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모토로라 인수, 특허소송 방어용"

구글은 휴대폰 제조사 모토로라 인수 목적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에 대한 특허공세 방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현재 안드로이드가 타사 특허를 침해한 혐의로 줄줄이 걸린 소송을 타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미국 씨넷은 15일(현지시간) 구글이 모토로라 모빌리티를 63%씩이나 웃돈을 얹은 125억달러에 사들였다고 보도하며 그 배경이 80년에 걸쳐 쌓여온 모토로라 모빌리티의 휴대폰 관련 기술 특허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구글은 애플 아이폰에 대항하기 위해 안드로이드를 통신사와 제조 협력사들에게 무료이자 오픈소스로 풀면서 개방형 생태계의 이점을 살리며 플랫폼 장악력을 높여왔다.

그러다가 오라클, 마이크로소프트(MS), 애플, 로드시스 등이 직간접적으로 안드로이드 플랫폼이 자신들의 소유 특허를 침해했다는 혐의로 구글과 안드로이드 파트너사들에게 줄지어 소송을 걸어온 상황이다.

래리 페이지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모토로라 모빌리티 인수 소식에 대해 밝히며 모토로라의 강력한 특허 자산이 이번 인수에 주된 고려 요소였다고 언급했다. 이어 이번 인수는 구글의 특허 포트폴리오를 강화해 경쟁력을 높여줄 것이라며 MS, 애플, 그외 다른 기업들이 안드로이드를 위협하는 특허 공세를 더 잘 막아낼 수 있게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모토로라, 휴대폰 특허 부자?

모로토라 모빌리티가 갖고 있는 특허 포트폴리오 항목은 1만7천개 이상이며 아직 정식으로 승인되지 않은 7천500개 항목이 따로 있다. 이는 노텔네트웍스가 팔기 위해 내놓은 특허 그룹 포트폴리오보다 큰 규모로 평가된다. 지난 초여름 애플, MS, 리서치인모션(RIM)을 포함한 특허인수 컨소시엄은 노텔네트웍스의 특허 6천건을 45억달러에 사들인 바 있다.

데이비드 드러먼드 구글 최고법률책임자(CLO)는 스마트폰은 25만여개(라는 대단히 의심스런 숫자의) 특허에 관련됐다고 여겨지는데 우리 경쟁사들은 이런 불확실한 특허에 '세금'을 물려서 소비자들에게 안드로이드 기기를 더 비싼 값에 팔리게 만들려고 한다며 그들은 자사 단말기와 신기능을 만들어 경쟁하는게 아니라 법정싸움을 통해 제조사들이 안드로이드 단말기를 더 팔기 어렵게 만드는 식으로 이기려한다고 맹비난했다. 구글이 모토로라 모빌리티를 사들인 이유다.

■안드로이드, 특허 소송 '동네북'

구글은 안드로이드를 처음부터 오픈소스로 풀어 단말기 제조사들이 이를 공짜로 쓸 수 있게 했다. 경쟁사 애플이 직접 설계한 하드웨어에 직접 개발한 OS를 얹어 만드는 폐쇄형 플랫폼 전략과 배치되는 발상으로 시장에 접근한 셈이다. 구글은 플랫폼을 출시한지 약 3년만에 39개 제조사와 231개 통신사를 파트너로 확보했으며 매일 전세계서 안드로이드 기기 55만대가 개통될 정도로 스마트폰 플랫폼시장에서 앞서고 있다.

구글은 스스로 OS 자체를 만드는 것에 집중하고 하드웨어 생산과 설계는 제조사들에게 맡긴 것이다. 그 결과 회사는 단기간에 모바일 플랫폼을 빠르게 진화시킬 수 있었고 삼성, HTC, 모토로라 등 주요 제조사들의 협력을 통해 다양한 단말기를 출시하면서 광범위한 시장에도 접근하는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다. 동시에 MS 윈도모바일처럼 유료라이선스로 판매되는 스마트폰 플랫폼과의 경쟁에서도 크게 앞설 수 있었다.

그러나 빠른 성공 못잖게 가시화되는 경쟁사나 외부 기업들의 압력도 불거지고 있다. 쟁쟁한 기업들이 안드로이드 특허를 빌미로 구글에 묵직한 태클을 걸고 있는 것이다.

현재 각자 휴대폰 OS를 갖고 서로 경쟁할 처지인 MS와 애플 등이 노벨과 파산한 노텔네트웍스의 특허를 사들이기 위해 연합전선을 펼치고 있는가하면 개인 소비자용 제품이라곤 하나도 없는 오라클이 썬을 인수해 확보한 자바 모바일 에디션(ME) 특허를 근거로 구글에 소송을 건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