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태블릿과 노트북의 장점을 결합한 야심작 '슬레이트 PC 시리즈7'을 9일 국내 출시했다. 엑셀이나 파워포인트같은 업무 생산성 도구를 일반 노트북과 똑같이 지원, 기업 시장을 겨냥한다는 방침도 함께 밝혔다.
남성우 삼성전자 IT솔루션 사업부 부사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태블릿의 이동성을 기반으로, PC의 콘텐츠 생산능력을 더한 새로운 카테고리를 삼성전자가 만들어 나가겠다며 내년까지 500만대 규모 슬레이트PC 시장을 창출하는데 삼성전자가 앞장 서겠다고 강조했다.
슬레이트PC 시리즈7은 윈도7 운영체제를 기반으로 한 태블릿 겸 노트북이다. 11.6인치 LED HD 디스플레이에 인텔 코어i5 프로세서를 탑재했으며, 최대 4GB 메모리와 64GB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를 내장해 PC에 맞먹는 컴퓨팅 성능을 지원한다. 여기에 LCD 화면부 무게를 860g 수준으로 줄여 이동성을 강화했다.
■성공 열쇠는 가격과 배터리 성능
사양만 놓고보면, 슬레이트 PC 시리즈7은 보급형 노트북에 뒤지지 않는다. 저장공간이 부족하다는 점 외에 프로세서 성능 등은 넷북보다 오히려 앞선다.
노트북 사용자들이 민감하게 생각하는 배터리 성능은 태블릿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날 삼성이 밝힌 제품 구동시간은 한 번 충전에 최대 6.1 시간. 비슷한 프로세서 성능을 지닌 일반 노트북들이 평균 3~4 시간의 배터리 성능을 가진 것을 감안하면 경쟁력 있다.
문제는 가격이다. 삼성전자는 이 제품의 국내 출시가를 179만원에 책정했다. 이미 노트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굳이 돈들여 제품을 추가 구입하기엔 부담스런 가격이다. 글로벌로 499달러 이하로 줄지어 출시되는 태블릿과 비교해도 그 값이 3배에 가깝다.
이와 관련 남성우 부사장은 슬레이트PC는 태블릿이 아니다라며 기존 글로벌 경쟁업체들이 '2+1' 과 같은 제품을 내놓는 것은 태블릿인데, 슬레이트PC의 경우 노트북이므로 비교대상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삼성측은 슬레이트PC가 노트북과 경쟁하는 제품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여기에 일반 노트북과는 달리 태블릿의 장점을 취했으며, 입력 방식도 터치, 펜, 키보드를 모두 지원하는 만큼 충분히 가격 대비 경쟁력이 있을 것이란 이야기다.
다만, 아직 슬레이트PC 시장이 초창기인 만큼 대중화 되면 가격도 내려갈 것을 암시했다.
남 부사장은 내년에 (슬레이트PC 판매량이) 500만대라고 했는데, 여기서 반만 먹으면 가격을 반은 내릴 수 있을 것 같다며 한국에서 만들어서 미국보다 비싸게 팔고 그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까지 500만대 판매 전망
삼성전자는 윈도를 기반으로 한 슬레이트PC 시장이 무난히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스마트폰이나 미디어태블릿처럼 폭발적인 구매 행렬은 아닐지라도 기업 시장을 중심으로 충분한 초기 수요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엄규호 삼성전자 IT솔루션 사업부 전무는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의 자료를 인용, 윈도 슬레이트 PC는 삼성전자를 필두로 이제 막 만들어지고 있는 시장이라며 내년까지 500만대, 오는 2015년까지 3천만대 규모로 성장할 것을 예측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시장 반응도 괜찮은 편이라는 설명이다. 슬레이트PC 시리즈7은 지난달 미국 시장서 먼저 출시됐다. 미국 기업 중 일부는 이미 슬레이트PC 시리즈7 도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삼성측은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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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우 부사장은 지난달 미국서 먼저 론칭했는데, 기업 중 여러 곳에서 테스트를 하고 있다며 우선 기업 시장과 일반 소비자 시장을 7 대 3 비율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 부사장은 이어 PC 사업을 더 잘하기 위해 올해 시리즈9, 크롬북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였다며 태블릿이 나오면서 소비자들이 PC에 바라는 점도 달라진 만큼, 시장 트렌드에 집중하고 엔지니어 인력 확보도 꾸준히 하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