물리친 시나리오대로 가는 중이란 얘기다.

그리고 일반 사용자들은 안드로이드의 약점이라는 '파편화' 이슈에 둔감하다. 그들이 신경쓰는 것은 '자신이 쓰는 휴대폰 OS'뿐이다. 안드로이드가 파편화 문제를 일으켰든지 말든지 삼성 갤럭시 넥서스가 괜찮은 제품으로 등장했고 업계인들이 느끼기에도 파편화 문제가 이전만큼 끔찍하지는 않다는 게 디그넌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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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또 MS는 일반 사용자들이 왜 윈도폰을 써야 하는지에 대한 이유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썼다. 이어 라이브타일 인터페이스는 단순해서 좋아 보이지만 애플리케이션을 골라 쓰기에는 못마땅하다며 버라이즌 LTE망을 쓰는 게 내가 안드로이드 진영에 있는 이유라고 언급했다.

디그넌은 튀기 싫어하는 사람들이나 동료들과 커뮤니케이션할 도구가 중요한 이들에게 선택받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을 이었다. 윈도폰이 첫 도약을 위해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모을 필요가 있긴 하지만 이미 대다수 사용자가 아이폰이나 괜찮은 안드로이드 단말기를 쓰는 중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