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료 1천원↓…주파수 이용료 6배↑"

일반입력 :2011/07/25 09:12    수정: 2011/07/25 13:25

내달 8일 국내 첫 주파수 경매를 앞두고 이통사들의 시름이 깊어가고 있다.

소비자들에게 이동전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주파수 확보가 필수지만 그 사용대가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스마트폰 이용자가 1천500만명을 넘어서면서 무선데이터 이용량이 폭증해 필요한 주파수의 대역도 넓어졌고, 4G용 주파수도 확보해야 하는 터라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방송통신위원회가 이달부터 주파수 할당방식을 기존 심사할당방식에서 대가할당방식으로 변경하면서 주파수 사용료가 약 6배 가까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심사할당의 경우 매출액 대비 0.5%(시장지배적 사업자 0.75%)를 사용료로 냈지만, 대가할당은 매출액 대비 3%(예상매출액 1.4%+실제매출액 1.6%)를 내야 한다.

특히 업계에서는 방송통신위원회가 경쟁적 수요가 있는 주파수 자원에 대해서는 경매제를 우선 적용키로 함에 따라, 경매 진행상황에 따라서는 인상폭이 6배 이상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통3사는 우리나라 인구가 5천55만명(2월 기준), 이동전화 가입자는 5천175만명(5월 기준)으로 보급률이 100%를 넘어 이 같은 주파수 사용료 인상에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금값 주파수?…“주파수 없으면 말을 꺼내지마”

최근 방통위가 기존 이통3사 외에 제4이통사인 이동전화 재판매 사업자(MVNO)를 통해 통신요금 인하를 꾀하고 있지만, 실제 주파수를 보유한 제4이통사의 등장은 여의치 않다.

포화된 시장에 수조원에 이르는 설비투자를 감당키도 어렵지만 주파수 확보에만 수천억원을 쏟아 부어야 하기 때문이다.

SK텔레콤과 KT는 3G WCDMA 서비스 제공을 위해 확보한 2.1GHz의 15년간 주파수 사용대가로 1조3천억원(2001년 6천500억원 납부, 2007년부터 5년간 분할납부)을 냈다.

양사는 내년 3월로 이용기간이 끝나는 2.3GHz의 와이브로 주파수 사용대가로 각각 1천170억원과 1천258억원을 납부한 상태다. 와이브로 서비스를 지속하기 위해 재할당을 받을 경우에는 다시 사용대가를 내야 한다.

또 이통3사는 지난해 3G와 4G LTE 서비스를 위해 확보한 2.1GHz, 800·900MHz의 주파수 이용대가로 SK텔레콤(2.1GHz)은 약 2천억원(예상매출액 1천52억원(1.4%)+실제매출액(1.6%)), KT(900MHz)와 LG유플러스(800MHz)는 각각 약 5천억원(예상매출액 2천514억원(1.4%)+실제매출액(1.6%))을 납부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외에도 SK텔레콤은 2G와 4G 서비스에 활용하기 위해 보유한 800MHz 대역의 30MHz 폭 주파수 사용대가로 약 8천억원, KT와 LG유플러스는 1.8GHz의 재할당 대가로 약 4천억원을 납부해야 하는 상태다.

이통3사의 주파수 이용료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내달 8일 주파수 경매가 예정된 800MHz 1.8·2.1GHz의 최저경쟁가격은 각각 2천610억원, 4천455억원(1.8·2.1GHz)이다.

이를 토대로 이통3사가 그동안 냈거나 2021년까지 내야 될 주파수 사용대가를 모두 합산하면 약 6조9천억원에 이른다.

■해외는

반면, 해외에서는 우리나라와 달리 주파수 할당대가가 줄어드는 추세다. 과거 3G 주파수 할당 때 과도한 경매비용으로 사업권 반납이나 투자 위축 등의 부작용을 겪었던 학습효과 때문이다.

때문에 최근 해외에서는 LTE용 주파수 경매에서 다량의 주파수를 확보해 동시 경매를 실시, 할당대가를 낮추고 각 사업자에게 고르게 분배하는 방향으로 주파수 할당정책을 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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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독일의 경우 800MHz, 1.8GHz, 2.1GHz, 2.6GHz 등 총 360MHz 폭의 LTE 주파수를 6조6천억원에 분배했는데, 이는 3G(130MHz폭, 약 60조원) 대비 96% 경감된 약 4% 수준의 할당대가다.

또 영국의 오프콤(Ofcom)은 내년 할당 예정인 800MHz, 1.8GHz, 2.6GHz 대역에 180~540억원의 최저경쟁가격을 내놔, 방통위가 800MHz, 1.8GHz, 2.1GHz의 최저경쟁가격으로 제시한 2천610~4천455억원의 38% 수준에 그쳤다.특히 서유럽 국가인 핀란드·스웨덴·노르웨이는 2007년부터 3년간 2.6GHz 대역의 각각 190MHz, 190MHz, 205MHz폭을 경매에 부쳐 57억원, 3천390억원, 435억원에 할당함으로써 우리나라 2.1GHz의 최저경쟁가격인 4천455억원의 약 0.3~12% 수준에 그쳤다.한 업체 관계자는 “정체된 이동통신시장에서 경매로 인한 주파수 할당대가가 상승해 투자에 부담을 느끼는 것이 사실”이라며 “현실에 맞게 주파수 이용대가에 대한 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