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GHz 주파수의 주인이 LG유플러스로 사실상 결정된 가운데, 800MHz·1.8GHz의 향방이 아직까지 오리무중이다.
KT가 1.8GHz 주파수 경매에 참여할 것이 확실시 되지만, SK텔레콤은 800MHz와 1.8GHz 중 어느 쪽에 배팅을 할 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2.1GHz 주파수는 방송통신위원회가 SK텔레콤과 KT를 경매에서 배제시킴으로써, LG유플러스가 가져갈 것이 확실시 되는 상태다.
28일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2.1GHz 한 곳에, SK텔레콤과 KT는 각각 800MHz와 1.8GHz 대역의 주파수 모두에 할당신청을 했다.
일단, SK텔레콤과 KT가 800MHz와 1.8GHz 모두 주파수 이용계획서 제출과 함께 할당신청을 했지만, 향후 주파수 경매에서는 둘 중 한 대역에만 경매에 참여할 수 있다.
김정삼 방통위 주파수정책과장은 “KT와 LG유플러스는 오전에, SK텔레콤은 오후에 할당신청서를 냈다”며 “SK텔레콤과 KT가 800MHz와 1.8GHz 대역 모두에 할당신청을 했지만 경매에 들어가면 한쪽만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할당공고사항 등 행정절차에 대한 설명회를 8월 둘째 주에 열 예정이고, 늦어도 8월 셋째 주에는 경매에 들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KT·LGU+ ‘오전’, SKT ‘오후’ 신청
이날 SK텔레콤은 KT·LG유플러스와 달리 오후가 돼서야 할당신청서를 냈다. 그만큼 고민이 깊다는 얘기다.
KT가 1.8GHz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어 SK텔레콤이 같은 1.8GHz 경매에 참여할 경우 동시오름입찰방식의 절차에 따라, 최저경쟁가격이 4천455억원인 주파수 할당대가가 천정부지로 솟을 수 있다. 이점이 SK텔레콤 입장에서는 부담이다.
실제, 3G 주파수 경매에서 영국은 7주 동안 150라운드, 독일은 3주간 173라운드를 거치면서 최저경쟁가격 대비 54배가 넘는 98억유로와 84억유로라는 엄청난 경매가에 낙찰된 전례가 있다.
아울러, SK텔레콤이 현금유동성이 좋다고 하지만 올 10월 플랫폼사업 분사와 하이닉스 인수전에 뛰어든 상태라 현재는 자금사정이 그리 여유롭지 않다.
더욱이 SK텔레콤은 올해 서울지역 4G LTE상용화를 위해 2조3천억원을 투자한 상태이고, 2013년까지 전국망을 구축해야 하는 터라 한 푼이 아쉽다.
반대로, SK텔레콤이 800MHz를 선택하면 SK텔레콤과 KT는 각각 800MHz와 1.8GHz 대역을 최저경쟁가격에 가져갈 수 있다. SK텔레콤이 고민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따라서 KT와 LG유플러스가 1.8GHz와 2.1GHz를 점찍어 둔 상태에서 SK텔레콤의 선택여하에 따라, 주파수 경매의 향방이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모바일 광개토 플랜 나오지도 안 나왔는데…”
이처럼 SK텔레콤과 KT 모두 1.8GHz 확보에 나서 ‘승자의 저주’가 현실화 될 경우를 우려해, 일각에서는 경매시기를 늦추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방통위가 올 연말까지 주파수 영토 확장을 목표로 한 ‘모바일 광개토 플랜’을 마련할 계획이어서, 이것이 마무리 된 이후에 주파수 경매를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느냐는 지적이다.
모바일 광개토 플랜은 기존 이통3사가 사용 중인 270MHz폭의 주파수보다 2배 많은 최대 668MHz의 주파수를 신규로 확보하겠다는 2기 방통위의 핵심정책 과제 중 하나다. 여기에는 디지털 전환 이후 여유 대역이 될 700MHz 황금주파수의 회수·재배치가 포함돼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SK텔레콤과 KT가 1.8GHz 대역에서 크게 붙을 경우 그 결과에 대해 사업자든, 정부든 좋은 소리를 들을 수 있겠느냐”며 “광개토 플랜이 마련되면 타 주파수 사용계획과 함께 경매를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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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방통위가 기존 경매일정대로 주파수 할당을 추진한다는 방침을 굽히지 않고 있어 이것이 현실화 될 지는 미지수다.
김정삼 과장은 “이번 주파수 경매는 그동안 여러 논의를 거쳐 결정한 사항”이라며 “조기에 주파수 할당이 이뤄지면 데이터 폭증에 대해 사업자도 소비자도 좋을 것이고, 경매를 늦추자는 것에는 다른 의도가 의심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