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MHz와 1.8GHz의 주파수 향방은 SK텔레콤이 무엇을 선택하느냐에 달렸다.”
8월초 800MHz, 1.8GHz의 주인을 가릴 국내 첫 주파수 경매를 앞두고 업계의 시선이 SK텔레콤에 쏠리고 있다.
KT가 사실상 1.8GHz 주파수를 점찍어 둔 상태에서 SK텔레콤이 두 주파수 중 어떤 대역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승자의 저주’로 막을 내릴 지 ‘싱거운’ 경매로 매듭지어질 지 결정 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이달 상용화 한 4G LTE(Long Term Evolution)용 주파수 확보를 위해 1.8GHz보다는 800MHz 대역 확보에 나설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는 SK텔레콤이 현재 보유한 800MHz 대역의 30MHz 폭 중 올 연말까지 2G 가입자를 3G WCDMA나 4G LTE로 전환하고 남는 여유분을 LTE용으로 사용할 계획이기 때문이다.배준동 SK텔레콤 네트워크 CIC 사장은 “인위적으로 2G망을 철거할 계획이 없다”며 “WCDMA나 LTE로 전환하면 올 연말께 2G 가입자는 650만명 수준이 될 것이고, 여기서 남는 800MHz 대역의 5MHz 폭을 LTE용으로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5월말 기준으로 SK텔레콤의 2G 가입자는 총 871만명으로 전체 2천621만 가입자 중 33%를 차지한다. SK텔레콤의 계획대로 2G 가입자 비중을 650만명까지 낮추려면 약 220만명을 3G나 4G로 전환시켜야 한다.
올 상반기 2G망 철거 계획을 세웠던 KT가 지난 한 해 동안 2G→3G로 전환시킨 가입자가 152만명, 올해 들어 5개월 동안 3G 전환가입자가 58만명에 그쳤다는 점을 감안하면 SK텔레콤의 계획은 녹록치 않다.
일단 SK텔레콤은 현재 확보된 5MHz 폭으로 올 가입자 유치 목표인 30만명까지 LTE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문제가 없다고 보고 다소 느긋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하지만 올 9월 첫 LTE 스마트폰이 출시되고 가입자와 무선데이터 트래픽이 크게 늘어날 경우 상황이 바뀔 수 있다는 점에서 여유롭지 만은 않다.
아울러, SK텔레콤이 800MHz 대역을 포기하고 1.8GHz 확보에 나설 경우 KT와 머니 게임을 해야 하는 것도 부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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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위는 800MHz 대역 10MHz 폭, 1.8GHz 대역 20MHz 폭의 최저경쟁가격을 각각 2천610억원과 4천455억원으로 책정해 놓은 상태다.
한 업계 전문가는 “SK텔레콤 입장에서 1.8GHz는 크게 효용성이 높은 주파수 대역이 아니고 LTE와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고려하면 800MHz가 나쁘지 않다”며 “KT는 선택의 여지가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이번 주파수 경매는 SK텔레콤의 의지에 따라 분위기가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