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기세척기에 열 견디는 극한성 세균

영국미생물학회 전세계 101개 도시서 조사

일반입력 :2011/06/25 15:43    수정: 2011/06/25 15:46

이재구 기자

“당신의 식기세척기에 고온,소금,세척제에도 죽지 않는 세균이 득시글 대고 있다.”

뜨거운 물을 사용하는 식기세척기가 당신의 건강이 나쁘면 감염시키는 이른바 기회성세균감염의 통로가 된다는 연구조사 결과가 나왔다.

디스커버리뉴스, 씨넷 등은 21일(현지시간) 최근 영국미생물학회가 조사해 학회지 지난 16일자 균생물학(Fungual Biology)에 제출한 보고서를 인용, 이같은 사실이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이번에 밝혀진 새로운 사실은 이 균들이 열에도 끄떡없이 견디며 살아났으며 높은 농도의 소금이나 강한 세척제, 그리고 산성이나 알칼리에도 잘 견뎌낸다는 점이었다.

이번 조사결과는 상당히 믿을 만한 표본집단을 가지고 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니나 군데 시머맨 슬로베니아 류블리자나대 교수는 이번 실험을 위해 “6개 대륙 101개 도시 189세대를 방문해 샘플을 채취했다”고 말했다.

그 결과 놀랍게도 식기세척기에 붙은 고무밴드의 62%에서 세균이 발견됐고, 식기세척기 56%에서는 곰팡이균의 일종인 흑색진균 엑소필라(polyextremotolerant black yeasts Exophiala dermatitidis)와 그 사촌인 팰리오뮤리포미스(phaeomuriformis) 곰팡이균이 득시글대고 있었다.

연구진은 “이들 식기세척기에서 나온 세균은 사람들의 면역력이 약해지면 발생하는 기회감염성 세균”이라고 설명했다.

이들 균 가운데 일부는 전신성 질환을 일으키거나 낭포성 섬유증환자의 폐에 콜로니를 형성하는 병원균도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조사에서 나타난 세균이 견디는 고온 환경의 경우는섭씨 60~80도였다.

연구팀은 세균이나 곰팡이가 이 정도의 다양한 내성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은

지금까지 밝혀진 적이 없는 새로운 사실이라고 밝혔다.

니나 군데 시머맨 교수는 “이는 그동안 거의 언급되지 않아왔던 아주 새로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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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비록 이들 균을 영원히 제거하거나 파괴할 수 없지만 높은 온도에서 완전히 가열하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지금까지 자연에서 드물게 나타났던 호극성세균(extremophiles 극한적 온도,염도,산도 등을 좋아하는 세균)이 집안의 가전품으로까지 광범위하게 퍼져가고 있는 데 대해 “미래 인류의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할 것임을 의미한다”고 말했다.