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KT, 수천억 주파수 전쟁터 ‘선수 입장’

일반입력 :2011/08/17 09:57    수정: 2011/08/17 10:02

김태정 기자

SK텔레콤과 KT의 미래를 건 주파수 경매가 드디어 시작됐다. 수천억원대 자금을 준비해 양보 없이 한판 붙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17일 오전 9시 경기도 성남시 분당 정보통신기술협회 건물서 국내 첫 주파수 경매를 열었다. 하성호 SK텔레콤 정책협력실장과 이경수 KT 유무선네트워크 전략본부장, 김형곤 LG유플러스 정책협력담당 상무 등 실무진들이 긴장한 표정으로 입장했다.

최대 관전 포인트는 1.8㎓ 쟁탈전. 전 세계서 널리 쓰이며, 4세대 이동통신 '롱텀에볼루션(LTE)' 대세로 떠올랐기에 SK텔레콤과 KT가 눈독을 들여왔다. 두 회사는 800㎒ 대역도 응찰했지만 최우선 과제는 1.8㎓ 대역 쟁취인 것으로 일찍이 알려졌었다. 어느 주파수에 얼마나 투자할 계획인지는 극비다.

입찰실에는 각사 임원급 입찰 대리인 1명과 실무자 2명만 입장했다. 방통위가 허가한 휴대폰으로 라운드별 제한시간 30분 안에 본사 의무결정자와 논의해 입찰가를 적어내야 한다. 이와 관련한 모든 사항은 역시 공개하지 않으며, 화장실조차 회사 별로 따로 쓴다. 1.8㎓ 대역 최저 경매가는 4천455억원. SK텔레콤과 KT는 이 이상 얼마를 적어낼지 여전히 고심 중이다. 상대보다 큰 금액을 써내도 안심할 수 없다. 입찰가가 낙찰될 때까지 라운드를 거듭하는 '동시오름입찰방식' 경매이기 때문이다.

예컨대 SK텔레콤이 1라운드서 4천460억원으로 가장 높은 가격을 써냈다면, SK텔레콤은 2라운드서 이 금액보다 1% 높은 4천505억원 가량을 제시 가능하다.

하성호 실장은 “어느 주파수에 얼마를 써낼지 연습까지 하고 왔지만 너무 어렵다”며 “웃음이 전혀 나오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경수 본부장도 “회사의 미래가 걸린 일이기에 신중하게 임할 것”이라는 정도로 말을 아꼈다.

이날 경매를 마무리하지 못하면, 내일 다시 모여야 한다. 최소 2~3일은 두 회사 간 경매 싸움이 계속될 것이라는 목소리도 현장서 들려왔다.

단, 일각의 우려처럼 낙찰가가 1조원을 돌파하려면 경매 라운드 수십 번 이상이 필요하기에 가능성은 적다고 방통위는 설명했다. 오남석 방통위 전파기획관은 “하루에 많아야 400억원 정도 입찰가가 오를 전망”이라며 “오늘 경매를 마무리 짓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경매 과정에서 어느 사업자가 얼마를 써냈는지 향후에도 공개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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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러스는 마음이 편하다. 원했던 2.1㎓ 대역 경매에 단독으로 참여하기 때문이다. 최저 경매가 4천455억원을 써내고 나오면 된다.

김형곤 상무는 “입찰가는 상식적으로 써낼 것”이라며 “LG유플러스가 2.1㎓ 주파수 낙찰에 힘입어 도약하는 모습을 보이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