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료 6만원 넘겨야 장사하죠”’

일반입력 :2011/12/19 10:04    수정: 2011/12/20 10:06

김태정 기자

“손님, 요즘 누가 6만원 밑으로 기본료 찾아요?”

월 5만원대 스마트폰 요금제 혜택을 묻자 직원이 대뜸 핀잔을 준다. 기본료로 보는 스마트폰 계급론으로도 들린다. 6만원은 말 그대로 기본이고, 8~9만원대는 써줘야 ‘스마트’하다며 열을 올린다.

다른 매장들도 대부분 마찬가지다. 판매자에게 고마운 손님은 최소 6만원대 요금제로 비싼 4세대 ‘롱텀에볼루션(LTE)’ 스마트폰을 구입하는 이다. 이동통신사들은 ‘6만원(최소) 대세론’을 띄우려 안간힘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3사는 최소 6만원대, 되도록이면 10만원대 고가 가입자 확보에 경쟁적으로 나섰다. KT는 이날부터 내달 20일까지 월 6만4천원 이상 요금제 가입자만 대상으로 최신 LTE 스마트폰을 할인 판매한다. 기종별로 ‘갤럭시S2 HD LTE’는 4만원, ‘베가 LTE M’은 9만원 내렸다.

최근 화제인 삼성전자 ‘갤럭시 노트’의 경우 7만8천원 이상 요금제 선택 고객에게만 4만원을 내려준다.

LTE 지원 제품들이지만 개통 서비스는 3G다. 2G 폐지 실패로 인해 LTE에 진입 못한 KT가 3G 요금제로 제품을 팔면서도, 6만원 이상 받겠다는 의지를 보였다는 분석이다. ‘3G=5만원대’라는 인식을 줄이자는 뜻도 담겼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등 LTE 진영도 마찬가지다. 월 6만2천원은 내야 SK텔레콤 3GB, LG유플러스 4GB 데이터 이용이 가능하다. 바로 아래 단계인 5만2천원 요금제가 제공하는 1.2GB~1.5GB 용량으로는 고화질 동영상 감상이라는 LTE 핵심 기능을 쓰기가 어렵다는 것이 일반적 분석이다.

이 같은 전략은 일단 성공했다. 두 회사 모두 현재까지 가장 많이 가입자를 모은 LTE 요금제가 월 6만2천원이라고 공개했다. 5만원대에서 6만원대로 주도권이 넘어간 것이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관계자들은 “LTE 시작후 6만원대 기본료 선택이 늘면서 가입자 당 월 매출(ARPU)도 약 1만원 증가했다”며 “조단위 LTE 투자비를 감안하면 아직 갈 길이 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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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추세라면 내년에는 7만원, 혹은 그 이상으로 대세(?)가 바뀔 전망이다. 4만5천원 가입자가 가장 많았던 시기가 바로 지난해 초였음을 감안하면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다.

게다가 고가 요금제의 적수로 꼽힌 제4 이동통신 탄생도 최근 불발됐다. 3만원대 무제한 데이터 기뵨료를 내세웠지만 기술과 재정 모두 준비가 미흡하다는 이유로 방송통신위원회가 허가를 내리지 않았다. 기존 이동통신3사 입장에서는 다행스러운 소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