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D, 슈퍼컴 타고 서버지형도 바꾸나

일반입력 :2011/11/21 09:30    수정: 2011/11/21 14:09

AMD가 슈퍼컴퓨터와 고성능컴퓨팅(HPC) 분야를 거점 삼아 서버업계를 파고드는 모습이다. AMD에 미온적이던 서버업체들이 새로운 AMD CPU를 자사 제품에 발빠르게 채용하고 있기 때문. 저가 정책과 가격대비성능을 강조한 AMD의 메시지가 통할 지 주목된다.

최근 외신보도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 시애틀에서 열린 2011 국제 슈퍼컴퓨팅 컨퍼런스(SC11)에서 HP, 델, IBM 등 유명 서버업체들은 AMD의 불도저 아키텍처기반 16코어 프로세서 ‘옵테론6200(인터라고스)’을 자사 서버제품에 채택한다고 대거 발표했다.

AMD는 지난주 인터라고스를 공식 출하하면서, 공급가격을 대폭 낮춰 가격경쟁력을 높였다. 인터라고스는 인텔 경쟁제품보다 80% 저렴하며, 기존 AMD 제품보다 50% 저렴하다. AMD는 인터라고스를 출시하면서, 가격대비 성능을 대폭 향상시켜 인텔보다 저렴하다고 강조했다. CPU 가격을 낮춤으로써, 제품 마진을 높여야 하는 서버업체들의 적극적인 채택을 유도하는데 일단 성공한 듯 보인다.

HP는 17일 AMD 인터라고스를 채택한 ‘프로라이언트’ 신제품 5종을 선보였다. 이 제품은 대규모 시스템, 가상화, 데이터베이스 등을 위한 제품이다. HP는 이와 함께 내년 출시될 인텔 제온 E5 프로세서를 탑재하는 시스템을 시연했다.

HP는 공식적으로 고성능 컴퓨팅(HPC)과 슈퍼컴퓨터 시장에 자사 시스템을 공급하는데 공격적으로 나설 것이란 메시지를 던졌다. 마크 해밀턴 HP HPC영업 부사장은 HPC의 진정한 주류는 연구소, 대학교 등에 그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시연에 사용된 AMD기반 프로라이언트 G7은 랙당 2048코어를 사용하면서, 과거의 모델보다 35% 성능을 개선했다고 HP측은 강조했다.

델도 HPC 시장 확대에 적극적이다. 지난해 HP에게 빼앗긴 2위 자리를 되찾겠다는 의욕에 불타고 있다. 델은 옵테론6200을 ‘파워에지 815’에 탑재할 계획이다.

팀 캐롤 델 리서치컴퓨팅솔루션 디렉터는 HPC사업은 델에게 중요한 사업중 하나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2007년 델은 HPC 시장을 포기해야하는지 고민중이었다. 캐롤은 델이 HPC시장에 머물러야 할 뿐 아니라, 강력하게 투자해야 한다고 주장해 관철시켰다.

IBM 역시 인터라고스를 채택한 ‘시스템x 3755 M3’를 내놓는다. 그동안 IBM은 랙마운트 제품에 AMD를 사용하지 않았고, 블레이드 제품에 사용해왔다. 새로운 4소켓 시스템은 데이터베이스, 가상화, 클라우드 환경에 초점을 맞춰 디자인됐다.

HPC 시장의 기존 강자는 IBM이다. 작년까지 이 시장의 33%를 차지했던 IBM에 비해 HP는 25% 점유율을 갖고 있다. 델은 19%, 오라클은 5%다.

서버업체가 HPC분야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데는 시장 기류가 변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IDC에 따르면 세계 HPC 시장은 지난해 10% 성장해 95억달러 규모로 커졌다. IDC는 향후 5년간 7%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점차 기업들의 IT환경은 고집적 컴퓨팅 환경을 요구하는 애플리케이션, 스토리지 등에 대한 수요를 키우고 있다. 특히 이전까지 기업들이 만나지 못했던 빅데이터 이슈가 대두되며 HPC 분야의 기술이 일반 기업시장에 필요해졌다.

또한 HPC 기술이 대규모의 클라우드 컴퓨팅과 가상화 환경에 주목받으면서 이 영역의 상업화를 이끌고 있다. 기업들이 HPC의 레퍼런스를 참고하게 되면, 결국 서버업체의 HPC 시장 성적표가 x86서버 시장의 성적표로 이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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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AMD는 x86서버 시장점유율 5%란 부진과 달리 세계 곳곳의 슈퍼컴퓨터에 탑재되는 모습을 보여왔다. 옵테론과 APU를 활용한 슈퍼컴퓨터가 톱500 리스트 이곳저곳에 눈에 띈다. 갈수록 상업화되는 HPC 시장의 추세와 맞물려 AMD의 x86시장 확대를 점칠 가능성을 엿보는 이유다.

폴 스트루세이커 AMD 기업 부문 부사장 겸 영업부문 총괄이사는 “HPC는 한 가지 기술로 모든 것을 만족시킬 수 있는 컴퓨팅 환경이 아니라 고객의 요구에 맞춰 발전하는 신기술을 필요로 한다”라며 “인터라고스든 에너지 효율성 높은 APU든 엑사플롭을 향하고 있는 만큼, AMD의 x86과 세계 정상급 그래픽 IP는 초고속 시스템의 핵심을 이루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