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파수냐 하이닉스냐…SKT 1.8GHz ‘딜레마’

일반입력 :2011/08/16 17:31    수정: 2011/08/16 18:16

‘D-1’

국내 첫 주파수 경매를 하루 앞두고 SK텔레콤이 ‘딜레마’에 빠졌다.

SK텔레콤이 1.8GHz 대역 주파수 경매에 나서기는 했지만, 입찰가격이 2~3조원대에 달하는 하이닉스 인수전에 뛰어든 터라 두 마리 토끼를 잡기가 여의치 않다.

1.8GHz 주파수 경매의 최저경쟁가가 4천455억원이지만 경쟁자인 KT가 1.8GHz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어, 이는 말 그대로 최저경쟁가다. 이를 차지하기 위해 얼마나 베팅을 해야 할 지 종잡을 수 없다.

방송통신위원회는 17일 800MHz 및 1.8/2.1GHz 대역의 주파수 경매를 실시한다. 2.1GHz는 LG유플러스가 단독 입찰했고, SK텔레콤과 KT는 800MHz·1.8GHz 대역의 주파수 경매에서 총성 없는 전쟁을 치러야 한다.■나눠먹기냐, 불꽃 경쟁이냐

KT는 이번 경매에서 800MHz 보다 1.8GHz에 집중할 전망이다. 때문에 SK텔레콤이 둘 중 어느 쪽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싱거운 나눠먹기냐, 불꽃 경쟁이 되느냐가 판가름 난다.

최근까지 SK텔레콤이 주파수 경매의 연기를 주장해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1.8GHz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 상태다.

이처럼 SK텔레콤이 1.8GHz에 대해 집착하는 이유는 이 주파수를 차지했을 때의 효율성 보다 경쟁사인 KT가 이를 가져가는 것에 대한 부담 때문이다.

SK텔레콤이 1.8GHz를 가져갈 경우 800MHz 대역을 비워 LTE를 구축하는 것보다 편리하지만, 이 대역의 주파수를 운용한 적이 없어 오히려 기지국과 중계기의 구축비용은 더 들어간다.

하지만 1.8GHz 대역 20MHz폭을 보유한 KT가 맞붙은 1.8GHz 대역 20MHz폭을 가져갈 경우 4G LTE(Long Term Evolution) 기반 인프라에서 우위에 설 수 있다.

그동안 800MHz의 독점 운용으로 주파수의 중요성을 그 어느 사업자보다 잘 아는 SK텔레콤이 주파수에서 열위에 놓이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하필, 이럴 때…

앞서의 상황이 외부적 요인이라면 내부적으로는 하이닉스 인수와 1.8GHz 주파수 모두를 차지하는 데 부담이 된다는 것이다.

현금유동성이 좋은 SK텔레콤이지만 8월 주파수 경매(최소 4천455억원), 9월 하이닉스(약 2~3조원대), 10월 플랫폼 분사(자사주 매입 2천억원) 등을 감당하기가 쉽지 않다.

더욱이 SK텔레콤은 지난 7월 서울지역 4G LTE 상용화를 위해 2조3천억원을 쏟아 부었지만 오는 2014년까지 전국망을 구축해야 하는 터라 비용부담이 만만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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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에 SK텔레콤은 1.8GHz의 적정 가격을 정해 놓고 예상 수위를 웃돌면 800MHz 대역 확보로 선회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두 마리 토끼를 쫓아야 하는 SK텔레콤의 행보가 17일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