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탉이 날았다, 韓애니 새 역사 썼다

일반입력 :2011/08/18 10:46    수정: 2011/08/21 12:54

전하나 기자

관객 100만명을 돌파한 애니메이션 ‘마당을 나온 암탉’이 흥행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암탉 한 마리가 한국 애니메이션 역사에 큰 획을 그었다는 평가다.

18일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현재 ‘마당을 나온 암탉’ 누적관객수는 128만을 훌쩍 뛰어넘었으며 이번 주말이 지나면 150만명을 무난히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손익분기점과도 맞물리는 성적이다.

또 이 애니메이션은 지난 주말 좌석점유율 58.2%를 차지하며 개봉작 중 1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봉 3주차인데도 좌석점유율이 60%에 육박할 정도로 높다보니 장기상영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조만간 200만 관객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지난달 27일 개봉한 ‘마당을 나온 암탉’은 개봉 첫 주부터 한국 애니메이션 사상 최초 단기간 최다 관객 33만 5천명을 동원하며 화제를 불러왔다. 이후 11일 만에 73만여명의 관객으로 ‘로보트 태권 브이-디지털 복원판’(2007년작)이 보유하고 있던 종전 최고 기록까지 깼다.

‘역대 한국 애니메이션 흥행 1위’, ‘한국 애니메이션 최초 100만 돌파’ 등의 수식어를 얻으며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는 영화의 성공 요인으로는 동명의 원작이 가진 탄탄한 스토리가 우선으로 꼽힌다. 원작과 영화 모두 제목 그대로 암탉이 양계장을 탈출해 마당으로 나오면서 세상에서의 자유를 꿈꾼다는 내용이다.

‘흥행 불패’ 타이틀을 지닌 명필름이 제작을 맡고 대형 배급사인 롯데엔터테인먼트가 유통경로를 안정적으로 뒷받침한 것 또한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총 6년의 제작 기간을 거쳐 완성된 질 높은 콘텐츠를 알아본 관객들이 트위터 등의 SNS를 통해 자발적으로 입소문을 내면서 홍보 효과도 톡톡히 봤다.

‘마당을 나온 암탉’은 흥행 여세를 몰아 내달 중국 전역 2천여개 스크린에서 동시 개봉될 예정이다. 오는 10월에는 시체스 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도 진출한다.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이 같은 소식에 영화관으로 발걸음을 향한다. 정 장관은 18일 저녁 이 영화를 관람하고, 제작사와 투자사, 유관 기관 등의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열어 현장의 애로 사항을 들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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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국내 애니메이션 종사자들의 숙원을 푼 ‘마당을 나온 암탉’은 준비된 콘텐츠라면 우리 애니메이션도 시장에서 충분히 자생력을 갖출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이 영화의 성공은 제작, 투자, 배급 환경이 안정적으로 고루 갖춰졌다는데서 기인한 점도 분명하다”면서 “더 많은 한국 애니메이션의 성공사례가 나오기 위해선 무엇보다 정부의 지원과 관심이 절실하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