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파수 바가지, 요금은 내려?”…이통사 봉

일반입력 :2011/08/22 16:02    수정: 2011/08/22 18:32

‘6천600억원’

경매 4일차를 맞는 1.8GHz(20MHz폭) 대역 주파수의 예상 시가다.

국내 첫 주파수 경매에서 SK텔레콤과 KT가 800MHz(10MHz폭) 입찰을 포기하고 1.8GHz에 올인하면서 1.8GHz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정부가 장기적인 주파수 정책 없이 무리한 경매를 추진하면서 사업자에게 과도한 부담을 지운다는 볼멘소리가 높다. 또 이처럼 과도한 주파수 할당대가는 결국 통신비 인상으로 소비자에게 되돌아갈 수밖에 없어 이중규제의 원인이 될 것이란 지적이다.■LG유플러스는 4천455억원, SKT·KT는?

22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과 KT가 4일차 1.8GHz 주파수 경매에서 지난 사흘간의 전략을 고수할 경우 이날 최고입찰가는 6천6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양사는 사흘 동안 1%씩 입찰가를 올려가며 눈치싸움을 이어오고 있다.

때문에 4천455억원의 최저경쟁가격에 시작된 1.8GHz 주파수 입찰가는 ▲1일차 4천921억원 ▲2일차 5천437억원 ▲3일차는 최저가에서 1천550억원 오른 6천5억원을 기록했다.

이날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일부 의원들이 “(1.8GHz) 주파수 경매가가 과도하게 올라 통신비에 전가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은 “걱정스럽게 주시하고 있다”고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2.1GHz 대역에서 같은 폭만큼을 확보한 LG유플러스는 경매에서 SK텔레콤과 KT가 배제돼 경쟁자 없이 최저경쟁가격인 4천455억원에 낙찰 받았다. 하지만 SK텔레콤과 KT는 6천5억원(3일차 기준)에서도 여전히 입찰가는 상승 중이다.

특히 양사가 한 치도 물러설 기색이 없어 경우에 따라서는 LG유플러스의 낙찰가에 2배가 넘는 1조원을 넘어설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한 업체 관계자는 “그동안 관례에 비춰보면 3위 사업자인 LG유플러스가 주파수를 싸게 가져갔다고 통신비를 적게 받을 가능성은 낮다”며 “오히려 비싸게 가져간 사업자의 가격이 기준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해외에선 주파수 할당대가 낮추는데

해외에서는 3G 주파수 할당 시 과도한 경매비용 때문에 투자가 위축되거나 사업권을 반납하는 부작용이 발생해 주파수 할당대가를 낮추는 추세다.

실제, 독일의 MobileCom, Group3G, 이탈리아의 IPSE2000은 과도한 3G 경매 비용부담으로 인해 사업권을 반납한 바 있다.

때문에 독일은 지난해 4월 800MHz, 1.8GHz, 2.1GHz, 2.6GHz 등 총 4개 대역(360MHz폭)의 LTE(Long Term Evolution) 주파수 경매에서 과거 3G 주파수 대비 96% 낮은 가격에 낙찰이 이뤄졌다.

한 업체 관계자는 “해외에서 주파수 할당대가를 낮추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심사할당에서 주파수 경매로 할당방식을 바꾸면서 사실상 가격이 10배 상승했다”며 “정체된 이통시장에서 한해에 수 천 억원에 달하는 주파수 이용대가를 현실에 맞게 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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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9월부터 정부의 물가안정 대책에 맞춰 이통사가 단계적으로 기본료 인하를 한다”며 “한 쪽에선 과도한 주파수 비용을 지불하라고 하면서 요금규제까지 하는 것은 명백한 이중규제”라고 토로했다.

방통위가 ‘모바일 광개토 플랜’의 세밀한 정책 마련 없이 주파수 경매를 치루면서 이통업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