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때리기 구글, 오라클과는 "화해"

일반입력 :2011/09/09 16:38    수정: 2011/09/10 10:16

이재구 기자

지난 1일자로 대만 HTC에 9건의 구글특허를 양도하면서까지 애플과의 특허소송을 강공으로 밀고 나갔던 구글이 오라클과의 안드로이드-자바 특허분쟁 소송에 대해서는 이달말까지 화해하겠다고 밝혔다.

이같은 사실은 7일 두 회사 최고임원 두사람이 샌프란시스코연방법원에서 만나 나눈 대화를 기록한 법정기록에서 드러났다.

지디넷UK·씨넷은 7일(현지시간) 법정기록을 인용, 앤디 루빈 구글 수석부사장과 사프라 카츠 오라클 사장이 법정에서 두회사를 대표해 만났으며 9월이 가기 전에 화해가 이뤄지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법원에 특허분쟁 화해를 위한 해결차원에서 참석한 사람은 당초 예상됐던 두명의 래리, 즉 래리 엘리슨 오라클 회장과 래리 페이지 구글CEO가 아니었다. 이들을 대신한 사프라 카츠 오라클 사장과 앤디 루빈 구글 수석부사장이었다.

두회사를 대표한 이들은 결국 10월말로 다가온 법정 판결에 앞서 판사가 내민 화해명령에 따라 법정에 나타났다.

보도에 따르면 앤디 루빈 구글수석부사장은 법정에서 샤프라 카츠 오라클 사장을 만나 “구글은 두회사 최고임원들이 법원이 명령한 회해장소에 참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 구글에서는 래리 페이지의 오른팔인 앤디 루빈수석부사장과 앤디워커 부사장(고문)이 참석했다. 루빈은 모든 구글의 모바일비즈니스를 책임지며 이 가운데 안드로이드사업부문도 포함된다. 루빈은 이 건과 관련해 잘 알려져 있으며 이 소송건을 합리적인 조건에서 해결할 온전한 권한을 위임받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사프라 카츠 오라클사장은 “법원에 의해 제안된 대로 오라클은 양측의 최고위급임원들이 만나는 것을 검토했다. 이에따라 치안판사 앞에 나올 사람은 사프카 카츠 오라클코퍼레이션 사장이며 토머스 쿠리안 오라클 제품 개발전무를 대동했다. 오라클은 이들 대표자를 통해 9월이 가기 전에 화해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윌리엄 앨섭 판사는 법원판결이전에 양측이 특허및 저작권문제를 해결하도록 압력을 넣었다.

보도는 커다란 문제는 구글이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느냐 하는 점이라면서 두회사를 대표한 협상책임자의 노련미에서 차이가 난다는 점을 지적했다.

즉 안드로이드 전문가 루빈이 좋은 임원이긴 하지만 오라클의 운영과 재정상태를 그 누구보다도 잘 아는 카츠에게는 상대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루빈이 정말로 래리 페이지의 도움을 받지 않고도 법정에서 카츠와 분쟁화해의 결실을 얻어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지재권특허 전문가 플로리언 뮬러는 또한 구글이 루빈을 선정한 것이 위태위태하다고 지적했다. 뮬러는 이와관련, 루빈은 안드로이드를 잘 알지 모르지만 결코 카츠의 적수가 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루빈은 구글의 서열상 최고급 임원도 아니라고 쓰고 있다.

구글은 지난 7월 오라클이 내민 ‘화해의 손길’을 구글이 거부한 바 있다. 당시 구글측 변호인은 “샌프란시스코 연방법원에서 우리에게 3년간 1억 달러를 오라클에 지불하는 형식으로 합의를 보라는 권고를 했지만 우리는 이를 수용하지 않을 방침”이며 반론을 준비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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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라클은 지난 해 10월 구글 스마트폰 운용체계 안드로이드가 자사의 자바언어 특허를 침해했다며 6억1000만달러 규모 소송을 제기했었다.

자바는 개발자들이 서로 다른 운영체제와 컴퓨터에서 프로그램을 짤 수 있도록 도와주며 오라클이 인수한 썬 마이크로시스템즈가 개발했다. 오라클은 썬을 인수하면서 자바에 대한 지적재산권을 확보하자 이후 자바언어로 만들어진 구글의 안드로이드 OS를 대상으로 특허소송을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